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이 말한다, 통아저씨 게임을 멈추어라

문예찬 / 2022-08-24 / 조회: 4,746

통아저씨 게임이라는 게임이 있다. 참가자들은 돌아가며 게임 통에 칼을 꽂는데, 칼을 꽂은 순간 통 속의 아저씨가 튀어 오르면 그 사람이 벌칙을 받게 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참가자들은 모두 언젠가 통속의 사람이 튀어 오를 것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저 자신의 차례에는 통속의 사람이 튀어 오르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 돌아가며 칼을 꽂는다. 칼을 꽂는 행위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 통속의 아저씨는 튀어 오른다. 통 속의 아저씨가 튀어 오르지 않게 하는 방법은? 칼을 꽂는 것을 멈추면 된다. 하지만 그 쉬운 방법을 누구도 택하지 못하고 예견되어 있듯 통속의 아저씨는 튀어 오른다.


경제면 뉴스는 연일 천정부지를 치솟는 물가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은 자이언트 스텝을 내디뎠으나 앞으로 이러한 조치가 몇 번 더 반복될지 모른다. 주변의 자영업자들로부터도 기록적인 물가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듣는 것이 일상이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세계경제는 그야말로 정지되었다. 조만간 끝이 날 줄 알았지만 이 전대미문의 재난 앞에 세계 경제가 멈춰선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이에 각국의 정부는 돈을 풀기시작했다. 각종 현금성 혜택 정책, 재난지원금, 난발하는 복지정책 앞에 우리 모두는 사실 알고 있었다. 다만 직면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 풀려버린 유동성,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언젠가 쓰나미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다 알고 있었지만 마치 통속의 아저씨가 내 앞에서 튀어 오르지 않길 바라며 칼을 꽂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자유로운 시장은 늘 위협을 받아왔다. 수많은 국가, 단체, 조직이 인류의 행복을 담보로 시장을 조정하고 통제하려고 시도했다. 멀리는 유럽의 절대왕정이 그러했으며, 가까이로는 나치독일, 소련, 중국, 북한이 그러했다. 하지만 시장을 통제하여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키겠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밀턴 프리드먼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한다.


밀턴 프리드먼은 케인즈의 경제사상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큰 정부의 위험성과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비효율성을 날카롭게 비판한 인물이다. 프리드먼은 인류의 행복을 증진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국가가 경제회복과 발전을 이유로 시장에 개입하게 되면 이것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드먼은 개인의 자유를 수호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배제하고, 시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프리드먼은 큰 정부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시장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정부실패를 초래한다며 맹렬하게 비판했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경험적으로 정부는 국가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세금을 들여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이것을 멈출 줄 모른다. 해당사업이 실패하거나 목적에서 이탈하였을 경우에도 사업이 축소되기는커녕 사업에 훨씬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더 많은 인력이 투자된다는 것이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차가 충돌 전까지 가속하는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 마오쩌둥은 경제성장에 대해 “마작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판돈을 두배로 올려 버리면 되는 것입니다.” 라고 말하며 시장을 무시하는 공산주의 경제정책으로 국가를 통치하였다. 그의 비극은 그가 시장보다 훨씬 지혜로울 것이라고 오만한 착각을 한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잘못된 패에 돈을 모두 걸어버렸고, 판돈을 모두 잃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잃어버린 것에는 단순히 그의 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수억에 달하는 인민의 목숨도 포함되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명확한 진리를 역사적, 경험적으로도 확증해버렸다. 정치가 시장에 우선해서는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프리드먼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간섭은 결국 모든 부분에 있어서의 자유를 침해하는 단초가 된다고 생각했다. 조지 오웰은 그의 명작 『1984』에서 극도로 통제된 디스토피아 사회를 묘사하였다. 『1984』에 나오는 국가는 철저하게 통제된 사회다. 경제, 사회, 개인의 삶, 역사, 기호까지 모든 것은 국가(빅브라더)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된다. 우리가 『1984』를 허황된 공상 소설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이 작품을 읽을 때마다 섬뜩한 느낌을 받는 것은, 이러한 사회가 언제든지 현실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프리드먼은 시장의 자유를 침해하고 통제하는 정부는 결국 다른 모든 분야의 자유를 침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정부는 자유를 위협하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되며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권력의 집중을 견제하고, 권력의 제한과 분산을 통해 자유에 대한 위협을 막아야만 한다. 우리는 통아저씨가 튀어 오르기 전에 칼 꽂는 행위를 멈출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부에게도 외쳐야 한다. 이제 그만 멈추자고.


이처럼 프리드먼은 개인 간 그리고 국가 간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자유롭게 경쟁하고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을 옹호하였다. 시장에 대한 간섭이 비록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질지라도 그것은 인류의 행복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프리드먼의 말처럼 “평등을 자유보다도 앞세우는 사회는 결국 평등도 자유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정부의 권위와 간섭이 확대되어가는 시대,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는 우리가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이정표와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프리드먼은 말한다. 통아저씨 게임을 그만두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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