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자원 배분 전략 - 영화 관람료 차등

류한석 / 2024-05-10 / 조회: 52

영화는 우리를 매혹적인 세계로 초대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문화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다. 나 역시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한 달에 꼭 한두 편씩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관에 가면 큰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로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받곤 한다.


영화관에 가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 그건 주말이나 공휴일의 영화 관람료가 평일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주요 상업 지구에 위치한 영화관들은 주말과 공휴일에 티켓 가격을 평일보다 약 10~25%가량 높게 책정한다. 이러한 관람료 차이가 처음에는 단지 영화관의 수익 극대화 전략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요금 정책에는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 원리가 영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영화관이란 공간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장소를 넘어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공간이다. 하지만 이 공간은 한정된 좌석과 상영 시간을 갖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분할 것인가는 영화관 운영자들에게 큰 도전이다.


주말과 공휴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하지 않기에 영화 관람 수요가 몰린다. 반면, 평일에는 학교와 직장 때문에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적이다. 영화관은 이러한 수요의 차이를 인식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평일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공휴일 관람이 필요한 사람들은 영화 티켓을 구매할 것이다.


반대로 평일에는 가격을 낮춤으로써, 주말에 영화를 보려 했던 사람들 중 일부를 평일로 유도한다. 이를 통해 영화관의 좌석 활용도를 높이고, 주말 극장의 붐비는 현상도 줄일 수 있다. 수요가 적을 때 가격을 낮추어 수요를 창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가 아닐까.


소비자인 우리에게도 이 제도는 나쁘지 않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은 저렴한 평일을 선택할 수 있고,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주말을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의 선호와 형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처럼 관람료 차등 정책은 단순히 수익성 증대의 목적을 넘어서 관람객들의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더 저렴한 요금을 지불하려는 사람들이 평일로 관람을 옮기게 되면, 이는 자연스럽게 주말과 평일 간 관람객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영화 산업 전반을 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주말에만 관객이 집중되어 특정 기간에만 수익이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고, 평일 상영작들에도 더 많은 관객을 만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영화들이 고루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되니, 영화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런 가격 차등 정책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주말과 공휴일에 일률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것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가격 차등 정책이 영화 티켓 가격 전반의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영화관의 차등 요금제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관람객들의 편익을 높이고 영화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문화 산업에서 시장경제 원리의 도입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영화관의 사례에서 보듯, 핵심은 시장경제의 장점을 취하되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은 해치지 않는 지혜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관의 차등 요금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영화관에 갈 때마다, 영화 관람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경제 원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영화와 문화 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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