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분노 아꼈다가 적시에 분출하라

자유기업원 / 2021-05-03 / 조회: 7,820       디지털타임스

분노의 절약, 복거일 지음/자유기업원 펴냄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빛이 점점 희미해진다. 일식이 시작되는 듯, 으스스한 느낌이 몸을 감싼다"는 말로 책을 시작한다. "유럽에 유령이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말과 비슷한 뉘앙스인데, 실제 빛을 흐리게 하는 그 존재도 바로 그 유령과 일란성쌍둥이다. 공산 전체주의 유령이 '평등' '민주집중제' 같은 언어로 위장해 21세기를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외친다. "분노하시오. 분노하시오. 빛의 죽음에 대해서." 영국 시인 딜런 토마스의 시 '고이 잠들지 마십시오'에 나오는 시구다. 생명이 꺼져가는 극한의 순간엔 가만있지 말고 죽음에 맞서 저항하라는 절규다.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안타까움을 표현한 시인의 심경을 떠올려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닥친 빛의 죽음은 무엇인가. 개인의 자유, 재산권, 명예를 앗아가려는 불의와 전체주의 망령이다. 생명을 거두려는 힘에 맞서야 할 때처럼 이들에 대항하려면 전심전력 특별한 전략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분노를 에너지로 효과적으로 표출하기 위해 거악(巨惡)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한다. 우리의 분노가 향해야 할 불의의 뿌리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저자는 불의에 분노를 쏟아내는 것은 사회적으로 소중한 자산이며 사회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저자 복거일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 그의 주장은 연원에 대한 객관적 탐구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예를 들어 재산권이 왜 보호돼야 하고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는 말은 쉽고 명료하다. 재산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심신(心身)을 사용해서 만들기에, 한 개인의 유기적 부분으로 실질적으로 인권과 동의어'라는 것이다.


책은 소설가이자 비평가요 자유민주 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복거일의 칼럼을 묶은 것이다. 복 작가는 "세상을 제대로 알기 전에 작은 불의에 너무 많은 분노를 퍼부은 사람들이 뒤에 냉소주의자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본다"며 큰 불의에 제대로 저항하려면 분노를 절약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때를 기다렸다가 적시에 분출하라는 조언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 TOP

NO. 제 목 등록일자
8998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에게 `한국경제`의 미래를 듣는다
자유기업원 / 2023-04-24
2023-04-24
8997 “농촌유입인구 늘리려면 1가구 2주민등록 허용 및 세제혜택 제공해야”
자유기업원 / 2023-04-24
2023-04-24
8996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자유 통한 경제 발전 강조”
자유기업원 / 2023-04-24
2023-04-24
8995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경제구조의 경직성 해소하고 경제 자유화 실현해야”
자유기업원 / 2023-04-21
2023-04-21
8994 디지털트윈 포럼 기술 세미나 성료
자유기업원 / 2023-04-21
2023-04-21
8993 최승노 자유기업원장 “경제구조의 경직성 해소하고 경제 자유화 실현해야”
자유기업원 / 2023-04-21
2023-04-21
8992 10년 묵은 대형마트 규제…"마트+시장 파이 줄고 사각지대 수혜"
자유기업원 / 2023-04-11
2023-04-11
8991 커지는 관치 비판… 주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맞나
자유기업원 / 2023-04-05
2023-04-05
8990 공언련, 국회 앞 무기한 시위…“민주당ㆍ민노총 언론노조 방송 장악 야욕 끝장내야”
자유기업원 / 2023-04-03
2023-04-03
8989 공언련, ‘ 강행처리’ 방송법반발 기자회견예고…“민주당‧언론노조 폭주 당장멈춰라”
자유기업원 / 2023-03-29
2023-03-29
8988 “엑스포 시설물 지속가능성 확보 중요” [부산엑스포 유치, 도약하는 코리아]
자유기업원 / 2023-03-29
2023-03-29
8987 ‘순한 맛’ EU 핵심원자재법, 한숨 돌린 배터리 업계
자유기업원 / 2023-03-27
2023-03-27
8986 자유기업원, "‘민주노총 불법파업 면죄부’ 노란봉투법, 국회 본회의 부결돼야"
자유기업원 / 2023-03-26
2023-03-26
8985 웹툰도 넘본 `도서정가제`···소비자 선택·영업 자유 제한은 `위헌`
자유기업원 / 2023-03-16
2023-03-16
8984 최승노 "투자할 자유, 기업할 자유 `투자 환경 개선`이 중요”
자유기업원 / 2023-03-14
2023-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