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느낀 시장경제의 필요성

남승우 / 2024-05-09 / 조회: 38

봄날의 대학 강의실은 노트북 타자치는 소리로 시끄럽다. 물론 열성적인 학생들이 교수님의 말씀을 받아 적고 있는건 아니다. 교수님은 수업 가운데 지루할 우리를 위해 첨부 영상을 보여주시곤 한다. 그런데 왜 집중해서 영상을 시청해야 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타자치는 소리가 들리는 걸까?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 시간에 노트북으로 쇼핑몰을 구경하거나 다른 과제를 하느라 타자를 쉴 새 없이 치고 있었다. 다들 시험이 있는 과목인 건 알고 있는 건지 필기를 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의아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앞으론 매주 퀴즈를 출제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별안간 등장해 버린 퀴즈라는 불청객 때문에 학생들은 조바심을 느끼는 듯했다. 나 또한 퀴즈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돼서 유감스러웠다. 하지만 평소에 집중해서 수업을 듣던 게 조금은 억울했던 건지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으론 퀴즈 준비에 임했다. 일주일 만에 공부하기엔 버거울 수 있는 양이었지만 이전에 수업 내용을 들었던 게 도움이 되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퀴즈라는 제도가 수업에 적용되고 난 뒤부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태도가 사뭇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띄게 바뀌었던 점은 학생들의 집중력이다. 이전엔 뒷자리에 앉으면 각자의 노트북으로 틀어놓은 영상만 보곤 했다. 하지만 노력에 따른 성과제로 평가 방식이 바뀌자 학생들은 모두 교수님이 틀어주신 PPT 화면에 집중하고 필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수업에 퀴즈로 학생을 평가하는 항목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이는 마치 사회주의에서 모든 사람이 노동의 대가로 평등하게 분배 받는 메커니즘과도 맞닿아 있다. 수업을 노동에 빗대어 보면 노동의 대가로 받는 것은 학점이다. 사회주의 이념처럼 모든 학생이 높은 학점을 받게 된다면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우선 아무도 학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수업 시간에 자고 있는 옆자리 학생과 같은 학점을 받게 된다면 수업에 대한 의욕이 저하될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노력에 따라 학점을 받는 수업의 과제부터 처리할 것이다. 차등 없이 분배 받는 학점은 개인 경쟁의 과정 속에서 집단 지성의 발전이라는 사회적 이익 효과 또한 저해할 것이다. 이러한 경쟁의 억제는 사회주의에서 기술의 발전을 저해한다.


그렇다면 자유주의는 어떨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지자 수업 속 도입한 퀴즈 제도는 자유시장과 같았다. 퀴즈라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자유롭다. 학생들은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개인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셈이다. 학생들이 학업을 통해 자기 계발과 높은 학점을 받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생들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시장도 이와 비슷하다.


모든 학생들에게 같은 학점을 주는 상황에서 아무도 학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가 잘 살겠다는 취지 아래 높은 성과를 얻은 기업의 수익을 복지에 활용한다면? 결과는 같다. 어떤 기업도 일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지를 활용해 성과가 낮은 기업에 수혜하게 되면 기업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오히려 복지가 끊기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복지혜택에 불만만 가득해질 것이고 이는 정치에 영향을 미쳐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자유주의를 통해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퀴즈라는 제도에도 학업 성취도가 오르지 않는 학생들에겐 꾸준한 노력을 하게 되는 계기가 그 결과로 따른다. 기업 또한 가치창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등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는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이며 자유시장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치 우리 수업에서 퀴즈라는 경쟁을 통해 집단지성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자유주의에서의 경쟁은 생산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생산성 있는 기업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경제에 활력이 일어나고 소비자들은 혜택을 받는 자유시장의 구조는 모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다.


       

▲ TOP

NO. 수상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11 우수상 당근 나눔에서 만난 균형의 중요성
임시현 / 2024-05-09
임시현 2024-05-09
10 우수상 시동거는 중소기업, 브레이크 거는 정부
조수빈 / 2024-05-09
조수빈 2024-05-09
9 우수상 바야흐로 제로의 시대다
김송연 / 2024-05-09
김송연 2024-05-09
8 우수상 규제의 실패 - 도서정가
구민규 / 2024-05-09
구민규 2024-05-09
7 우수상 카페에서 칼럼을 쓰면서 드는 생각
김도영 / 2024-05-09
김도영 2024-05-09
우수상 강의실에서 느낀 시장경제의 필요성
남승우 / 2024-05-09
남승우 2024-05-09
5 우수상 황금알을 낳는 암탉의 배를 가르지 마라
이득영 / 2024-05-09
이득영 2024-05-09
4 우수상 시장경제의 거름망 효과 -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경제발전으로 가는 길
강하은 / 2024-05-09
강하은 2024-05-09
3 우수상 시장경제의 혈관, IR과 공시
강은 / 2024-05-09
강은 2024-05-09
2 우수상 맥도날드는 왜 커피 산업에 뛰어들었을까?
김가현 / 2024-05-09
김가현 2024-05-09
1 우수상 영화관에서는 왜 꼭 팝콘을 먹는걸까?
손지혜 / 2024-05-09
손지혜 2024-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