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경제 읽기] 강대국의 조건

최승노 / 2020-11-30 / 조회: 308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경제 강국이 된다


경제성장은 언제나 기업들이 이끌어왔다. 기업 활동이 활발하면, 그 사회의 구성원인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국가도 번성하게 된다. 송병락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초일류선진국이 되기 위한 4대 기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무기를 혁신하여 '군사력'이 강하게 되는 나라가 다른 나라를 선도한다. 둘째, 돈이 많고 '국제금융노하우'를 혁신하는 나라가 다른 나라를 선도한다. 셋째, 제품과 기업 활동을 혁신하여 ‘경제력’이 강하게 되는 나라가 다른 나라를 선도한다. 넷째, 문화상품을 혁신하여 ‘문화력’이 강하게 되는 나라가 다른 나라를 선도한다.


송병락 명예교수는 “이 네 가지에 있어서 세계 제일인 나라가 세계를 이끌어간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서 이루어지니 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이 더 만들어지지 않는 스웨덴


그렇다면 어떻게 국가를 발전시키고 사회 구성원 모두를 이롭게 하는 기업을 많이 늘릴 수 있을까? 해답은 바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 된다.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기업은 누가 명령하지 않고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발전한다. 스웨덴은 인구가 10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자유로운 시장경제하에서 많은 글로벌 기업이 나왔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볼보와 사브, 전자회사인 에릭슨,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 트럭회사인 스카니아 등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뒤로는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지 않는 경제구조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이 많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기업가들의 열의가 넘쳐나고, 언론과 정부는 성장하는 대기업을 칭찬하고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려고 애썼다. 자연히 기업들은 끊임없는 성장을 위해 도전하고,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인재 영입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경쟁하면서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고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와 혜택이 커지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기업들은 사라져갔다. 지나친 중소기업 보호 정책이 정부의 혜택과 지원에만 의존하려는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중소기업을 양산해낸 탓이다. 게다가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내린 반()자본주의, 반기업 정서는 대기업을 향한 수많은 규제와 질시를 만들어 대기업의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더불어 성장 여력이 충분한 중소기업조차도 치열한 도전과 성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사회 환경 속에서 어느 기업이 기업 활동을 왕성히 전개해나갈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맥락에서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넥슨이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모기업을 두고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일은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넥슨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넥슨은 매출의 70% 가까이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며 “이미 내수기업이 아닌 만큼 세계적인 게임회사가 되기 위해 해외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넥슨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한국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해 넥슨으로서는 한국보다 일본이 게임산업을 하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넥슨의 일본 상장…매출 2조원대 업체 잃은 셈


국가적으로 넥슨의 일본 주식 상장은 매우 큰 손실이 되었다. 넥슨의 일본 본사가 발표한 매출 규모는 2014년 1729억엔(1조6391억원)에서 2019년 2485억엔(2조6840억 )으로 증가했다. 2019년 순이익은 1조원을 넘는다. 넥슨이 일본 주식에 상장함으로써 한국은 연매출 2조원대에 달하는 게임업체를 잃어버린 셈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업 간 자유로운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나라는 강한 기업을 많이 탄생시켰다. 즉,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성공하는 기업이 많은 국가가 곧 강대국이 되었으며, 강대국이 된 이후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저성장의 길로 들어선 것도 아니었다. 단적인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지만, 계속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장경제에 충실한 제도가 새로운 투자를 부른 덕분이다. 지금도 싱가포르에는 외국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그것도 한국에 투자하는 자금보다 몇 배 많은 규모다.


한국에도 작은 규모지만 성공 사례가 있다. 바로 제주도다. 제주도를 제주국제자유도시로 지정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했기에 외국인 투자 자본이 몰려와 고속 성장을 한 바 있다. 이처럼 어떤 나라가 좀 더 시장친화적 환경을 구축하느냐가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이미 세계는 국경이라는 장벽이 허물어졌고, 어떤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한국 사회도 한국의 좋은 기업을 더는 잃어버리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만이 경제성장을 이룬다.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떨쳐내고,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려면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기업은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기억해주세요


어떻게 국가를 발전시키고 사회 구성원 모두를 이롭게 하는 기업을 많이 늘릴 수 있을까? 해답은 바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 된다.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기업은 누가 명령하지 않고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발전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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