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 칼럼] 문재인 정부 시절 19일 늦어진 세금해방일

자유기업원 / 2023-08-01 / 조회: 1,967       조선일보

올해 세금해방일은 4월 18일

그때까지 세금 내려 일했다는 뜻

노무현 6일, 박근혜 2일 늘었고

MB 때는 금융 위기에도 4일 줄어

보조금 100조원대로 늘면서

시민단체·사회적 기업 1만9000곳

소득이 있으면 모두가 세금을 내야

보조금이 공짜 아닌 것 안다


올해 세금해방일(Tax Freedom Day)은 4월 18일이었다. 지난 2년간 8일이 늦어졌다. 자유기업원이 발표하는 세금해방일은 조세 총액을 국민순소득(GNI)으로 나눈 조세부담률을 연간 일수로 산출한다. 국민이 올해 365일 중 107일까지는 오롯이 세금을 내기 위해 일을 하고 4월 18일부터 벌어들인 소득은 자신이 소유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세금 해방일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세금이 더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5년간 세금 해방일은 19일이나 늦어졌다. 노무현 정부(6일), 박근혜 정부(2일)에 비하면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한 날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유일하게 4일이 단축됐다. 자유기업원 최승노 박사는 “조세해방일이 늦어지는 것은 방만한 재정지출이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세금 증가는 국민 소비를 억누르고 민간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문 정부 5년간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연평균 3.5% 증가한 반면 세금증가율은 7.2%로 두 배 이상이었다. 소득세·법인세 인상, 종합부동산세 급등이 겹친 탓이다.


국민 부담은 세금이 전부가 아니다. 4대 보험료, 개발·환경 부담금, 수수료·제재금, 기부금 등 각종 부담금의 형태로 국민과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준(準)조세도 만만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준조세는 약 181조원으로 그 해 조세 총액의 40%에 달했다. 이 역시 5년 만에 무려 30%나 증가한 수치인데, ‘문재인 케어’로 건보 재정이 바닥나 건강보험료 부담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게다가 국민의 35%가 세금을 한푼도 안내는 면세자임을 감안하면 납세자들의 실제 조세해방일은 한 달 이상 더 늦어진다.


세금해방일이 늦어지는 것과는 반대로 정부 보조금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2017년 59.6조원에서 2022년 102.3조원으로 급증한 보조금은 그 해 정부 예산의 16.8%에 달했다. 기재부가 발간한 ‘정부 보조금의 이해’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비용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다. 올해 보조금 예산에서도 사회복지 분야가 59.2조원(57.9%)으로 가장 많고 농림수산이 11.3조(11.1%)로 그다음이다. 반면 산업·에너지 분야는 5조원에 그친다. 미국·일본처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유치하거나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참고로 미국은 향후 5년간 70조원대의 보조금을 앞세워 첨단 산업 분야에서 266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 포털인 ‘보조금24′에 들어가 보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국고보조금 사업이 무려 9700여 개에 달한다. 이 밖에도 지역상품권처럼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보조 사업이 따로 있는데, 그 종류와 규모는 아직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되는 실정이다. 보조금 24는 디지털 강국 코리아답게 이 많은 보조금을 맞춤형·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출산 장려금에서 육아·교육·신혼·장례보조금까지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갖 보조금이 다 있다. 백화점에 진열된 제품보다 많고 다양한 보조금 내역을 보고 있으면 한국에 왜 시민단체가 1만5000곳이나 되고, 겉만 번지르한 사회적 기업(고용부 등록)이 3500곳이 넘는지 이해가 된다. 사회적 기업 역시 문 정부 5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사회적 기업이 한국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전체(2481개)보다 많으니 이쯤 되면 한국은 사회적 서비스 천국이어야 할 것 같다. 또 잔머리 지수가 높고 약간의 탈법·불법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생애주기별로 제공하는 보조금을 챙기면서 편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低)성장이 고착화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는 있다. 하지만 한국의 반도체·자동차가 언제나 떼돈을 벌 것이라는 착각과 노조나 시민단체 등 정부 보조금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1년에 4, 5개월을 희생하는 납세자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몰아세우는 적반하장은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많든 적든 소득이 있으면 단돈 1만원이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 그래야 정부 보조금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조형래 조선일보 부국장 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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