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곧 텔레비전

정희제 / 2020-06-11 / 조회: 625

교사의 질문에도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교실. 온라인 강의가 한창 진행중인 교실의 모습이다. 학생들은 녹화된 영상 또는 실시간 강의를 통해 학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말 대신 채팅창으로 교사와 소통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온라인 학습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를 이용한 실시간 강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유튜브는 사용자를 가리키는 'You'와 텔레비전의 별칭인 ‘Tube'의 합성어이다. 즉, “당신을 위한 텔레비전” 또는 “당신이 곧 텔레비전”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완전경쟁시장처럼 보이던 유튜브 플랫폼은 끊임없이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내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미디어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만들어진 지 15년이 넘은 플랫폼이 최근 들어서 거대 시장을 형성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원리일 것이다. 플랫폼 출시 초창기에는 영상이 많이 게시되지도 않았을뿐더러 그것을 찾아보는 이용자 수 또한 극 소수였다. 구글(Google)의 혁신과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영상의 공급이 증가함과 동시에 유튜브 이용자들의 수요가 급증하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양질의 컨텐츠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영상의 질을 높이기 위해 크리에이터는 1인 미디어가 아닌 분업화체제를 채택했다. 하나의 수준 높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편집팀, 촬영팀, 기획팀, 연출팀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분업을 하는 모습이 마치 영국 초기 산업혁명의 분업화 모습을 연상케 한다. 2000년대 초반 말로만 듣던 UCC가 이렇게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크리에이터들 간 경쟁의 동기는 무엇일까? 유튜브 시장이 하나의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크리에이터는 어떤 상품을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영상을 볼 권리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터는 사람들이 영상을 시청함에 따라 생기는 조회수와 광고시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영상 이용자들은 아무런 비용 없이 양질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이전에 없었던 창조된 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창조경제가 활성화 되는 원리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사적 이익(self-interest)추구이다. 크리에이터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용자 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수준 높은 영상들을 요구한다. 시장참여자들의 사적 이익의 추구가 디지털 경제를 형성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처럼 유튜브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공급자의 효용(utility)을 극대화 시키며 시장경제체제의 순기능을 온전히 발휘하고 있는 대표적인 형태이다. 흥미로운 점은 스미스가 우려한 독점이익의 사적 추구가 성숙한 소비자들에 의해 자정작용을 통해 통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유튜브는 플랫폼 자체의 규정에 의한 통제 없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부적합한 컨텐츠는 자연스레 경쟁에서 밀리고 최소한의 규정으로 운영이 되는 ‘야경국가’인 셈이다. 


이처럼 유튜브 시장은 기업이 아닌 경제주체들의 자유경쟁에 의해 형성된 경제이다. 최근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OTT와 관련한 통합방송법 규제와 관련한 뜨거운 논쟁이 진행 중이다. 유튜브는 통합방송법을 적용받을 여지는 존재하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유튜브는 서비스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보장되는 플랫폼이다. 과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함부로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튜브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보면 자정작용을 통해 대부분 걸러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유튜브에 규제를 가하면 자유경쟁을 침해하여 온라인경제 발전이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숙한 소비자들을 믿고 크리에이터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면 온라인경제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현대사회 속 하나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 가는 것 같다. 산업혁명은 맬더스적 세계를 벗어나게 해주었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급속도로 향상시켜 주었다. 특히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임금, 탄광지역의 값싼 에너지 등 영국만이 가지고 있었던 특징 덕분이었다. 어쩌면 비()대면 경제, 디지털 경제가 떠오르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IT강국인 우리나라가 그 다음 산업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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