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세제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방향
이슈와자유 제32호 | 과세대상 확대와 국제비교를 통해 본 개편방향
| 발행처 | 자유기업원 (Center for Free Enterprise) |
| 발행인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 집필자 | 고광용 정책실장 · 최현조 연구원 |
| 발간일 | 2026년 10월 6일 |
| 시리즈 | 이슈와자유 (Issue & Free) 제32호 |
| 원문 링크 | 원문 보기 |
| 문의 | 02-3774-5000, ggy@cfe.org |
1. 문제제기: 최고세율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의 상속·증여세는 10%에서 최고 50%까지 5단계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지만, 실제 세 부담은 세율 하나로 평가할 수 없다. 상속재산에서 얼마를 공제하는지, 어느 수준부터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지, 총유산 또는 상속인별 취득액을 과세단위로 삼는지에 따라 실질부담은 크게 달라진다.
핵심 명제: 최고세율 하나가 아니라 공제 · 과표 · 과세단위 · 물가연동 · 실제 세수비중을 함께 봐야 한다.
5억원
상속세 일괄공제 (명목, 1997년 도입)
5천만원
성년 자녀 증여재산공제 (명목, 2014년 이후)
50%
한국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 핵심 문제: 법정세율을 인상하지 않아도 명목자산가치 상승과 고정된 공제·과표가 결합하면 과세대상이 확대되거나 더 높은 세율구간에 자동 진입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동증세(Fiscal Drag)" 현상이다.
2. 한국 상속·증여세 현황과 자동증세 현상
상속세 과세대상 확대
2025년 상속세 부과 결정 대상 피상속인은 2만2,524명이며, 이 가운데 과표 10억원 이하가 76.8%(1만7,294명)를 차지한다. 같은 과표 구간 과세대상이 2007년 1,971명에서 2025년 1만7,294명으로 약 8.8배 급증했다.
1,971명
2007년 과표 10억 이하 상속세 과세대상
17,294명
2025년 과표 10억 이하 상속세 과세대상
8.8배
18년간 과세대상 증가 배수
주목할 점: 이 구간의 평균 결정세액은 2007년 5,467만원 → 2025년 5,063만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즉, 최근 상속세 변화는 1인당 세액 증가보다 납세자 수 확대와 관련이 깊다.
증여세: 과세저변 확대 + 세수집중
2025년 증여세 결정건수는 18만1,653건이며, 납세 경험은 폭넓은 자산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세수는 초고액 증여에 극단적으로 집중된다.
📊 2025년 증여세: 결정건수 비중 vs. 세액 비중
과표 10억원 이하 — 결정건수
86.8%
과표 10억원 이하 — 세액 비중
18.9%
과표 500억원 초과 — 결정건수
0.31%
과표 500억원 초과 — 세액 비중
31.3%
공제액 실질가치 하락: CPI 환산
명목공제액이 고정된 채 물가만 오르면, 동일한 명목공제가 제공하는 실질 면세효과는 줄어든다. CPI 기준 단순 환산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상속 일괄공제
1997년 명목액
5억원
⬇
2025년 물가환산액
≈ 10.2억원
실질공제 가치 약 51% 하락
📋 성년 자녀 증여공제
2014년 명목액
5,000만원
⬇
2025년 물가환산액
≈ 6,150만원
실질공제 가치 약 19% 하락
참고: 위 환산치는 적정 공제액 제안이 아니라, 명목 공제의 장기동결이 실질 공제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참고치다. (OECD CPI 연간지수 + 국가데이터처 2023~2025 CPI 연쇄 적용)
자동증세 메커니즘 (Fiscal Drag)
📌
공제·과표
명목금액 고정
→
📈
물가·자산
명목가치 상승
→
📉
실질공제
가치 축소
→
🔺
과세표준
확대
→
💸
자동증세
상위구간 진입
그림. 세율 인상 없이 명목기준 동결만으로 실질 세부담과 과세범위가 확대되는 메커니즘
3. 주요국 상속·증여세제 국제비교
최고세율만으로 실제 부담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공제·면세수준, 과세단위, 물가연동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 국가 | 최고세율 | 공제·면세 특징 | 과세단위 | 물가연동 |
|---|---|---|---|---|
| 🇰🇷 한국 | 50% | 일괄공제 5억원 | 총유산 | 없음 |
| 🇯🇵 일본 | 55% | 3천만엔 + 법정상속인당 600만엔 | 법정상속분 반영 | 제한적 |
| 🇺🇸 미국 | 40% | 2026년 1,500만달러 | 총유산 | 있음 |
| 🇬🇧 영국 | 40% | 기본 £325k + 주택 £175k(요건) | 총유산 | 법상 가능·현재 동결 |
| 🇩🇪 독일 | 가까운 가족 최대 30% | 자녀 €400k 등 개인별 공제 | 상속인별 | 정액기준 |
| 🇫🇷 프랑스 | 직계비속 최대 45% | 자녀 €100k 등 개인별 공제 | 상속인별 | 정액기준 |
과세단위: 총유산 vs. 상속인별 취득
✅ 상속인별 취득과세 (20개국)
- OECD 24개 과세국 중 20개국 채택
- 각 상속인의 실제 취득액·가족관계 직접 반영
- 독일·프랑스 등 대부분 유럽 국가 채택
⚠️ 총유산 과세 (4개국)
- 한국·미국·영국·덴마크 4개국만 채택
- 피상속인의 부 전체 규모에 초점
- 행정·징수 측면 단순, 담세력 반영 한계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 (2023년)
⚠️ 주목: 한국의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0.7%)은 미국(0.1%)의 7배에 달한다. OECD 별도 비교에서도 1%를 넘는 국가는 벨기에·프랑스·일본·한국뿐이었다(OECD, 2021).
4. 구조적 문제 4가지
① 공제 장기동결과 실질가치 하락
물가가 상승하는 동안 공제액이 고정되면, 동일한 명목공제가 제공하는 실질 면세효과는 줄어든다. CPI 환산은 적정 공제액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동결된 명목기준이 '중립적인 현상유지'가 아님을 보여준다.
② 물가상승과 과표고정에 따른 재정적 견인효과 (Fiscal Drag)
세율구간(1억·5억·10억·30억원)도 명목금액으로 고정돼 있다. 자산가치가 실질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명목가치 상승만으로 상위 세율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이는 세율 적정성과 별개의 문제다.
③ 총유산 과세와 개별 상속인의 담세력 간 괴리
30억원을 자녀 1명이 상속하는 경우와 3명이 각 10억원씩 나누는 경우, 총유산은 같지만 각 상속인의 경제적 이익은 다르다. 한국의 총유산 과세방식은 실제 취득자의 담세력을 과세단계에서 직접 반영하기 어렵다.
④ 상속과 증여 간 제도적 비정합성
상속과 증여는 경제적으로 동일한 세대 간 무상자산 이전임에도 공제·합산기간·특례가 별도 설계돼 있다. 한쪽만 크게 조정하면 이전시점 선택에 조세가 과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합: 4가지 구조적 문제는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다. 세율 인하만으로도, 공제 인상만으로도 이 문제들을 온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5. 개선방향
아래 4가지 방향은 단일 처방이 아니라 각각 비교·검토 가능한 정책옵션이다. 어느 한 방향을 채택하기 전에 세수·분배·행정비용의 trade-off를 함께 살펴야 한다.
| 구조적 문제 | 정책방향 | 함께 볼 사항 |
|---|---|---|
| 공제 장기동결·실질가치 하락 | 공제수준 현실화 | 세수·분배효과, 자산분포 |
| 물가·과표 고정 (Fiscal Drag) | 공제·과표 물가연동제 도입 | 조정주기, 지표 선택 |
| 총유산과 개별 담세력의 괴리 | 유산취득세 전환 검토 | 분산상속·사전증여·행정비용 |
| 상속·증여 간 비정합성 | 통합 자산이전세제 정비 | 합산기간·특례·기업승계 |
정책옵션별 주요 고려사항
💡 공제수준 현실화: CPI 환산치(약 10.2억원)는 정책목표액이 아닌 참고점이다. 공제 확대는 저자산구간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고액 상속자의 세액도 줄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자산구간별 분배효과 공개가 필수적이다.
💡 물가연동제: 일회성 공제조정 후 다시 장기동결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공제만 연동하고 세율구간을 그대로 두면 bracket creep 문제가 남으므로, 기본공제와 과표구간을 함께 연동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된다.
💡 유산취득세 전환: 핵심은 '감세'가 아니라 과세단위 이동이다. 상속인별 공제와 세율 설계에 따라 세수를 현행과 유사하게 유지하면서 부담분포만 조정하는 설계도 가능하다. 사전증여 합산·실질귀속·징수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 상속·증여 통합정비: 기본공제가 장기 고정된 상황에서 개별 특례(혼인·출산·가업승계)만 지속 추가되면 제도복잡성이 높아진다. 하나의 '세대 간 자산이전세제'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제도개편 논의의 핵심 질문 4가지
①
현재 공제가 적정한 실질 면세범위를 제공하는가?
②
물가상승에 따른 재정적 견인효과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③
총유산과 실제 취득액 중 어느 쪽을 과세단위로 둘 것인가?
④
상속·증여 간 세제차이가 이전시점에 과도한 영향을 주는가?
참고문헌 (References)
-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조사,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 국가법령정보센터. 상속세 및 증여세법(2026년 시행법령).
- 국세청. 상속세·증여세 신고안내 및 세율·공제 안내.
- 한국경제 (2026.9.27). 상속세 과표구간별 결정현황 관련 기사(국세청 자료 재인용).
- 한국경제 (2026.9.27). 증여세 공제액 및 과표구간별 결정현황 관련 기사(국세청 자료 재인용).
- HM Revenue & Customs. Inheritance Tax thresholds.
- Internal Revenue Service. Instructions for Form 706, 2026 basic exclusion amount.
- OECD (2021). Inheritance Taxation in OECD Countries, OECD Tax Policy Studies No. 28.
- OECD. Revenue Statistics, category 4300: Estate, inheritance and gift taxes.
- OECD/FRED. Consumer Price Index: Total for Korea, annual series (OECD sour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