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앨런 그린스펀과 소설 <아틀라스>

최승노 / 2019-12-30 / 조회: 589

기업가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세상은 어떨까?

소설 《아틀라스》는 자유·소유 의미 깨우쳐주죠


경제 관련 서적이나 기사를 보다 보면 ‘그린스펀 효과’란 용어를 접한다. 그린스펀 효과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영향력을 지칭하는 용어다.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네 차례 연임하며, 무려 20년 동안 미국 통화정책의 수장을 맡았다. 그린스펀에게는 ‘미국의 경제 대통령, 미국 경제의 조타수, 통화정책의 신의 손’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청년 그린스펀이 푹 빠진 소설


Fed 의장으로 그린스펀을 처음 발탁한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다. 그 뒤로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차례로 그린스펀을 의장으로 삼았다. 그러다 보니 그린스펀은 무려 네 번 연임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린스펀이 미국 경제의 수장을 20년 동안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미국의 장기 호황을 이끌어내며 많은 사람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은 덕분이다.


알고 보면 그린스펀은 늦깎이 경제학자다. 그린스펀은 젊은 시절 떠돌이 악사로 활동하며 동료들 세금 문제를 조언해 주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실제로 그린스펀이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때는 1977년으로, 당시 그의 나이 51세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움직인 그린스펀이 한때 소설가 문하생이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그는 젊은 시절 한 소설가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은 바 있다.


1950년대 그린스펀은 풋풋한 20대였다. 당시 그린스펀은 소설가 아인 랜드(Ayn Rand)의 뉴욕 친목회 일원이었다. 랜드는 소설, 극작, 영화 등에서 두루 활동했으며 대하소설 《아틀라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랜드는 죽기 전까지 약 30년 동안 그린스펀의 친구이자 멘토, 정신적 스승이었다. 그린스펀은 랜드를 만난 뒤로 자본주의의 도덕적 힘을 믿게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자본주의를 찬양한 러시아 소설가


랜드의 대표작 《아틀라스》는 자유의 의미와 자본주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이다. 평등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억압과 냉대를 받던 기업가 집단의 파업으로 엉망이 된 세계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산 없는 분배와 발전 없는 평등주의가 지배하는 미래의 암울함이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한 인간이 얼마나 집단적으로 몰락의 길로 갈 수 있는지를 소설 속에서 보여준다. 《아틀라스》에서 그려진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들이 차지한 권력, 만성적인 불황에 허덕이는 경제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랜드는 《아틀라스》를 통해 “가장 좋은 사회는 자신이 만든 가장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이 만든 가장 좋은 것과 거래하는 사회”라고 말한다.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기까지 개인의 자유가 억압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랜드에게 자유는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였으리라.


그린스펀은 랜드와 《아틀라스》를 통해 경제가 심리를 비롯한 가치·태도·믿음과 다른 비이성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랜드가 있어 자신이 말도 안 되는 전망이나 내뱉는 은둔의 경제학자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랜드와 그녀의 소설 《아틀라스》는 그린스펀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그가 세계 경제를 20년간 움직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그린스펀은 2006년 캐나다 캘거리의 초청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틀라스》는 도덕적 힘으로 성공적인 기업가를 서사적 영웅들로 그렸다.”


기업가정신의 의미


미국인에게 《아틀라스》는 성경 다음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한다. 출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아직도 《아틀라스》를 읽는다. 특히 기업인, 전문직 종사자들은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읽는다고 한다. 《아틀라스》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를 창조하는 이여, 자긍심을 가져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이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발전하는 데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린스펀이 랜드와 《아틀라스》를 통해 얻은 깨달음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만약 우리 사회에서 기업가정신이 보장되지 않고 기업가들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그 모습은 《아틀라스》에서 그려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암울하다.


■ 기억해주세요


미국인에게 《아틀라스》는 성경 다음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한다. 출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아직도 《아틀라스》를 읽는다. 《아틀라스》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를 창조하는 이여, 자긍심을 가져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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