농업, 자본과 함께 성장하면 수출산업으로 발전 가능하다

최승노 / 2024-04-23 / 조회: 2,000


3~4% 농업인구가 국토의 20% 사용한다

식량 자급자족 하려면 스마트팜 허용되어야

농업 전근대성을 탈피하면 농산물 수출, 세계적 식품브랜드 가능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하던 때가 있었다. 채집 생활로 열매를 먹으며 살다가 농사를 지으면서 군집 생활을 하게 되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농업은 치수가 상당히 중요해 주로 강가에서 농사를 지었다. 물을 꾸준히 공급하기 위해 '물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봤다. 물관리를 잘해 농산물 생산이 늘면서 인구가 많아지자 국가체제가 시작됐고 농산물 생산은 더욱 중요해졌다. 당연히 치수를 더 열심히 했고, 치수 관리가 자본주의적 역할을 했다.

 

농업이 중요하던 시기에는 자본이 아닌 토지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 토지를 많이 가진 나라, 대규모 토지를 가진 농민이 상당히 중요했다. 간척지를 농사짓기 좋은 땅으로 만들면서 토지가 자본 역할을 했다. 사막이나 아마존은 아무리 넓어도 자본이 아니다. 인력을 투입해서 농사짓기 적합한 구조로 바뀌면서 토지가 자본이 된 것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농업의 점점 비중이 줄어들었다. 제조업과 상업,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쉬는 기간 없이 일하게 되었다. 추수기에 소득이 올라갔던 1차 산업 때와 달리 산업혁명 이후에는 1년 내내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3~4%에 불과하다. 생산물의 부가가치 비중은 더 낮다. 웬만한 중견 그룹의 부가가치보다 농업의 총 부가가치 창출이 더 적은 실정이다. 하지만 농업이 우리나라 땅의 20%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주어진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비효율적인 일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주창하지만 우리가 먹는 것은 대부분 수입 농산물이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충청도와 강원도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나 중국과 호주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는 일이다.


재해나 전쟁에 대비해 식량 자급자족은 필수라고 말하지만 100~200년을 돌아봤을 때 이는 불필요한 걱정이다. 아프리카나 북한의 기아 현상은 가난하거나 폐쇄적인 나라여서 발생한 일이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민간인이 먹지 못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식량안보를 앞세워 자급자족을 외치는 건 원시적인 공동체 사회에서나 적용되는 일이다. 현대 문명사에서는 전쟁 과정에서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식량 자급자족을 실현하려면 스마트팜이 허용되어야 한다. 스마트팜으로 농사를 지으면 기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쌀이 남아도는 형편이니 논농사를 짓던 땅의 일부를 스파트팜으로 바꾸어 채소 농사를 지으면 수지타산이 맞다. 


스마트팜은 하나의 산업일 뿐이다. 농민이나 기업이 운영하면 된다. 하지만 농지 변경이 힘들고, 농업에 자본을 투입할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스마트팜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면 자급자족은 물론 수출까지 할 수 있는데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큰 땅을 차지하고 여러 폐해가 많은 농업 분야가 여전히 요지부동이지만 20년 내로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60대 후반인데 농사를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경작지가 줄어드는 중이다. 


토지를 묶어놓고 다른 자원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것도 일종의 강제 할당제이다. 스마트팜으로 전환되거나 태양광 발전을 하게 되면 농업용지를 산업용지로 바꿀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농사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가져야 한다는 제도도 폐지되어야 한다. 쌀이 남아도는 상황이니 농지를 줄이는 게 마땅하다. 토지를 마음대로 사고팔고, 대규모 땅을 구입해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해야 한다. 기업농을 하려면 기업이나 조합이 땅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사람의 땅을 공동소유로 하거나 조합 형태로 운영하면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큰 땅을 경작하면 자본 투입과 기계화가 가능하다.


국토가 좁아서 대규모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들 하는데 개별적으로 쪼개진 땅을 합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지 사람이 땅을 소유하면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는다. 대규모 농사로 생산성을 높여 농가 소득을 창출하는 구조가 중요하다.  


농업이 자본과 함께 성장해 수출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100가구가 각각 농사를 짓기보다 100명이 연합해서 기업화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나아가 스마트팜을 조성해 공장식으로 농사를 짓는 게 훨씬 유리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농사를 짓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스마트팜은 가뭄이나 홍수, 일조량과 상관없이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을 제치고 토마토 1위의 수출국이 되었다. 비결은 스마트팜에 있다. 태양이 작렬하고 자연환경이 좋은 스페인이 네덜란드 스마트팜에 뒤진 것이다. 


농업은 속히 전근대성을 탈피해야 한다. 하림 닭고기, 뉴질랜드 키위 제스프리, 네덜란드의 토마토처럼 농산물을 수출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더 나아가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가 나오길 기대한다.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는 스위스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의 대기업으로 연 매출이 100조 원에 이른다. 농산물 수출과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는 결코 꿈이 아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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