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계속고용제도 추진

자유기업원 / 2020-02-27 / 조회: 728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고용 연장을 화두로 꺼내며 사실상 '계속고용제도'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제도는 기업이 60세 정년 이후에도 일정 연령까지 근로자를 계속 고용할 의무를 갖되, 고용 방식(재고용·정년 연장·정년 폐지 등)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찬성 측은 급격한 청년인구 감소와 인구의 노령화를 근거로 노동시장의 연공구조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 찬성 /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


정년폐지·고용연장 모두 고려…노동시장 연공구조개편 병행을


최근 대통령이 직접 60세 이후까지의 고용 연장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직 정부가 준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생각해보면 2013년 60세 정년제가 도입되고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게 5년도 지나지 않았다. 기업들은 이제 겨우 숨을 돌리고 있을 뿐이고 60세 정년의 고용 효과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가 서둘러 고용 연장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는 급격하게 진행되는 청년인구 감소와 인구의 노령화, 연금 수급 연령의 변경 등 경제적 이유가 크겠지만 건강수명을 생각하더라도 60세 정년은 너무 빠르다. 우리와 유사한 노동시장 구조와 인구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은 이미 65세 고용 의무 단계를 지나 70세 현역 시대를 준비한다.


지금 우리의 선택은 고용 연장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일본처럼 단계적인 고용 연장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미국이나 네덜란드처럼 정년을 아예 폐지할 것이냐다. 어느 길을 가든 노동시장의 과도한 연공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은 불가피하다. 코앞에 닥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연금 재정의 악화, 노인복지 부담의 증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변동 등을 감안할 때 고용 연장 정도가 아니라 생산적인 고령화(productive aging) 관점에서 정년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정년제 폐지와 연공 구조 개혁을 패키지로 묶어 노동시장 구조를 창조적으로 혁신하는 쪽으로 논의를 확장하는 편이 낫다. 어차피 한국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경직성과 비효율 그리고 악화 일로의 이중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


2013년 60세 정년제의 경우 정년 연장을 노동시장 혁신의 수단이 아니라 노동계에 대한 선물로 인식해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년제 변경에 대한 분석과 검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폭넓은 공론화를 거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는 방식은 노사정 모두를 힘들게 할 뿐 결론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경우에는 독일의 노동시장현대화위원회(하르츠위원회)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정년 연장 또는 폐지의 문제는 세대와 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공공과 민간부문의 이해가 엇갈리는 복합 난제라는 점에서 별도의 전문가 위원회를 가동하면 좋겠다.


■ 반대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계속고용은 정년제 폐해 반복…자발적 재고용 환경 조성해야


60세 정년을 법으로 강제한 지 5년째다. 그 영향으로 20대 실업자는 늘었고, 은퇴연령은 실질적으로 낮아졌다. 40·50대의 비자발적 퇴사도 늘었다. 정년 연장은 고령의 소수 고임금 계층에게 특혜를 줬지만, 대다수 청·장년층의 고통을 늘렸다. 부작용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년을 또다시 연장하겠다고 나섰다. 이름을 바꿔서 계속고용제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책 실패만 반복할 뿐이다.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해 노조의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노조 편향적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10% 정도인 노동계층의 특권을 높이고 대다수 국민의 경제활동을 희생시킬 뿐이다. 계속고용제는 정년을 강제로 연장하는 방식 이외에 재고용 형태로 연장하는 방식을 포함한다. 어떤 방식을 포함하든, 고용과 임금체계가 경직적인 상황에서 고용을 연장하는 것은 폐해가 불가피하다. 생산성은 낮은데 높은 임금을 받는 근로계층을 계속 고용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위협한다.


근로자의 생산성은 주로 40대 후반부터 떨어진다. 낮아진 생산성만큼 임금도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성과 방식의 급여 체계와 임금피크제가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의 특권이 크게 작동하는 사업장이나 공기업에서는 경직적 고용 방식과 호봉제 임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들 소수 기업의 노동계층에 정년 연장의 특혜가 집중된다. 결국 이들 사업장에서는 늘어난 고령 근로자층으로 인해 인건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직원을 뽑을 수 없게 되고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궁극적으로 기존의 인력도 일자리를 위협받는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정년 연장은 근로자의 조기 퇴직자를 늘린다. 정년을 보장하려던 기업조차도 정년 연장의 부담으로 인해 정년이 차지 않은 직원들에게 자진 퇴사를 권고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덜 뽑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장차 근로인구가 부족해 이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은 이미 필요에 따라서 재고용 방식으로 노년층을 고용한다. 생산성이 임금 수준에 부합한다면 노년층이라고 해서 기업이 고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정부는 소수 노동계층만을 위해 법적인 강제 조항을 만들 것이 아니라 민간이 자율적으로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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