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이 정말 운일까?

김희원 / 2020-12-08 / 조회: 968

최근들어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이 유명브랜드와 콜라보를 해서 만든 제품이나, 패션브랜드와 협업을 해서 만든 운동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운동화들은 누구나 매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발매수량이 한정적일뿐만 아니라, 발매되는 매장 수도 적기 때문에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누구나 소유하기는 힘들다. 이런 운동화를 구입하는 방법은 미리 발매일정에 맞춰 매장 앞에서 전날부터 밤을 새가며 줄을 서서 사는 '캠핑’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뀌었다. 인터넷 상으로 먼저 응모를 하여 당첨된 사람만 구매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남들보다 부지런하다면 구매를 할 수 있었던 상품이 지금은 순전히 '운’에 의해서만 결정이 난다.


바뀐 방식의 구매방법은 장단점이 존재한다. 장점으로는 시간제약이 있거나 장소의 제약이 있는 사람들도 평등하게 구매를 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지인들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응모를 해서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소위 '리셀’이라고 말하는 행위이다. 신발을 사서 수집용으로 가지고 있거나 실착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허나 문제가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는 신발을 수집하지도, 실착하지도 않는 사람이 단지 리셀을 통해서 쉽게 돈을 버는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남들보다 운이 조금 좋아서 당첨이 되었을 뿐인데 20만원정도 하는 운동화를 몇백만원에 다시 팔아 수익을 챙기는 행위는 운동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정말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셈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쉽게 돈을 벌기를 원한다. 똑같은 노동을 해도 남들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고, 남들보다 적은 노동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한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매일 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은 욕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전부 노동을 하지 않고, 단순히 운에 의해서만 소득을 얻으려 한다면 제대로 경제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을 통해서 소득을 얻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운이 없어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속마음은 그렇지만, 모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일을 많이하고, 경쟁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한다. 그렇기에 경제가 유지되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단순히 신발을 리셀하는 사람들을 요행만 바라고 언젠가는 경쟁에서 도태될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리셀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는 새로운 신발이 발매되면 그 신발의 가치를 남들보다 빨리 알아보고, 높은 가격에 매입해서 본인이 구매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다시 판매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물건의 가치를 파악하는 식견이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들이다. 만약 리셀러가 본인이 구매한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신발을 구매하려고 들인 노력에 비해서 다시 판매를 할 때 그 값어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결국 리셀러들도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며 남들보다 상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단순히 리셀러들이 요행만 바라고, 손쉽게 소득을 얻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도 상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 노력의 강도를 어떻게 보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없이 정말 단순하게 물건을 구매해서 그것을 가격을 더 붙여 되파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언젠가는 벽에 막힐 것이고, 그들도 이러한 행위는 부질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저 사람은 왜 쉽게 돈을 벌지?’, '저 사람은 왜 투자를 잘할까?’, '운도 좋네.’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이면에 담긴 그 사람의 노력을 폄하하는 말들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긴 하지만 특정 사람만 계속해서 운이 좋을 수는 없고, 또 일이 잘 안풀리는 사람들도 운이 항상 나쁘지만은 않다. 운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누구에게만 편향적이지 않고, 오히려 공정한 것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제3자의 관점에서는 타인의 노력의 형태나 강도를 제대로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따라서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기 보다는 어떻게 그 사람이 편하게 소득을 올리는지, 많은 소득을 올리는지 연구하고 탐구하며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연구하고 분석하다보면 언젠가는 깨달음을 얻고 다른 형태로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가 분명히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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