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앞당긴 더 멋진 신세계: 경쟁과 혁신의 디스토피아 뒤집기

정보경 / 2021-06-09 / 조회: 862

공각기동대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영화 매트릭스는 어떠한가? 20세기에 제작된 이들 영화는 미래를 매우 혼란스럽고 암울하게 그리고 있다.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지만 극심한 빈부격차 때문에 그 혜택을 입는 사람은 소수이다. 컴퓨터와 직접 연결된 뇌는 인간의 지적능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지만 해킹의 위협에 시달린다. 도로와 도로 위의 차량 역시 완벽하게 연결되어 시스템으로 통제되고, 사회의 구성 성분으로만 프로그램화된 사회구성원들은 어쩐지 생기가 없다. 과연 이 디스토피아적 결말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실현될까? 


코로나 이후 학교도 회사도 가기 어려워지면서 원격 교육, 원격 근무가 시행되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시행으로 대면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서 청소, 배달은 물론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로봇까지 등장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의 압도적인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믿기 어렵게도 이 모든 것은 단 1년 만에 이루어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직전에는 세계적으로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이 둔화하여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를 특징으로 하는 3저(低)시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다국적 대기업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운데, 자원의 재분배는 완벽하게 실패하고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장기 불황에 대한 공포가 은근히 퍼져있었다.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던 순간, 전염병은 단번에 상황을 반전시켰다. 


원격으로 통상적인 회사 업무, 학교 교육, 의료 행위를 하기 위하여 확장된 클라우드 환경은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들에게 엄청난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전염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산업혁명 이후 인간 문명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화석연료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가 되었다. 이에 친환경 에너지, 재생 에너지 분야는 전에 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뿐인가? 더 강력한 에너지원에 대한 열망은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달로 향하게했다. 


아직도 원격 근무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떨어뜨린다든가, 원격 교육이 이어져 학생들의 사회성이 염려된다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원격 근무는 효율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직원의 역량 평가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원격 교육은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학교 폭력 등의 문제에서 벗어나 오로지 교육의 본질 그 자체에만 집중하여 개인의 성장과 계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 무엇보다도 통근, 통학에 소요되는 시간과 각종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남는 시간에 사람들은 무엇을 하게 될까?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가꾼다. 코로나로 인하여 크게 매출이 늘어난 회사들은 모두 이러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취향과 기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테리어, 운동복, 콘텐츠 제작과 같은 분야는 이전에는 두드러진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분야였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미래에는 인간이 기계와 다름없이 살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도 기술은 인간을 소외시키고 인간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시스템의 일부로 전산망을 부유하게 되리라고 비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 바로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여 만든 시장경제의 파괴적인 힘이다. 위기 상황이야말로 위대한 사업이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수요가 폭발적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의 효율성은 경쟁을 핵심원리로 한다. 기업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판을 뒤집어엎는, 이른바 파괴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나아가 인류에게 더욱 넓은 세상을 열어준다. 지난 세기 비관론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보 기술의 혁명은 인간의 내적인 삶과 외적인 삶 모두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지금 두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있다. 경쟁과 혁신은 고되고 기나긴 노동에 매여 있던 인간에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부여하고 있다. 시장경제와 기술 혁명의 경쾌한 왈츠는 인간 삶의 무대를 확장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더욱 인간으로서 살아가게 한다. 그야말로 <더 멋진 신세계>의 뒤집기 한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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