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아닌 경쟁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

박지민 / 2019-12-24 / 조회: 695

새벽에 가족끼리 집에서 서울역까지 택시를 탔던 적이 있었다. 택시에 타자마자 라디오에서는 택시 기사 한 분이 타다를 반대하고자 분신자살을 하셨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기사님은 무척 억울하신 듯 목소리를 높여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약 1시간 동안 차량호출서비스 '타다’에 위협받는 택시의 생존권과 택시가 받는 피해에 대해 열변을 토하셨다. 나는 이때까지는 '타다’의 서비스 개념 정도만 인지했었는데 기사님의 말을 듣고 '정말 타다는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걸까?’ '택시와 타다가 함께 경쟁하며 존재할 수는 없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타다는 공유 모빌리티시장을 대표하며 기존 택시 이용 승객들을 세분화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비자 니즈(needs)를 만족시키고자 시작된 승합차 호출서비스이다. 소비자들은 기존 택시의 친절도 및 승차거부 등 개선이 없는 것에 만족도가 낮았으며,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새로운 개념인 타다가 큰 호응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타다의 등장에 기존 운수업인 택시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이들이 타다를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타다가 운행되며 공급자의 증가로 기존 택시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기존 택시에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향상된 서비스와 쾌적함을 광고하는 타다로 옮겨가기 시작하자 택시 노조는 이익감소에 대한 위기를 느꼈다. 두 번째로는 고용시장에 큰 혼란을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또한, 법적인 문제와 개인택시 번호판 가격하락에 대한 문제도 있다. 따라서 타다의 운행을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고, 극한의 상황인 분신자살과 협상 결렬이 이어졌다. 타다 측에서는 나름의 상생안으로 개인택시 기사들의 신청을 받아 운영하는 타다 프리미엄이라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타다 프리미엄을 신청한 개인택시 기사들은 서울개인택시조합에 의해 징계를 받았고, 택시 노조의 반응 역시 차가웠다. 이어지는 갈등 속에서 최근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토부와 정부에서도 타다에 대해 제재를 걸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타다와 택시 간의 분쟁을 봤을 때, 분쟁에서 시장의 중심인 소비자의 선택에 대한 고려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2014년 우버가 한국 시장 진출에 실패했을 때 그리고 카카오 카풀을 반대했을 때의 경우들과 매우 유사하다. 위의 경우들을 보면 사실 이는 본격적으로 경쟁을 해보기도 전에 경쟁 자체를 막은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법적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경쟁보다 경쟁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당장 눈앞에 놓인 이해관계에만 치중한 싸움은 멀리 봤을 때 시장경제에 도움에 될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일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레 기존의 것보다 더 좋은 것과 편리한 것을 추구하기 마련이고 이를 억지로 추구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소비자 역시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기업들은 꾸준히 경쟁하고, 이러한 경쟁은 기업에도 혁신과 발전이라는 경험치를,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더 나은 환경과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여기서 선택권이란 자유의 의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움직인다는 주장처럼 소비자의 선택과 자유는 시장 내에서 큰 힘을 가진다. 소비자는 독점적인 기존 택시를 이용하며 불만을 느끼고 있던 상태였는데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과 동시에 이를 이용해보며 더 낫다고 생각하여 다른 선택지를 선택한 것뿐이다. 타다 또는 카풀, 공유 모빌리티가 계속해서 논점이 되고 기존 택시업계의 경쟁대상이 되는 자연스러운 이유이다.


만약 다시 기존의 업계가 소비자들을 끌어오고 싶다면, 단순히 새로 등장한 경쟁자를 압박하는 것보다는 다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선택을 받기 위한 개선과 혁신을 해야 한다. 


아마 타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다양한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더 많은 생산자 혹은 공급자, 경쟁자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인정하되 모두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기존 시장참여자들과의 갈등을 줄이고 공존하며 혁신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좀 더 자유 시장경제원리에 맞는 정책들을 시행하거나 규제를 완화하여 건강한 경쟁 그리고 공급자의 성장과 혁신, 소비자의 이익 상승이 잘 어우러지는 자유시장 경제를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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