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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자유와 경쟁으로 답을 찾는다

문지현 / 2022-05-16 / 조회: 244

“문 앞에 놔뒀습니다.” 배달 도착 문자 한 통에 배고픔이 금세 설렘의 기쁨으로 바뀐다. 오늘도 배달 음식을 통해 고단한 하루에 지친 스스로를 위로한다. 모두 이러한 경험이 한 번쯤, 아니 그 이상 있을 것이다. 쉴 틈 없이 쌓이는 과제에 지친 학생도, 상사의 꾸지람에 주눅 든 직장인도, 쓸쓸한 타지 생활에 외로운 자취생도. ‘배달 음식’은 일상 가까이서 우리를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세상은 점차 배달 한 번 시켜 먹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지출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세계 곳곳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밥상 물가가 크게 올랐다. 이에 더해 소비자들을 눈물 흘리게 하는 것은 급격하게 오른 배달비이다. 배달 앱에 들어가 보면 배달비가 3,000원 이하인 가게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배달비는 눈에 띄게 수직 상승했다. 과거 ‘배달비’라는 개념이 없었던 시절을 이젠 상상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야식을 시키려 배달 앱 세상을 유영하고 있던 나는 8,000원짜리 파스타 가게에서 배달비가 6,000원인 상황에 경악했고, 자연스레 ‘배달비는 왜 이렇게까지 오르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플랫폼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있었다.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플랫폼 기업들의 영업 방식은 한결같다. 처음에는 무료나 낮은 가격, 갖가지 할인 행사 등으로 이용자들의 환심을 사서 소비자 의존도가 높이고,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이 확보되면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서비스 가격을 올려 본격적인 수금에 나선다. 이것이 플랫폼 기업들의 전형적인 영업 방식이다. 현재까지 국내외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과거에 구글과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랬고, 지금의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가 그러하다.


나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의 영업 방식을 실제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2020년 8월 무렵의 일이었다. “딸랑딸랑” 손님의 방문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재빨리 입구를 쳐다보면서 외쳤다. “어서 오세요!”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곳에는 말끔하게 정장을 빼 입은 샐러리맨이 서 있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쿠팡이츠에서 나왔습니다.”라며 친근하게 다가온 그 사람은 쿠팡이츠 마케팅 담당자였다. “저희는 이미 배달의 민족이랑 요기요를 써서요. 괜찮습니다.”라고 하며 돌려보내려는 사장님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매장을 나서기 직전까지 “저희는 배민, 요기요랑 다르게 단건 배달만 합니다. 써보시면 고객님들이 더 만족하실 거예요.”라며 사장님을 설득하던 담당자분의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당시에는 “배민과 요기요가 이미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데 뭐가 달라질까?”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2022년 현재 한국의 배달 시장을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함께 쿠팡이츠 이렇게 3사가 과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쿠팡이츠의 전략이 통했음을 알 수 있다. 더운 여름날에도 홍보를 위해 일대 모든 매장을 일일이 방문하여 점주 이용자를 늘리고, 갖가지 할인 혜택과 낮은 수수료로 고객 이용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쿠팡이츠는 배달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다.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보 후 일제히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중단하고 본격적인 수금에 나선다. 그 방법이 수수료와 배달비 인상이다. 어떻게 보면 배달비 인상이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에게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높아진 배달비로 인한 이익은 모두 플랫폼 기업의 호주머니를 채운다. 점주가 플랫폼에 납부해야 할 배달비는 건당 6,000원이 되었고, 기존에 1,000원이었던 플랫폼 이용 수수료는 매출의 6.8%(배민), 9.8%(쿠팡이츠)로 훌쩍 뛰었다. 결국 배달비 인상에 점주와 소비자의 부담만 증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정부가 치솟는 배달비를 잡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정책에 회의적이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면 그 속에서 균형이 자연스레 생겨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상이 바로 ‘자유방임주의’이다. 자유방임주의에 의하면 개인의 경제활동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국가의 시장 흐름 개입을 최소화한다면,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 즉, 가격에 의해 자연스레 균형을 찾아간다.


실제로 치솟는 배달비에 소비자들은 이미 각자만의 해답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포장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콜택시를 통해 음식을 받으니 기존 배달비보다 500원이 싼 가격에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는 후기가 SNS에 공유되기도 하였고, 같은 지역에 거주 중인 주민들끼리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음식을 공동 구매하여 배달비를 아끼는 등 배달비 인상에 맞춰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 부담이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이는 결국 수요의 감소로 이어져 자연스레 배달비는 시장에 의해 조정될 것이다. 실제로 배달 플랫폼 3사가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배달비를 인상한 뒤 3개월간 3사 배달 앱 이용자 수가 107만 명이 감소했고, 점주들 사이에서도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비와 수수료를 낮추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이 조정되는 것이다.


현재의 배달비 폭등 현상 또한 균형을 찾아가는 조정 과정 중 하나이다. 배달비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의 급증과 플랫폼 기업들 특유의 수금 전략이 맞물려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그 속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는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시장은 때때로 불안정하지만, 서서히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찾아간다. 지금의 불안 또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해소될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시장은 자유와 경쟁으로 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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