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산업의 민영화와 광고시장의 시장원리 도입

전용덕 / 2002-09-08 / 조회: 5,080
No.022

1. 서론

언론 특히, 국영 방송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영 방송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을 막고 친정부적 여론의 전파나 형성에 기여해왔다. 여기에 추가하여 국영 방송은 국유에 따른 비효율도 작지 않다. 언론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광고가 시장 원리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국유와 그에 따른 광고 방송 공급의 독점 때문이다. 언론산업의 발전과 언론 자유를 위하여 언론산업의 민영화와 광고시장의 시장원리 도입을 제안한다.

이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다음 절에서는 국유 언론 산업의 폐해를 분석하고 언론 산업의 민영화를 제안한다. 제3절에서는 광고시장의 시장원리 도입을 신문과 방송으로 나누어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요약과 결론을 내린다.

2. 언론산업의 민영화

1) 언론사 국유화 현황

대한매일의 전신은 서울신문이다. 서울신문은 과거 오랫동안 정부의 기관지 역할을 했던 신문이다. 현재도 대한매일은 재경부, KBS, 한국산업은행, 포항제철 등이 소유하고 있다. 즉, 대한매일은 유일한 정부 소유 신문사이다. KBS와 EBS는 전액 정부의 출연에 의한 정부 소유 언론기관이다. MBC는 정부 출연이 70%, 법인 정수장학회가 30%를 소유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SBS만 순수 민간 기관이다. 방송은 KBS, EBS, MBC가 국유이어서 4개 방송사 중에 3개가 국유인 셈이다. 특히 전국적인 네트워크의 방송을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부가 언론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다.

수입 측면에서 보면, KBS는 1998년도 수입의 약 55%가 국민이 납부하는 시청료이다. EBS는 1999년 수입의 약 20%가 정부출연금이다. 즉, KBS와 EBS는 국유일 뿐만 아니라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신문과 비교하면, 국가 보조의 정도가 방송 쪽에서 더 크다.

2) 국유 언론사의 폐해

국유 또는 공유 언론사의 폐해는 무엇인가? 언론기관 국유화의 첫 번째 폐해는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억제하고 여론 형성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과거 독재 정권은 언론의 정부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언론을 통제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탄압한 보도를 전면적으로 통제하여 5공 정권 탄생의 계기를 만들었던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현재는 민주정부이기 때문에 독재 정권과 같은 방식의 언론 통제는 쉽지 않다. 국민의 반대뿐만 아니라 언론사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언론을 교묘하게 통제하여 친정부적인 여론을 형성하도록 할 수는 있다. 그리고 실제로 5공 이후의 민주 정부들은 그런 방법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 형성을 막고 친정부적 여론을 전파하고 있다. 정부의 언론 소유는 정부의 언론 통제의 연결고리라고 하겠다. 정부의 언론 통제는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에서 잘 드러났다. 같은 언론사인데도 정부에 비판적인 주요 신문사들은 세무조사를 강력하게 실시했고 정부에 호의적이거나 덜 비판적인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은 세무조사를 하는 모양새만 갖추었다. 다른 예로 국영방송이 사리에 맞지 않게 친정부적인 태도를 보여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또 정치권은 편파와 공정 보도 시비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음을 많은 직'간접 증거들이 보여주고 있다.

국유 언론 기관의 두 번째 폐해는 비효율이다. 언론기관의 비효율이란 방만한 경영에 의한 낭비, 소비자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는 신문 또는 방송의 편성, 수익성 없는 자회사 운영 등이다. 최근에는 뇌물 사건에 연루된 방송인을 여론의 비난해도 불구하고 회사 차원에서 아무런 공식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도 비효율의 한 예이다. 비효율의 크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국유화의 정도가 클수록 그에 따른 비효율도 클 것이다. 정부 소유의 신문사와 방송국은 정부 소유의 기업보다 더 나쁘다. 그것은 정부 소유의 언론사에는 비효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여론의 왜곡에 의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없게 만드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국유 언론기관의 세 번째 폐해는 시청료의 강제 징수라고 하겠다. 한국방송공사의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 시청자도 누구나 빠짐없이 시청료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되기 때문에 시청료는 실질적으로 세금과 다름이 없다. 시청료의 강제 징수는 국유 방송의 명시적인 폐해이다.

네 번째 폐해는 국유 언론기관을 통해 소득재분배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방송에서 이 문제가 현저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어, 자식이 없거나 전혀 교육방송을 보지 않는 자녀를 둔 세대는 자식이 많거나 교육방송을 많이 시청하는 자녀를 둔 세대에게 소득재분배를 하고 있다. 또 정부가 KBS와 EBS를 설립하고 운영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것도 소득재분배를 가져온다.

3) 언론사의 민영화와 시청료 폐지

정부가 임명하는 언론사의 대표가 어떻게 친정부적이지 않겠는가? 정부 소유 언론의 존재는 공정한 여론의 형성을 방해하여 왜곡된 여론을 만들게 한다. 이 점은 민주주의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정부 소유의 언론도 비효율이 발생하기는 상업 목적의 기업과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국유 또는 공유의 언론기관 민영화는 서둘러야 할 과제이다. 여기에는 교육방송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교육방송 서비스도 다른 재화나 서비스처럼 사적재화private goods이지 공공재화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사를 완전 민영화한다면 현재 한국방송공사가 징수하고 있는 시청료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3. 광고시장의 시장원리 도입

1) 유가지 구독자 수 평가제도

신문 발행 부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광고효과 분석이나 합리적인 광고거래를 위한 기본자료이다. 신문의 광고료는 기본적으로 유가지 구독자 수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다수의 신문들은 스스로 유가지 구독자 수를 외부기관으로부터 공정하게 평가받을 것을 거부하고 있다. 무가지가 상당수 뿌려지고 있는 현실에서 유가지 구독자 수의 파악(ABC제도)은 광고주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광고료 산정에 긴요한 자료다. 유가지 구독자 수를 외부기관으로부터 평가받지 않는 행위가 신문시장에서의 거품을 형성하여 잘못된 투자와 부실한 경영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 광고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도 비정상적인 거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ABC제도가 정착되면 현재처럼 엄청난 무가지가 뿌려지는 일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광고의 합리적인 가격책정을 보게 될 것이다. 방송에서도 시청률이 광고거래에서 결정적이다. 광고시장의 정상화를 위하여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유가지 구독자 수 평가와 시청률 조사를 입법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종류의 입법이야말로 시장의 작동을 강화해주는 것으로 언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통한 언론 자유 보장에 기여할 것이다.

2)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정부 소유이다. 이에 더하여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광고의 수주 창구를 일원화함으로써 광고에 있어서 전파의 공급체계를 독점으로 만들었다. 국유화와 광고 수주 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전파의 공급자인 방송국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제로 미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국에 대한 영향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클 것으로 짐작이 된다. 정부는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해서도 여론을 친정부적으로 왜곡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위 ‘공익광고’를 공익광고협의회의 이름으로 방송한다. 문제는 그런 공익광고에는 시민의 건전한 자율 정신을 파괴하거나 위협하는 내용이 교묘히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져 올 부정적인 효과는 수치화 할 수 없지만 엄청나게 클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정부 소유이면서 광고 수주를 독점하기 때문이다.

3) 광고시장의 시장원리 도입

신문사의 수익 대비 광고의존율은 70-80%대이고 방송국의 경우는 광고의존율이 신문보다 더 높다.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나 연속극 녹화 테이프를 파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릴 수는 있지만 일회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광고는 신문과 방송 모두의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그런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문과 방송 모두에서 광고는 시장 원리에 의하여 작동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신문에서는 ABC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방송에서는 광고를 방송사가 직접 파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방송광고공사도 민영화하여야 한다. 특히 방송의 영향력은 증가일로에 있기 때문에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민영화와 방송광고의 방송사 직접수주 허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 결과, 시민의 건전한 자율 정신과 비판정신이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 요약과 결론

방송을 포함한 언론사의 민영화는 통상적인 공기업의 민영화보다 더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언론의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유 언론은 언론의 그런 기능을 거세하여 언론의 존재 의의를 의심케 한다. 방송 시청료 강제 징수 문제는 언론사가 민영화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광고시장에서도 국유와 독점을 폐지하여 시장원리를 도입하여야 한다. 외부 평가기관에 의한 신문의 유가지 구독자 수 평가와 방송의 시청률 조사를 입법화할 것을 제안한다.

참고문헌

전용덕, ‘언론 개혁인가, 언론사 파괴인가’, 월간 emerge 새천년, 2001년 5월 호, 24-33쪽.
전용덕, ‘재산권으로서의 인간권리’, 자유기업원 홈페이지, BP-22, 2001. 8. 9.
전용덕, ‘언론산업의 발전방안’, 미발표 원고.
한국언론2000년위원회, 한국언론2000년보고서, 관훈클럽 홈페이지, 2000.
한국언론연구원, 언론인의 책임과 윤리, 1993, 1995, 1997년판.

전용덕(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ydjeon@tae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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