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시험대: 그것은 ‘우리의’ 데이터가 아니다

Alex Tabarrok / 2018-07-06 / 조회: 11,686

cfe_해외칼럼_18-119.pdf

 

 

페이스북과 구글, 기타 IT 대기업들은 우리의 데이터를 훔쳐서, 아니면 우리의 허락 없이 팔아서 엄청난 부를 쌓았다고 비난 받는다. 이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제 일어나 우리의 데이터를 되찾을 때라고 말한다. 우리, 우리, 우리의 데이터.


이런 사고 방식에 의하면, 우리의 데이터는 마치 잔디깎이 기계와 같다. 페이스북은 우리 집 차고가 열려있는 것을 보고 잔디깎이 기계를 가져다 다른 사람의 정원 잔디밭을 깎아 주고 돈을 번 후, 우리한테 잔디깎이 기계를 돌려주지 않는 뻔뻔한 이웃과 같다. 우리의 잔디깎이 기계를 돌려달라!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우리의 친구보다 더 우리의 것인 게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나는 수백 명의 페이스북 친구가 있고, 그중 대부분은 잘 알지 못 하며 만나본 적도 없다. 하지만 나의 페이스북 친구도 친구다. 우리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나는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내가 관심 있는 것에 관심을 보이면 기분이 좋다. 페이스북이 생기기 전이라면, 만약 내가 친구의 명단을 적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면 아마 10명의 이름을 적기도 벅찼을 터다. 나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페이스북이 없었으면 얻지 못했을 친구다. 나의 페이스북 친구 관계는 단지 나의 데이터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과 나의 친구, 그리고 페이스북의 독특한 공동 창조물이다.


나의 페이스북 친구 중 일부는 가족 친지다. 하지만 그 관계 역시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나와 페이스북의 합작품이다. 예를 들어, 두바이에 사는 내 사촌은 페이스북이 있건 없건 내 사촌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20년 넘게 그 사촌을 본 적도 없고, 편지를 쓴 적도 없으며, 전화 통화 한번 한 적 없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자전거 사고를 당해 팔이 부러졌고 X레이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이런 것들을 아는 이유는 오직 페이스북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와 사촌과의 관계는 단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와 내 사촌, 페이스북의 공동 창조물이다.


페이스북은 우리의 데이터를 가져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수십억 달러의 돈을 벌었다. 하지만 우리, 사용자들이 보상 받지 못 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혹시 최근에 페이스북에 한번 글을 올리는 값이 얼마인지, 구글에서 한번 검색하는 값이 얼마인지 신경써 본 적이 있는가?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달에 한번씩은 페이스북을 쓴다. 아무도 돈을 내지는 않는다. 구글에선 매일 35억 건의 검색이 이뤄진다. 모두 무료로. 페이스북과 구글이 세상에 만들어낸 가치는 그들의 수익을 뛰어넘는다.


게다가, 페이스북과 구글은 큰 돈을 벌리란 기대가 있었기에 '우리의 데이터’를 만들어낸 기술과 도구에 투자한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얻기가 힘들수록, 나오는 데이터도 적을 것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갖고 이동할 수 있게 (portable) 하자는 주장은 이런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애초에 페이스북에 가입해 이용하지 않았다면 챙겨서 가져나올 데이터도 안 생겼을 것이다. 할 수 있다면 페이스북에 가입하기 전에 당신의 페이스북 소셜그래프의 이동성을 확보해보라.)


그렇다 해서 우리의, 그들의, 혹은 다른 누군가의 데이터가 사용되는 방식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대개 IT 기업들은 내가 무엇을 사고 싶어하는지 알고자 한다. 나는 IT 기업간의 이런 거래가 그다지 불만족스럽지는 않다. 광고가 어디서나 나를 따라다니는 것이 때론 좀 성가시긴 하지만 말이다. 그들이 다른 외부 기업에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할 때 이를 오용하지 못 하도록 계약을 철저히 챙기는지는 걱정이 된다. 아이러니한 건, 비영리적 목적으로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사용한 사례에서 문제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역자 주. 최근 문제가 된 정치 컨설팅 업체 캠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활용한 페이스북 데이터 정보가 캠브리지대학의 심리학 연구자가 학문 연구 목적으로 만든 페이스북 퀴즈 앱이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또한 빅브라더의 빅데이터 오남용을 경계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아는 것은 조만간 정부도 알게 될 것이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 IT 기업들이 우리의 정보를 얼마나 얻고 저장하게 허용할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그 데이터가 '우리의 데이터’란 생각은 접어두도록 하자. 그것은 우리의 데이터가 아니며, 우리의 데이터였던 적도 없었다.


본 내용은 https://marginalrevolution.com/marginalrevolution/2018/04/facebook-trials-not-data.html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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