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치킨의 유쾌한 반란

최윤섭 / 2022-12-06 / 조회: 407

최근 프렌차이즈 치킨 가격과 배달비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배달비를 감안하고 치킨을 시켜 먹는 친구들에 비해 가격이 부담되어 치킨을 포장하거나 아예 먹지 않는 친구들의 비율이 부쩍 늘었다. 확실히 가격이 2만원에 가깝게 오른 뒤로는 치킨을 한번 시키는 것도 큰 부담이 되어, 치킨을 먹고 싶을 때면 참거나 되도록이면 포장해오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던 와중, 출시된 것이 당당치킨이다. 반값 치킨이라고 불릴 만큼 싼 가격은 나처럼 지금의 치킨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평소 치킨을 시켜 먹던 친구들도 혹할 정도였다. 그래서 같이 사러 다녀오기도 했는데, 당당치킨은 어떻게 이 정도로 급부상할 수 있었을까?


직접 먹어보기 전에는 가격이 가격인지라 맛과 양이 많이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먹어보니 가격 대비라는 말을 빼더라도 상당히 준수한 퀄리티로, 프렌차이즈 치킨에 밀리지 않는 맛과 양을 가지고 있어서 놀랄 정도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프렌차이즈 치킨에 떨어지지 않는 품질과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이 당당치킨이 출시되자마자 급부상한 이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럼 당당치킨은 어떻게 반값이라 불릴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었을까? 당당치킨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된다. 당당치킨을 목적으로 대형마트에 방문한 소비자들 중, 이왕 마트에 온 김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우리는 이것을 미끼상품이라 부른다. 미끼상품으로 마트 방문자는 늘어나고, 소비자는 미끼상품만 구매하지 않는다. 당당치킨이 가격을 낮춤으로써 미끼 상품의 역할을 하고, 마케팅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유통비용 또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프렌차이즈 치킨 업체는 어쩔 수 없이 닭 도매기업-본사-가게의 유통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닭 도매기업-마트로 유통과정을 축소시킬 수 있고, 이렇게 감소된 유통비용은 생산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로써 당당치킨은 우리에게 반값치킨으로 찾아올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이것만으로 당당치킨이 이렇게 급부상할 수 있었을까? 물론, 가격경쟁력은 시장경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가격의 차이 없이 당당치킨과 프렌차이즈 치킨 중 무엇을 먹을래? 라고 물었을 때는 당연히 프렌차이즈 치킨을 선택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일 것이다. 그렇기에 또 다른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반발심이다. 얼마 전, 치킨 프렌차이즈 업체 회장의 치킨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는 발언이 크게 화재가 되었다. 이 발언은 이미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과 반발심을 주었고, 아직은 프렌차이즈 치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이 발언으로 인해 지불 용의가 떨어졌을 것이다. 때마침 출시된 것이 기존 치킨의 반값인 당당치킨이기에 이 거부감, 반발심이 당당치킨의 구매로 이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프렌차이즈 치킨 대비 당당치킨의 희소성과 SNS의 발달이다. 프렌차이즈 치킨은 어디서든 배달 앱만 열면 주문할 수 있는데,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당당치킨은 그렇지 않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포장해야 하고, 그 매장이 대형마트이기에 매장의 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포장에 필요한 암묵적 비용과 더불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적은 매장 수에서 비롯되는 희소성 또한 존재하고, 이를 SNS가 더욱 확산시켜 준다.


SNS의 발달은 이 희소한 자원을 얻은 사람들이 이를 과시하고 자랑할 수 있게 만든다. 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데, 이것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몇 년 전 있었던 허니버터칩 열풍이다. 당시, 허니버터칩은 새로 출시된 맛이라는 점에서 당당치킨과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만으로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설명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아무 편의점에서나 구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허니버터칩을 먹어보지 못한 이들의 호기심, 상대적 박탈감이 인기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당당치킨이 급부상한 이유는 맛과 양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반값이라는 가격경쟁력, 치킨 가격을 더 올리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심, 상대적 희소성과 SNS의 발달에 따른 호기심,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인기가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이라 생각할 수는 없다. 반발심은 점차 사그라들 것이고, 희소성과 호기심, 상대적 박탈감은 당당치킨을 먹어본 사람이 늘어날수록 점점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과 소비자의 지불용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치킨을 배달시키기에는 부담스럽고 대신 포장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당당치킨은 좋은 선택지로 꾸준히 소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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