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시장의 성장

요즘 비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채식주의는 단계에 따라 플렉시테리언, 페스코, 오보, 락토, 비건, 프루테리언 등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그중 비건은 육류, 가금류, 어류, 유제품 등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거부하는 순수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이전에는 비건 식품을 전문 매장이나,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의 한 구석에서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며,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식당도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식습관 뿐만 아니라, 동물의 부산물이 포함된 상품, 동물 실험을 통한 상품을 금지하는 것도 비건 이라고 부른다. 식물성 소재나 합성 소재만을 사용한 비건 패션,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 또한 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 심지어는 비건 샴푸나 비건 물티슈까지 출시되었다. 어디서든 비건 제품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비건 제품들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단순하다. 비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채식 인구는 2008년에서 2018년 사이 10배 증가 했으며, 최근 3년간은 약 67% 정도 성장했다.

사람들이 비건 제품을 찾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윤리와 환경 문제로 인해 육류 소비에 대한 거부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엔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이산화 탄소 배출량의 18%에 해당한다고 한다. 전 세계 육식 인구가 100% 비건으로 전환한다면 음식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70%가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동물을 학대한다는 점도 문제다. 닭은 A4 용지 만한 공간에 갇혀 알만 낳고, 소는 육질을 위해 송아지 시절에 거세당한다. 마스카라의 무해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토끼의 머리를 고정한 뒤 3000회 가량 마스카라를 바르고, 멋진 옷을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의 털을 뽑고 가죽을 벗겨낸다. 이러한 진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마다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동물 학대를 하지 않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비건 제품’을 찾게 된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이다. 비건 식단은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을 중심으로 섭취하기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식이 섬유와 항산화물질을 풍부하게 섭취하여 면역력을 강화하고 만성 질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건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요요 없는 다이어트 식단으로서 비건을 홍보하며 비건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이 그 예다. 이처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 비건 운동을 활발하게 홍보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비건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시장 경제의 원리 중 하나인 공급과 수요의 상호작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윤리, 환경, 건강 등 다양한 이유로 비건 제품을 찾고 있다. 이러한 수요의 변화에 기반하여 공급자들은 새로운 비건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한다. 그 결과로 다양한 대체제들이 시장에 나오고, 경쟁이 심화한다.

초기에는 육류의 대체로서 콩고기가 있었으나, 질감과 맛이 기존 육류와 차이가 커 대중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콩뿐만 아니라 대두, 밀, 버섯 등 다양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대체육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식감과 맛이 많이 개선되었다. 육류뿐만 아니라 연어, 새우, 파스타 등의 식품도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다. 화장품 산업에서는 실험용 쥐나 토끼 대신 인공 피부와 피부 세포를 이용한 동물 대체 실험을 진행한다. 이처럼 성장한 비건 시장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다양한 비건 제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고, 더욱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소비 습관을 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