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시장경제

조재연 / 2023-11-29 / 조회: 308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모두 다윈의 진화론을 들어 봤을 것이다. 진화론은 생물학에서 종의 다양성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시장경제라는 주제에서다윈의 진화론을 설명하는 것이 굉장히 뜬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두 분야는 굉장히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종의 진화와 시장은 경쟁과 선택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 교과서에서 이 원리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설명되는 동물로 기린이 있다. 기린은 먹이경쟁에서 더 높은 곳에 있는 먹이까지 먹을 수 있는 목이 긴 개체가 자연선택 되며 목이 길어지게 됐다. 이처럼 진화론에서 종 내의 경쟁은 생물의 생존경쟁력을 증가시킨다. 시장 또한 같은 원리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과 같은 공급자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첨단기술시대가 도래하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TSMC와 삼성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5nm,4nm도 모자라 3nm까지 도달하였고 더욱 크기를 줄이기 위하여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배달 앱에서는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등 여러 기업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서비스를 통해 경쟁하고 있다. 기업과 자연 모두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사활을 건 경쟁은 필수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여러 차례 빙하기가 찾아왔다. 빙하기라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유리한 종들만 살아남아 지구에서의 삶을 영위해 나갔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왔을 때 추위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두꺼운 모피를 갖는다든가, 적은 먹이로 인하여 열량소비를 줄이기 위해 몸집을 줄이는 등 여러가지 생존전략을 가진 개체가 살아남는다.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존재했다. IMF, 리만사태 등 대기업조차 휘청거리던 굵직한 사건들이다.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라는 빙하기가 시장을 덮쳤다. 사람들이 모일 수 없어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하여 자영업은 크게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살아남은 업종이 있었다. 바로 배달전문업장이다. 코로나라는 빙하기에도 홀을 없애 몸집을 한껏 줄인 후, 비대면배달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굳게 닫힌 지갑을 열며 시장의 빙하기에서 생존해 나갔다.


또 다른 둘의 공톰점은 선택압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진화론에서 선택압이란 환경조건이 특정 성질이나 행동을 가진 개체들을 자연선택 되도록 압력이 작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시기에 영국에는 검은 나방이 늘게 되었다. 왜냐하면 공장이 늘어나면서 대기 중에 다양한 오염물질이 배출되며 숲의 나무 껍질이 검은색으로 변하였다. 이때 나방은 주변색과 비슷한 검은색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의한 선택압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시장에서 적용된 선택압은 가격탄력성과 관련이 있다. 가격탄력성이란 가격이 1% 변화하였을 때 수요량은 몇%가 변화하는가를 절대치로 나타낸 크기이다. 쉽게 말하면 가격의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민감하게 변하면 그 재화의 수요는 탄력적이라고 하고, 반대로 수요량이 민감하게 변하지 않을 때 비탄력적이라고 한다.


이제 선택압의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요식업 시장을 바라보았다. 일본시장의 경우 가격변화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잃어버린 30이라는 경제침체기를 겪으며 요식업계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손님이 끊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기에 한정된 원가 안에서 맛을 끌어올려 마진을 줄이고 수요를 늘려 많이 파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가격탄력성에 민감한 일본 소비자의 선택압이 작용하여 일본요식업계에서 생존전략을 강요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요식업계를 보았다. 한국에서는 가격이 올라갈 경우 오히려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스타벅스가 생각난다. 고가의 커피 브랜드라는 것이 유행하지 않던 한국 시장에서 평균 1.5~2배 비싼 스타벅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들어오게 된다. 가격탄력성이 낮은 한국의 시장 특성상 밥값과 맞먹는 스타벅스였으나, 굉장히 성행하며 2023년 현재 1803개의 점포를 가지게 됐다. 스타벅스의 성공 이후 개인카페 또한 깔끔한 인테리어를 앞세운 프리미엄 이미지의 카페가 성행하였다. 가격탄력성이 낮은 한국시장에서는 가격을 올리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좋은 원자재를 홍보하며 판매를 하는 전략을 취했다. 낮은 가격탄력성으로 인하여 맛 뿐만 아니라 가게의 분위기까지 만들어 가는 선택압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에 전혀 달라 보이는 진화와 시장경제를 바라보며 경쟁, 다양성, 선택, 그리고 변화에 대한 적응성이라는 공통된 원리를 찾을 수 있고, 서로 다른 분야에서 미래와 해결책을 엿볼 수 있다. 진화와 시장경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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