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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glory, only scars

Writer
Eun-kyung Kwak

한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 8월 4일, 한국 사법부는 신일철주금 자산에 대한 압류명령의 효력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이에 일본 철강업체는 즉각 항고했다.


약 1년 전, 한국 대법원은 신일철주금이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강제노역을 겪은 생존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여러 법적 분쟁이 이어졌고, 신일철주금은 판결 수용을 거부했다. 이제 한국 사법부는 국내 소재 해당 기업 자산을 압류함으로써 판결 집행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조약으로 청구권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해결해야 할 법적 쟁점이 적지 않지만,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판결과 항고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반도체 생산의 핵심 원자재를 구매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우대 조치를 철회했고, 이에 맞서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갈등은 이내 이른바 한일 “무역전쟁”으로 비화했다.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는 종종 한 나라의 경제를 위험에 빠뜨린다. 지금 동북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다르지 않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한 일본의 결정은 서울과 도쿄 모두에 역풍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생산용 원자재는 27.9% 감소했다. 한국은 불화수소 등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치른 기회비용 또한 막대했다.


이 무역전쟁에 승자가 없었다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며, 앞으로도 승자가 없을 것이라는 점 역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보복에 집착하는 한국과, 자기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 모두가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세계 무역에 크게 의존한다. 국내총생산의 60% 이상이 국제무역에서 나온다. 따라서 한국 시장은 외교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변덕스러운 대응으로 많은 기업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한반도는 또한 미·중 간 격렬한 무역전쟁의 혼란 속에서 새우등 신세가 되었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판단에 따라 출렁인다. 책임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일은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이다. 국민의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국가적 자존심이 끼어들 여지는 없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본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무거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아베 신조 총리와 내각은 취임 이후 줄곧 한국과의 오래된 갈등 사안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론화해 왔다는 점이 널리 알려져 있다.


민족주의는 보수 정권이 지지율과 표를 끌어오는 데 유용한 의제가 되어 왔다. 그러나 정권의 안정과는 별개로, 민간 기업과 국민이 입은 손실과 피해는 결국 그들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겨졌다.


양국 모두에서 결정을 내린 것은 정부였지만, 이를 수습하고 회복하는 일은 시장과 그 참여자들, 곧 자국민의 몫이었다. 이렇게 사라진 편익과 기회비용에 대해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오직 승자만이 존재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각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만족을 얻는다.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가 일본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직관적일 뿐이다. 어떤 상품에 대한 불매는 곧 그 상품이 충족시켜 주는 구매자의 필요와 만족에 대한 불매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이 불화수소의 대체 공급처를 찾기 위해 기울인 고된 노력과, SPA, 유니클로 등 일본 의류 브랜드의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현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무역은 상호 이익의 정신 아래 이루어지며, 국가 간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외교 문제 역시 상호 우호와 양국 국민에 대한 존중의 정신 아래 해결되어야 한다. 국민의 효용을 우선할 때에만 양국은 비로소 미래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다. 이 갈등이 길어질수록 시장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커지고, 그 안의 국민이 겪는 고통도 깊어진다.


오랜 기간의 “좋은 시절” 동안 한국과 일본은 비극적인 과거를 뒤로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해 왔다. 양국이 구축해온 긴밀한 가치사슬은 많은 이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무엇보다 양국 국민과 경제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 간 자존심의 대결과 오래된 권리의 회복을 넘어, 두 동아시아 강국 앞에는 상호 경제적 유대라는 더 큰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Eun-kyung Kwak (rollypop55@gmail.com)은 자유기업원 사무총장이다. 위 글에 표현된 견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코리아타임스의 편집 방향을 반영하지 않는다.


Original title: No glory, only scars

Author: Eun-kyung Kwak

Date: 2020-08-12

Source: https://www.cfe.org/bbs/bbsDetail.php?cid=press&pn=20&idx=22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