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격차, 아는 만큼 싸게 산다

권현준 / 2022-12-07 / 조회: 294

2022년, 우리나라 는 세계 평균 3배에 육박할 정도로 1인당 네트워크 기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렇다면 고도로 발전된 정보화 시대에서 모든 사람이 정보 홍수의 혜택을 누리고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정보화 시대에서 생겨난 역설적인 단어인 '정보 격차’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정보 격차란 '정보 격차 해소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보 격차는 '경제적·지역적·신체적 또는 사회적 여건으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한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회에 있어서의 차이’로 정의돼 있다. 법률까지 존재할 만큼 정보 격차의 해소에 관해서 정부는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이 정보 격차가 사람들의 소비에 있어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보 격차는 생각보다 시장 경제 사회에서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 접근성이 부족한 사람들은 (예를 들면 노인, 60대 이상)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을 비싸게 혹은 정가를 주고 산다. 물론 정가를 주고 구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보 격차로 인해 지속적이고, 지나치게 큰 가격 차이로 (비싸게) 사야만 한다는 점은 개인의 구입가 결정권에 있어서 불공평한 것이다. 즉 정보 격차는 한편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의 구입가 결정권의 폭을 늘려주지만, 정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구입가 결정권 및 공평성을 축소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예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데에 있어 정보 격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가가 매우 달라진다. 이는 흔한 사례이다. 2014년 10월 1일 단통법 개정 이후 판매자의 추가적인 보조금 지급은 불법이 되었다. 해당 법의 취지는 어떤 사람은 싸게 사고 어떤 사람은 비싸게 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였다. 공시지원금이라는 제도로 요금제에 따라서 이통3사 모두 같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이는 기존의 보조금에 비해 아주 적은 금액으로, 이동통신사만 이익을 보는 구조이다. 이는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이 맞는지 지금까지 많은 말이 나오고 있는 법안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이 있음에도, 판매자의 보조금 지급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단통법을 피해 더욱 폐쇄적인 경로로 핸드폰을 판매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단통법의 취지와는 역설적이게 정보 격차에 따라서 어떤 소비자는 핸드폰을 매우 저렴하게 구매하고, 어떤 소비자는 정상가로 구매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통신사 공직 지원금 이외에도 판매자의 조건(예를 들면 비싼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을 따르는 대가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여 정가보다 수십만 원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같은 기종의 핸드폰을 심하면 100만원 이상 더 주고 구매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는 다소 폐쇄적인 경로이므로 더 일반적인 경우를 살펴보자면, 자급제 기기는 이동통신사를 걸치지 않고 다양한 경로로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데, 이에서도 정보에 따른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A사 대표모델 같은 경우 출시가는 125만원이다.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이 가격을 주고 구매할 것이다. 하지만 소셜 커머스 C회사에서 카드 청구 할인, 자체 할인을 통하면 정가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보의 격차로 인해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이 작게는 몇만원에서 크게는 수십만원까지 차이 난다. 


이는 사치품뿐만 아니라 식료품, 옷, 생활용품 등 생필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브랜드 의류를 예시를 들자면 공식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정가를 주고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할인 정보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동일한 상품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정보화 시대 이전에도 이런 일은 분명히 있었다. 과거에 흔한 마케팅의 하나로 마트의 전단지를 가지고 가면 다양한 상품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된다. 다만 전단지만 있으면 누구든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사회적 여건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 시장 체계에서 판매자의 가격 결정권은 자유이다. 정가에 판매할 수도, 정가보다 비싸게 판매할 수도, 각종 세일을 통해 다른 판매자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판매할 수도 있다. 다만 다양한 가격 결정권, 그리고 소비자의 정보 격차로 인해 다양한 가격 중 더 유리한 쪽을 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점은 공평성에 있어서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본인이 선택하여 정가에 구매하는 것과,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정가에 구매하는 것은 큰 차이점을 지닌다. 우리 사회는 정보 격차가 사람들의 소비행위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이해하고,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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