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하다향 / 2022-12-07 / 조회: 266

오늘 아침 나는, 빈 차도 없는 택시승강장 앞에 서서 카카오택시를 두 번이나 놓치고, 요금을 더 내는 대신 빠른 확률로 배차되는 '블루’ 택시를 잡아 길을 나섰다. 블루 택시의 추가요금은 고작 500원이었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과 지하철과 버스 막차가 끊기는 새벽에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새벽에는 요금이 더 나온다는 걸 알지만, 야근을 하는 사람들, 회식을 하는 사람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가려는 학생들 등등 유일한 교통수단인 택시로, 귀가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 시간의 택시 수요는 급증했다. 그에 따라 카카오T, 우티, 타다 등 택시 플랫폼 회사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수요가 오른 건 개인 택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공급 시장은 그를 따라가지 못했다. 서울 시민들은 택시가 없다며 심야 승차난을 계속해서 호소했고 그에 따라 서울시는 연말까지 택시 공급을 늘릴 해결안을 내놓았다. 45년간 운영하던 개인택시 3부제(2일 근무 1일 강제휴무)를 전면 해제하고, 기존 00시부터 4시였던 심야 할증 시간을 22시부터 4시까지로 2시간 늘리고 심야할증료까지 최대 40%까지 올리기로 하였다. 또한 기본 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기본 거리를 2km에서 1.6km로 변경하였다. 현 체제에서 정부가 택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다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기본 요금이 오른 데다 기본 거리까지 축소시켰다며 택시까지 물가가 오른다면서 반발이 심한 반응이었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시장에 만족을 가져올 수 있을까? 택시 기사들이 할증료를 위해 노동 강도가 높은 심야 근무 시간을 늘리고, 전체 서울의 택시 수가 예상대로 7천 대 가량 늘어나고, 요금까지 오른 마당에 늘어난 공급에 맞게 수요가 알맞게 따를 것인가?


사실 이러한 서울시의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은 정부의 개입으로 일어난 예측된 결과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관계자들이 택시 업계를 떠난 것을 알고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택시 요금을 붙잡아 두고 관계자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또한 고령층이 많은 직업 특성상 특히 심야 시간 공급은 더더욱 부족하게 된 것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심야 승차난이 일어났고, 다시 정부가 해결하려 개입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가격규제로 인한 정부실패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4년 10월, 정부는 휴대폰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일명 '단통법’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이는 현재 통신시장에 변화를 주지 못했고, 소비자들의 이익만 침해한다는 평가만 남았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은 어떤 방식으로든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는다.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에 의해 공급과 수요가 결정되고, 시장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어야 한다. 가격의 변동은 시장이 안정화 시킬 것이고, 경쟁의 과열도 시장이 안정화 시킬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택시 업계를 가격 조정의 측면만이 아닌 좀 더 폭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한다. 가령, 흔히 볼 수 있는 숙박업소 예약 어플처럼 소비자들이 택시 회사들의 가격을 비교하고 실시간 배차가능택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플이 생긴다면, 택시 업계의 체계는 완전히 바뀔 것이다. 상품의 차별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시장 내 경쟁이 촉진될 것이다. 내가 오늘 아침 탄 카카오T의 '블루’도 차별화를 두고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정부’란 불필요한 존재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정부의 개입 없이도 시장 내에서 가격이 변동하는 것. 시장 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경쟁이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이고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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