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과 정

최시훈 / 2022-12-06 / 조회: 519

당근마켓과 정


필자는 최근 갖고 싶은게 생겼다. 자취도 시작했겠다, 집에서 편하게 게임을 하고 싶어 게이밍 컴튜터가 욕망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사고자 하니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2022년 인터넷으로 버튼 몇 번만 하면 뭐든 구할 수 있는 이 시대에, 2021년 기준 가구 내 컴퓨터 보유율 73,6.인 이 시대에 컴퓨터 구하는게 어렵다니,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컴퓨터는 다른 제품과 달리 완제품을 사는게 딱히 선호되지 않는다. 각자 용도도 다르고 물건 자체가 고가이다 보니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필요한 사양에 따른 조립식 컴퓨터 구매를 선호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에 그러한 전문지식이 없다. 그건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컴퓨터를 살 방안을 찾다보니,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당근마켓이 눈에 들어왔다.

당근마켓에서 컴퓨터를 찾아보니, 가격이 정말 다양했다. 물론 사용감이나 판매자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긴 하지만, 훨씬 고사양인 타 컴퓨터에 비해 사양이 떨어지나 가격이 배로 비싼 것도 있고, 제품의 하자가 걱정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 또한 기본적인 사양을 체크할 수 있는 지식과, 현 시세를 바라 볼 수 있어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이용자도 있을 것이고, 손해를 보며 판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정한 시장이 중고거래 점유율 93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일까.


당근마켓은 대체로 경쟁자가 없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시장이기 때문에 꾸준한 공급을 하는 판매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지역별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제품을 파는 타인은 적을 것이고, 심지어 중고제품이기에 제품의 사용정도나 하자 유무까지 동일한 제품은 찾기 힘들 것이기에, 경쟁자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경제의 기본은 경쟁이다. “애던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각자의 이익을 위한 경쟁은 기본적인 시장거래 가격을 책정하게 되고, 시장을 유지하게 한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는 독점적인 판매자가 폭리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이와 다르다. 당근마켓의 제품들은 대게 중고거래 최저가를 유지하고, 심지어는 무료 나눔마저 성행한다.


상업의 기본은 제품을 원가보다 높게 팔아 그 차액으로 이윤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시장이다. 전문적인 판매자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일반적인 사람이고 상업을 업으로 하는 사람 또한 일부에 머물 것이다. 이는 당근마켓의 판매자들의 목표는 대부분 제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보단, 자신이 갖고 있는 제품을 처분하여 급전을 마련하거나,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을 돈으로 교환하는데 있다. 그래서 당근마켓의 시세는 대부분 최저가나, 원가보다 저렴한 시세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 시세가 정해지지 않은 시장이고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래서 이런 시세가 정해지지 않은 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많다. 그러한 사람들은 이러한 시장에서 폭리를 취할 것이고, 이들이 늘어나면 당근마켓 시장의 거래신뢰도는 급감하게 될 것이다. 허나 당근마켓은 그러한 위험을 이겨냈다.


바로 당근마켓이 도입한 매너온도 덕분이다. 당근마켓 운영진은 당근마켓 거래 시장의 일종의 정부 역할을 한다. 당근페이를 도입하여 거래신뢰도를 상승시키고, 거래시 사기를 쳤던 이용자는 정지를 시키는 등 최소한의 정부 역할을 하며 거래 개입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소비자는 거래 자체에 대한 신뢰는 가질 수 있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는 갖기 힘들다. 실물 시장과 달리 실물을 보기도 어렵고, 판매자에 대해서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 당근마켓의 매너온도가 역할을 다한다. 


당근마켓에서의 거래 이후 상대방은 서로의 매너온도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또한 이 온도는 거래시 모두에게 고지된다. 이에 거래 상대방들은 제품보다도, 제품을 파는 판매자를 신뢰하고 거래한다. 현실의 시장경제와의 또다른 차이점이다. 


또한 위에서 말했듯 당근마켓엔 무료 나눔 또한 있다. 무료나눔에는 처분에 비용이 들거나, 돈을 받고 팔기엔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지역사회와 연결되고자 하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시장이 아닌 지역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서, 현대 시장보다는 좀 더 인본주의적인 경향을 띈다. 이는 사람들이 단순히 “중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 보다 “사람과의 거래”를 위해 당근마켓을 이용한다고도 볼 수 있다.


다가오는 이번 주말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러 백화점을 가지 말고, 사람과 거래하러 “당근마켓”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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