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도 경제원리에 충실해야 노동자에게도 이롭다

최승노 / 2023-05-08 / 조회: 2,892

노동이 특별하다는 생각으로 노동문제를 풀려고 하면 시장이 왜곡되어 노동자에게 해롭다. 친()노조에 경도된 정책기조가 오랫동안 지속되다보니, 우리 노동시장의 왜곡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법과 제도가 시장논리에서 벗어나 집단주의 정치논리로 만들어졌고 그 결과 일자리 부족, 저임금 등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노동시장도 시장원리에 따라 작동할 때 가장 성과가 뛰어나고 노동자, 국민에게 이익이 크다는 것부터 받아들여야 한다. 이에 따라 정치논리로 만들어진 각종 규제를 해소할 때 노동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일은 귀하고 소중하다.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성취감을 얻는다. 사람들은 일거리를 스스로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기업 등 법인과의 계약을 통해 일을 한다. 타인과의 계약에 따라 일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는 일반적 방식이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일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 만족감도 크다. 노동자는 원하지 않는 일을 할 이유는 없다. 만약 그 계약된 일자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느끼면,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계약이 자유롭다면, 누구도 노동과 고용을 통해 손해 보는 일은 없다. 고용하는 사람도 노동하는 사람도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한 계약이라서 모두 만족하게 된다. 문제는 원하지 않는 것을 규제와 간섭 또는 물리력이나 타인의 힘으로 강제하는 경우 발생한다. 억지로 원하지 않는데도 계약을 한 경우에는 만족스러울 수도 없고 관련된 분야의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준다.


노동 계약은 주로 임금, 시간, 기간을 내용으로 한다. 법과 제도에서 이에 대한 자유로운 계약을 방해하는 규제가 많다. 바람직한 법의 역할은 자발적으로 체결한 계약을 보호하고 계약된 내용이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다. 어느 일방이 이를 어길 시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강제하는 것을 포함한다. 만약 제도가 이러한 기본 기능에서 벗어나 시장기능을 대신하려 한다면 이는 시장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규제는 거래 당사자의 이익을 훼손하고 고용 관련 피해를 야기한다.


임금은 상호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임금의 하한치나 상한치를 정하여 간섭하고 통제할 이유가 없다. 혹여 실업이나 저임금으로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가구가 있다면 이는 복지정책으로 지원할 일이지, 사업자에게 강제로 부담을 지울 일이 아니다. 일하는 시간도 상호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근무시간은 사업의 성격에 맞춰 정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규제 방식인 주 단위 한도는 폐해가 크므로 이를 해소하고, 시간외 근무수당의 할증률 한도를 낮춰 장시간 근로의 유인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일하는 기간도 근로자와 사용자가 일의 성격에 맞게 상호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일 년 단위로 계약할 수도 있고, 5년, 10년 단위로도 계약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에서는 선수와 7년 계약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사업장에서 정년제를 통해 2년 이상 계약 시 60세까지 계약기간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강제 시행되고 있다. 대학에서 교수는 65세로 정년을 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획일적 방식의 계약기간 강제는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강제와 차별, 그리고 저성과의 늪에 빠져 일자리 위축과 생산성 저하로 인한 저임금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정규직을 과보호하여 생산성 제고를 가로막고, 해당 분야에 취직하려는 사람의 진입을 막아 노동시장의 기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정년제 규제로 인한 사업자의 부담이 과도한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년제를 채택하면서도 정리해고를 막아 놓은 것은 사업자의 경영할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장치이다. 미국처럼 경영상의 이유로 일시해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만든 정규직 보호관련 규제들이 노동자에게 해로운 이유는 분명하다. 노동의 이중구조가 고착화되었고, 임금격차는 심화되었다. 시장이 왜곡될수록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생산성 저하로 일자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의 근로자를 위한 규제들이 새로 일자리를 찾는 취업희망자의 신규취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정규직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규제는 기존의 근로자들에게 특권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근로자를 차별하는 피해를 야기하고 사회적으로 가치 파괴적 상태를 지속하게 하여 해롭다.


근로자에게 일자리는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하다. 일할 기회는 기업이 제공한다. 그래서 기업이 활발하게 경영에 나설 수 있는 법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노동자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근로자는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계약 행위자이며, 계약에 따라 근로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경제 주체이며 소득 창출 행위를 하는 근로자를 복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 복지정책은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기 어려운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의미가 있다.


노동시장의 왜곡현상은 주로 노조의 주장을 정치권이 받아들여 제도화할 때 발생한다. 노조와 정치권의 유착현상은 198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그런 현상이 심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반시장적 법률이 쏟아져 나왔다. 고용 현장은 초토화되었고, 기업은 활기를 잃었다. 결국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시장이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다시 경제논리에 충실해야 노동자에게도 이롭다. 시장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노동 규제들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 취임 1년의 성과도 컸지만, 앞으로 남은 4년간 노동개혁에 성공해 높은 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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