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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빈곤 없는 탄소중립을 향한 원자력 육성 정책

주한규 / 2021-09-07 / 조회: 2,456

탄소중립은 전지구적인 기후위기를 세계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각국이 2050년경까지 달성해야 할 당위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탄소중립 2050 시나리오 안을 공개했는데 이 안은 현재 강고하게 추진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을 기반으로 했기에 실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탈원전 기조하에서 태양광 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 무탄소 전력 생산 계획은 2배 이상이 불가피할 전기료 대폭 인상 문제뿐만 아니라 발전시설 설치면적과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에 필요한 물질 자원의 비현실적인 증대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간헐적 발전원인 태양광의 대규모 확충에는 반드시 그에 수반하는 대규모 ESS가 필요함에 기인한다. 설사 과다한 고비용을 들여서 ESS와 짝을 이룬 태양광 설비의 대규모 확충이 가능하다손 치더라도 과도한 전기요금 인상은 에너지 빈곤을 초래하게 되어 국민의 풍족한 에너지 사용에 따른 안락하고 편리한 생활에 큰 제약이 따르게 된다. 


탈원전 4년에 노정된 문제점 

탈원전이 강고하게 이행된 지난 4년 동안에는 여러 산업적, 경제적, 환경적 부작용이 드러났다. 신규 원전 건설 금지로 인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던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급속하게 몰락했다. 원자력 발전량 감소로 인해 한전의 적자는 대폭 확대되어 2019년에는 약2.3조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 부채율은 187%로 4년만에 44%p나 증가하였다. 전기요금 인상 압박 때문에 전기차 충전요금 등 각종 전기요금 할인 제도는 폐지되고 한전 주가는 4만원에서 2만5천원 이하로 40% 이상 하락했다. 원전 발전을 대체하기 위한 LNG발전 증가로 인해 2019년까지 3년간 LNG 도입액이 약 3.5조원 증가하여 외화 유출을 초래했다. 화력발전 증가로 인해 온실가스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 감축 목표 대비 누적량 7300만톤이 초과로 발생했다.


이렇게 심대한 부작용을 낳은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의 안전성과 효익에 대한 몰이해로 시작됐다. 저비용 청정에너지 원자력은 오랜 가동이력으로써 높은 생명안전성을 입증해 왔다. 지난 60여년간 전세계에서 640여 원전이 운영되는 동안 원전 사고 방사능으로 인한 사망자가 체르노빌 사고 한 건의 43명에 불과하여, 0.5명/조kWh 라는 극도로 낮은 치명률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원자력 총 발전량은 4조kWh 미만) 이는 최근 EU의 JRC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잘못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위해 사망자는 여지껏 한 명도 없었고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와 세계보건기구 등 세계 여러 권위있는 기관에 의해 수차례 확인됐다. 


원자력 이용 확대의 당위 

다행스럽게도 원자력에 대한 몰이해는 지난 4년간 상당히 개선됐다. 지난 3년간의 여러 독립적인 단체에서 실시한 11차례의 원자력 인식 여론조사에서 국민 3명 중 2명은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음이 일관성있게 표출된 것이다. 최근의 조사에서는 우리나라에 적합한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이 태양광을 제치고 1위로 선택된 바도 있다. 가히 탈원전의 역설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 개선과 아울러 원자력의 제일 중요한 장점인 현저하게 낮은 발전원가가 원자력의 향후 이용 확대에 대한 기본적인 당위를 제공한다. 형편이 어려운 국민에게 기본 에너지 복지를 제공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원자력 이용 확대가 필수이다. 나아가 원자력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고밀도의 안정적 전력원으로서 인구밀도 높고 기술강국인 우리나라에 최적인 저비용 청정에너지인 것이다. 


근래 태양광과 풍력을 위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도 청정에너지이므로 우리나라도 응당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맹목적 대폭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 청정에너지도 온당한 비용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계획은 실제로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태양광 확대에는 대용량의 ESS 구축도 수반되어야 함에 따라 ESS 운용원가가 태양광 발전원가에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 발전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맹목적 재생에너지 확대는 현재의 3배 이상 수준의 전기료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국민은 약간의 전기료 인상에도 불만이다. 에너지정책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가 의뢰한 국민 에너지 인식 조사 결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인상에 대해 56%에 달하는 응답자는 10%이내 전기료 인상만 용인하고 30% 이상 인상 감당 의향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 에너지원 선택에 있어 안전성과 환경성을 경제성보다 우위에 둔다고 응답하지만 막상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신규 원전 건설과 강력한 원전 수출 지원체계 구축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원전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원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위해 확대되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대형 수주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하여 붕괴되어 가는 국내 원전 산업계를 회생시켜야 한다. 이는 향후 있게 될 원전 추가 수출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2030년까지의 세계 원전 시장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차지할 원전을 제외하고도 약 50기의 원전에 대해 우리나라가 수주 경합할 수 있다. 성공적인 수주를 할 경우 100조원 이상의 국부를 창출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 더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대효과를 염두에 두고 미국과의 공조하에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원전 수출 활성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원전수출지원특별법을 제정하고 산업통상부, 과기정통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범정부 부처 및 산업계 연합으로 국무총리 산하의 원전수출추진단을 운영하여 원전 수출에 대한 총력적인 국가 지원을 해야 한다. 


원자력 수소와 SMR 개발 

원전은 전력생산 단가가 최저라는 장점 외에 물 전기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탄소중립 달성에는 무탄소 전력 증산뿐만 아니라 수송과 제철 분야에서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필요한데 수소가 연료전지 구동과 수소 환원 제철을 통해 그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자력의 수소 생산 이점은 큰 의미가 있다. 상용화된 대형 물 전기분해 설비는 이미 많이 있지만 상당한 고가이다. (연산 2700톤 규모의 20MW 알칼리 수전해 장치가 200억원대)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같이 20%미만의 설비 이용률을 초래할 전원을 사용하면 설비투자비용의 부담 때문에 수소생산단가가 높아진다. 반면 원전은 상시 전력 공급이 가능한데다 발전단가도 재생에너지의 절반 이하라 kg당 3000원대에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더구나 원전에서 생성되는 증기를 통해 효율이 더 높은 고온 수증기 전기분해 방식을 이용하면 3000원/kg 이하의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소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탄소중립 여정에서 원자력 수소 생산을 추진해야 한다. 이미 미국 INL과 프랑스 아레바, 러시아 로사톰과 같은 기관에서는 원자력 수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이 원자력 수소는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므로 국내에서도 가동 원전 및 신규 원전을 활용한 원자력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제도 정비와 기술 구현을 추진해야 한다. 특별히 신규원전을 수소 병합 발전으로 개발하여 국내에서 실증하고 고유 수출 모델화한다면 원전 수출 성사에 더 유리한 여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현재 최초 운용허가 연한이 40년인 가동원전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20년 더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수소생산 시설을 추가하면 훨씬 낮은 비용으로 수소 생산을 할 수 있고, 불가피하게 증가될 태양광 발전에 따른 심한 부하변동을 수소 생산량 조절을 통해 흡수하여 원전운용의 유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최근 미국 주도의 SMR 즉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녹기가 매우 힘든 핵연료, 자연 대류를 이용한 피동형 냉각, 계통 단순화 및 일체화 등으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전력뿐 아니라 열도 생산하는 다용도 에너지원으로 수요지 인근 건설을 목표로 개발하는 SMR이 대형 원전 도입에 부담이 큰 국가나 지역에서 청정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UKSMR 이라는 SMR을 개발하고 있는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는 2035년까지 65GW~85GW의 SMR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는 약 70기의 다양한 형태의 SMR이 개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SMART 라는 SMR을 일찍이 개발하여 2012년에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을 모색하던 중 탈원전 기조로 사업이 중단된 SMART에 대해 국내 건설과 수출 추진을 모색해 SMR 개발 선도국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비수냉각 SMR 중 빌 게이츠가 투자하여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TerraPower 사의 Natrium 고속중성자 원자로는 고온 운용이 가능한 나트륨을 냉각재로, 용융염을 열저장체로 사용한다. 이 SMR은 낮시간에는 용융염 가열만 하고 발전은 밤에만 하는 식으로 태양광과 효율적인 연계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여정에는 원자력과 더불어 태양광의 일정 수준 확대가 불가피하므로 태양광 연계가 용이한 액체금속 냉각 SMR은 우리도 열심히 개발하여야 한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원자력 육성 정책

차기 정부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심대한 폐해를 유발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여야 한다. 탈원전을 대체할 정책으로 앞서 제시한 당위를 근거로 다음 원자력 육성정책을 제안한다.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한 신규 원전 수소병합발전형 원전으로 건설

원전수출지원특별법 제정 및 범정부 원전수출지원단 운영

가동원전 안전성 확인 후 계속운전 추진과 수소생산연계를 통한 부하 응동 유연성 확보

SMART SMR 국내 건설과 수출 추진 

태양광 연계 SMR 개발


주한규 /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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