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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E 정책모니터] 전세보증금 소득세 과세, 중산층에의 세부담 전가 최소화해야

김상겸 / 2009-10-15 / 조회: 4,907

과세형평성과 세원확충

현행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체계는 주택과 상가, 월세와 전세를 구분하여 과세하고 있다. 주택에 대한 과세는 2주택 이상 소유자의 ‘월세‘임대의 경우에는 소득세를 과세하고 있고(1주택의 경우 기준시가 9억 원 초과시 월세임대수입에 대해 소득세 과세), 상가의 경우에는 월세・전세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과세하고 있다. 반면 전세의 경우에는 소유주택의 수와 관계없이 비과세되고 있다.

<표1> 현행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
.

구분

과세여부

비고

주택

월세

-2주택이상과세
-1주택의 경우 기준시가 9억 초과시 과세

전세

×

-소유주택 수에 무관히 비과세

상가

월세

-상가수와 무관히 과세

전세

-상가수와 무관히 과세

 

2009년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월세와 전세, 그리고 주택과 상가 사이의 과세형평성을 이유로 하여 2011년부터 주택의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도 과세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 정책의 도입명분은 과세형평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추진배경에는 2009년 들어 급증한 재정적자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은정부를 천명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출범당시 조세정책의 운영 기조를 ‘감세’로 정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소득세 및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등 세수증가를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런데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로 촉발된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도 2009년 대대적인 추경을 집행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였다. 감세로 인한 세수감소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확대는 재정적자의 급증을 가져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관리대상재정수지는 2009년 6월 현재 51조원 적자로, GDP 대비 규모는 5%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관리대상재정수지의 적자규모가 GDP 대비 2% 내외임을 고려하면, 현재의 재정적자 규모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건전재정을 지향하는 재정운영 목표를 고려할 때, 적자규모의 축소는 시급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9년 세제개편안의 주요목표 가운데 하나로 ‘건전재정의 추구’를 설정하였으며, 이러한 정책목표에 맞추어 많은 증세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3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보증금 소득세 과세방안은 이러한 증세방안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정책내용: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2009년 세제개편안에 명시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방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과세대상은 3주택 이상 다주택소유자의 전세보증금이며, 2주택 이하의 경우에는 과세되지 않는다. 이때 과세대상이 되는 전세보증금의 기준은 3억 원 초과인 경우로 한정된다. 즉 3억 원 이하의 전세보증금은 비록 다주택이라 하더라도 과세되지 않는다. 이는 지방, 중소도시, 농어촌의 주택은 실질적으로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게끔 한 조치이다.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하여 발생한 이자소득은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규정에 따라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된다. 이는 이중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이다. 실제로 이자소득은 이자소득이 발생할 때 소득세가 부과되고 있다. 과세대상 보증금은 전체가 모두 과세대상이 아니라, 보증금의 일정비율(60%)만이 과세되도록 되어있다. 이는 부동산 보유세의 경우 과세대상금액의 편차를 고려하기 위해 적용비율을 두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이해된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은 간주임대료를 통해 계산된다. 간주임대료는 과세대상 하한인 3억 원을 초과하는 보증금 가운데 60%가 발생시키는 임대소득을 계산하여 산출되며, 여기에 임대관련 발생이자나 배당은 차감한다. 이때 임대소득율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기준으로 관련법령에서 고시되는 것을 따른다. 간주임대료 계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림1> 주택 전세보증금의 간주임대료 계산방법

간주임대료 = (3억원 초과 전세보증금×60%)×이자율-임대관련 이자 및 배당

(*주: 이자율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감안하여 고시됨.)

이상의 과정을 거쳐 계산된 임대료가 임대소득이 되는 것이며 여기에 소득세율을 적용하여 세액이 결정된다. 주택 전세 임대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는 준비과정을 거쳐 201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책평가: 중산서민층에 대한 세부담전가를 최소화해야


본 정책은 과세형평성 제고, 세원확보 및 세수증대를 통한 재정건전성 도모 등 다양한 정책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과세형평성 측면에서 평가해보자면, 주택전세 보증금에 대한 과세는 정책추진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그동안 주택의 월세 임대료소득이나 상가의 전·월세임대료 소득은 과세되어 왔지만, 주택의 전세보증금 소득은 과세되지 않아 왔다. 소득세의 과세논리는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과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소득세 과세체계를 선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세소득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방안은 세원을 투명하게 하고 과세기반을 확충하는 정책이므로, 우리나라 조세정책이 지향하고 있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정책방향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정책의도가 올바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세율인하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의 진정한 의미는 세원을 넓혀 조세수입을 증대시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율을 낮춰 조세효율성을 높이자는 데 있다. 조세효율성은 세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조세효율성의 제고는 세율을 낮추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그런데 세원증대 없이 세율만 낮추는 경우 정부가 필요로 하는 세수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넓은 세원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세원을 넓히는 근본이유는 낮은 세율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조세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의도를 올바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세원을 넓히는 것과 세율을 낮추는 것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세원확대 기능을 하는 본 정책이 바람직한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세율인하 역시 추진됨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본 정책에는 잠재적인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다. 조세전가로 인한 중산·서민층의 세부담 가중 문제가 그것이다. 조세이론에서는 세금부담이 과세대상자(납세의무자)뿐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전가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과세대상자가 부도덕하여 강제로 그 부담을 다른 이에게 떠넘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과 조세의 자연스러운 기능에 의해 조세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전세보증금 과세로 인한 세부담 역시 외형적인 과세대상자, 즉 임대사업자에게만 한정되지 않는 것이다.


조세부담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외형적인 과세대상자와는 무관하게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나뉘어서 부과되며, 나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누가 더 아쉬운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아쉬운 정도란 가격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이 크면 덜 아쉬운 것이고 작으면 더 아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탄력도(elasticity)라고 부르는데, 아쉬운 정도가 클수록 비탄력적이라고 하고 덜 아쉬워질수록 탄력적이라고 한다. (즉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꼭 사야한다면 아쉬운 상황이 되는 것이며, 이 경우 수요는 비탄력적이라 할 수 있다.)


조세부담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쪽(비탄력적)에 더 많이 부과된다. 따라서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이루어지는 경우 세부담이 나뉘는 정도는 임대사업자(공급자)와 세입자(수요자)의 상대적 탄력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주택임대시장에서 비탄력적인 쪽은 세입자 측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이란 재화의 본질상, 없으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곤란한 필수재에 속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소비를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택임대보증금에 대한 과세가 발생시키는 세금부담은 임대주택의 공급자보다는 수요자인 세입자들에게 더 많이 전가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세입자들은 대개 중산·서민층인 경우가 많고 임대사업자는 고소득·부유층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주택임대보증금에 대한 과세는 외형적으로는 고소득·부유층에 부과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그 세부담은 중산·서민층에 대해 더 많이 부과될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과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지만, 전가의 문제로 인하여 또 다른 측면에서의 형평성, 즉 세부담 측면에서의 형평성은 장담하기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세당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 3주택 이상 다주택보유자들의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만 과세할 것을 계획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부담 전가의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가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세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는 다양한 정책목표를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정책의 의도가 좋다고 하여 그 결과가 반드시 좋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주택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방안도 주택과 상가, 전세와 월세임대수입 사이의 과세형평성의 제고라는 좋은 의도로 추진되고 있지만, 세부담 전가의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책목적을 적절한 수준으로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김상겸  /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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