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원리에 반하는 최저임금제도...부작용 최소화하려면?

이진영 / 2020-02-07 / 조회: 733       매일산업

[시장경제칼럼] 혜택 받는 집단과 손해보는 집단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어

소비자와 생산자의 행동이 방해받지 않을때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 이뤄져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여러 가지 경제 정책 중 가장 논란이 컸던 정책은 아마도 최저임금 인상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가계소득 증대 정책 중 하나로 최저임금의 인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이러한 결과 최저임금액은 최근 빠르게 상승했다.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최저임금액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7530원이었고, 2019년 최저임금액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8350원이었다. 2003년 이후 줄곧 한 자리 수 인상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실로 급격한 인상이었다 할 수 있다. 2020년 현재 최저임금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8590원이다. 2020년 최저임금액 발표 이후 최저임금 논쟁은 대중들 사이에서 빠르게 잊혀졌다. 그러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언뜻 보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은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을 받는 집단은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 집단이라 생각할 수 있다.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이 고용주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저임금액의 인상률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손해를 보는 집단은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임금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거나 고용할 계획이 있는 고용주 집단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액 인상률만큼 상승한 인건비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혜택을 얻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만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주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기존의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신규 근로자의 채용을 줄인다면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와 최저임금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적용 받게 될 구직자는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만약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월급의 상승으로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의 근로의욕이 더욱 고취되었거나, 고용주가 인상 전에 비해 더 질 좋은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다면 근로자의 생산성이 증가해 사업장의 매출이나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최저임금제도의 득과 실은 모든 측면에서 모든 사람들이 얻는 득과 실을 고려하여 파악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제도를 시행했을 때 득과 실 중 어느 것이 더 클까? 경제학을 태동시킨 학자인 아담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國富論; 1776)에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행동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을 경우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의 원리를 강조하는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이다.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의 가격인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는 제도로 일종의 가격제한제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제도와 같은 가격제한제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을 방해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효율성이 저해된 결과는 이미 우리나라 노동시장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우선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가 많은 노동시장, 예를 들면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사라져 실업자가 늘어났다. 임시·일용직 일자리의 안정성 또한 떨어졌다. 고용주가 인건비를 줄이려면 임금을 삭감하거나 고용된 근로자 수를 줄여야 하는데, 최저임금제도로 인해 임금 삭감이 어려워지면 고용주는 근로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때 상용직 근로자는 해고하기 쉽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계약 기간이 짧은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이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이 어려워지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


구직자가 질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점점 어려워져 실업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악순환 또한 끊기 힘들어졌다. 고용주가 인건비 조정이 어려운 상용직 일자리보다 조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선호할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두 번 연속의 급격한 인상과 2%대의 완만한 인상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최저임금제도 운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증가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증가시켜 최저임금제도의 실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저임금제도가 임금근로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면 시행에 따르는 비용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감수해야 할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매년 결정되는 최저임금액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최저임금제 시행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진영 강원대학교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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