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상품, 코로나19시대의 영웅

신범호 / 2021-06-09 / 조회: 629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어서 했을 뿐인데요?’ 

tv 뉴스의 말미에나 보도되는 아찔한 사건 사고 현장에서의 미담 사례의 주인공들이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는 기자에게 어색한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건네는 한결같은 답변이다.  사선을 넘나드는 긴박함과 치열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영웅들의 표정과 대답은 늘 담담하다. 네이버 같은 인터넷 포털의 누리집 우측 중간쯤 눈에 잘 띄는 쇼핑 기획 코너에는 대부분 번뜩이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소개되곤 하는데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도전적인 문구로 읽는 이의 호기심마저 자극하기 일쑤다. 예를 하나 든다면 ‘이런 거 본 적 있어?’라든가‘몰라서 못 샀지?’와 같은 광고 카피가 마치 오래 사귄 친구 간에 약이라도 올리는 듯한 어투다.


코로나19가 삶의 환경과 형태를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린 오늘날, 무신경과 무관심이 당연시되는 이 시대임에도 이 시각, 누군가는 어디에선가 자신의 일을 제쳐둔 채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고 있으며, 어떤 이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로 전에는 없던 기가 막힌 생활용품을 탄생시켜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방역을 위한 거리 두기와 영업시간제한으로 서민을 직접 상대하는 시장 경기가 바닥을 치고, 체감 지수 또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누구나 할 거 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중에도 증권 거래와 비트코인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상 현상마저 보여준다. 혼 밥과 혼술이 새로운 생활패턴으로 자리 잡아가는 와중에서도 립스틱효과는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음을 느낀다.


경기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람들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사치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을 찾는다는 경제학 용어인 립스틱 효과. 경제 대공항인 1930년대 산업별 매출 통계를 근거로 이코노미스트들이 만든 말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빚어진 거리 두기, 영업제한 등으로 야기된 오늘날과 같은 시장 여건에서는 반드시 립스틱이 아니더라도 매일 마시는 고급 커피 한 잔일 수도 있고, 초콜릿 한 조각으로도 품위유지를 하기 위한다면 그 또한 립스틱효과라 말할 수 있겠다.  


경기 위축에 따른 중저가 선호 소비패턴이 노골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른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덩달아 변하는 건 당연한 수순임이 분명하다. 기업들의 생필품 가격 하락의 시대가 시작되어 이른바 싼 것들의 전성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며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시장에서도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활발해질 거라는 예측이다.


이 같은 경기 침체기에 나타난 틈새시장의 영웅이 바로 중저가의 아이디어 상품이라 여겨진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는 말 그대로 불황을 타개하는 첨병이라 해도 좋을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상품의 등장이야말로 침체된 시장 경기를 되 살려줄 신호탄으로 여기고 싶다.

개당 5만 원 안팎의 저가이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품들의 군웅할거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눈앞에 전개되는 시장 환경이 악화되어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치밀하게 변신을 거듭하며 소비자의 이성과 감성을 함께 자극하여 지갑을 열게 하는 아이디어 상품들과 마케팅 기법들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러 나가면서 잠들려는 시장을 불타오르게 하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코로나19 시대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유통 전문 기업은 물론 일류 브랜드 기업들도 PB(Private brand)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품들로 구성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불황기의 소비 패턴이 양극화보다는 저가로 빠르게 전환하기 때문이며 일류 브랜드 기업들도 저가 시장의 확대를 경험한다는 진단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보이고 있음이다. 우리의 시장경제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혼란 속에서도 의연하고 꿋꿋하게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은 틈새시장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의 꾸준한 개발과 판로개척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장악하려는 영웅들의 노력과 집념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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