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제의 이면, 규제 중첩과 과잉책임
| 발행처 | 자유기업원 (Center for Free Enterprise) |
| 발행인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 집필자 | 고광용 (정책실장) |
| 발간일 | 2026년 8월 26일 |
| 시리즈 | 이슈와자유 (Issue & Free) 제29호 |
| 원문 링크 | 원문 보기 |
| 문의 | 02-3774-5000, ggy@cfe.org |
목차
1. 서론: 집단소송제 확대 추진과 핵심 쟁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소비자 피해 분야에서 손해배상청구 전반까지 확대하는 복수의 집단소송 법안이 계류 중이며, 2026년 4월 법안심사소위 심사와 공청회가 이어졌다. 법무부도 2026년 8월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소액·다수 피해자 권리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확대를 공식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주요 입법 경과
2. 집단소송제 확대안의 주요 변화
박균택 의원안은 현행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도를 손해배상청구 전반으로 확대하고, 옵트아웃 방식과 소급적용 부칙을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이 세 요소는 피해구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잠재책임과 소송비용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핵심 장치다.
| 구분 | 현행 | 박균택 의원안 |
|---|---|---|
| 적용범위 | 증권관련 집단소송 중심 |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 |
| 소송수행 | 증권 분야 대표당사자 소송 | 구성원 1인 또는 수인이 제기, 법원이 대표당사자 선임 |
| 판결효력 | 증권 집단소송에 한정 | 제외신고를 하지 않은 총원에 효력(옵트아웃) |
| 증거수집 | 일반 민사절차 및 개별 특례 | 법원의 직권 증거조사·문서제출명령 가능 |
| 시행 이전 사건 | 새 일반 집단소송 절차 없음 |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의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 |
3. 소급적용: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의 문제
기업은 행위 당시의 법과 소송제도를 전제로 책임보험 한도·충당금·계약조건·가격·투자계획을 설정한다. 과거에 개별소송 기준으로 계산했던 사건이 사후적으로 옵트아웃 집단소송의 대상이 되면, 실체법상 위법성은 같아도 실제 청구 규모와 소송비용은 전혀 달라진다.
소급적용이 기업 의사결정에 미치는 경로
그림 1. 소급적용 → 규제 중첩 → 법적 안정성 훼손 경로
4. 옵트아웃: 피해구제와 책임의 자동확대
옵트아웃은 소액 피해자가 별도 절차 없이 구제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플랫폼·통신·금융·여행처럼 단일 사고에서 수십만~수백만 명의 피해자가 형성될 수 있는 산업에서는 1인당 배상액이 작더라도 기업의 총 책임이 급격히 커진다.
✅ 옵트인 (Opt-in)
-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참여 의사 표시
- 실제 참여자 중심으로 소송규모 형성
- 기업의 예측가능성 상대적으로 높음
- 참여 절차 필요 — 일부 소액 피해자 누락 가능
⚠️ 옵트아웃 (Opt-out)
- 제외 의사 미표시 시 자동 포함
- 소액 피해자까지 폭넓게 구제 가능
- 잠재 피해자 전체로 소송규모 빠르게 확대
- 소송허가 단계부터 잠재 책임규모 급증
대규모 개인정보 사건의 옵트아웃 파급 효과 (시뮬레이션)
아시아경제 분석에 따르면, 고객 약 306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1인당 10만 원 위자료를 단순 적용할 경우 총 배상액은 다음과 같이 산출된다.
5. 미국과 한국의 규제환경 비교
미국은 광범위한 사전적 행정통제보다 위법행위 발생 후 민간이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과 억지효과를 달성하는 'private enforcement'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한국은 이미 기업활동의 앞단부터 촘촘한 사전규제와 강한 행정제재·배액배상이 작동하는 구조다.
| 규율 단계 | 미국의 상대적 특징 | 한국의 특징 및 집단소송 도입 시 쟁점 |
|---|---|---|
| 사전단계 | 한국보다 사전적 행정통제 비중 상대적으로 낮음 | 인허가·신고·행위규제·감독 등 촘촘한 사전규율 |
| 공적 사후집행 | 연방·주 규제기관 집행과 민간집행 병존 | 과징금·시정명령·과태료·형사제재 등 공적 집행 |
| 민간 사후집행 | class action·discovery·징벌적 3배배상 등 민간집행 비중 큼 | 분야별 배액배상(개인정보 5배, 하도급 3~5배)·자료제출 제도 이미 존재 |
| 일반 집단소송 추가 | 기존 민간 사후집행 구조의 핵심 장치 | 기존 사전·사후 규제 위에 추가될 경우 규제 중첩 우려 |
6. 경제적 파급: 중소·혁신기업에 집중되는 위험
집단소송의 부담은 최종 배상액에 그치지 않는다. 소송허가 단계부터 변호사 비용·내부조사·자료보존·보험료·평판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중소·중견기업은 소송의 최종 승패 확정 전부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기업 규모별 정보보호 역량 격차 (2024)
출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2024 정보보호 실태조사」
7. 정책 제언 및 결론
집단소송제는 기업 책임을 없애느냐 강화하느냐의 이분법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피해구제의 문은 넓히되, 소급책임·자동적 책임규모 확대·기존 규제와의 중첩은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소급적용 배제
새 집단소송 절차는 시행 이후 발생한 원인행위부터 적용해 기업과 보험시장에 준비기간 부여
옵트인 또는 제한적 옵트아웃으로 시작
피해의 동질성·손해산정 공통성이 높은 분야에서 제한적 운영 후, 성과에 따라 단계적 확대
소송허가·증거수집 엄격 통제
법원이 공통성·대표성·우월성을 엄격히 심사하고 영업비밀·개인정보에 대한 비밀유지 장치 마련
기존 제재와 중복조정 원칙 마련
행정과징금·형사책임·배액배상과 집단소송이 동시 작동 시 전체 제재의 비례성 평가 기준 명확화
중소·혁신기업 사전 영향평가
시행 전 기업규모별 준법비용·보험가능성 분석, 책임보험·공제시장 정비 및 충분한 준비기간 보장
참고문헌 (References)
- 법무부(2026.8.5.), 「'일상을 안전하게, 변화는 확실하게' - 법무부 2026년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
- 법무부(2026.8.11.), 「법무부 2026년 하반기 업무추진 방향」.
-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2024),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안」, 박주민 의원 등 14인, 의안번호 2206276.
-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2025), 「집단소송법안」, 차규근 의원 등 13인, 의안번호 2210550.
-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2026), 「집단소송법안」, 박균택 의원 등 32인, 의안번호 2217322.
- 국가법령정보센터, 「개인정보 보호법」 제39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5조.
-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2025), 「2024 정보보호 실태조사」.
- 연합뉴스(2026.4.22.), 「국회서 집단소송제 논쟁…"피해구제 필수"·"묻지마 소송 우려"」.
- 아시아경제(2026.8.12.), 「[집단소송, 과잉구제의 덫]① 사고 한 번에 中企 존폐 위기, 과거소환 '파묘법'이 온다」.
- Nagy, C. I.(2019), "Transatlantic Perspectives: Comparative Law Framing," Collective Actions in Europe, Springer, pp.45-70.
- Rathod, J. & Veheesan, S.(2016), "The Arc and Architecture of Private Enforcement Regimes in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A View Across the Atlantic," University of New Hampshire Law Review, 14(2), 303-362.
※ 본 보고서는 2026년 8월 26일 현재 공개된 법안·정부자료 및 공개 문헌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국회 심사과정에서 법안 내용과 적용방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