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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와 교환의 마법, 과외시장에서 살아남기

박준수 / 2021-12-20 / 조회: 1,262

대학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필자에게 다가온 시장경제는 ‘대학생 과외’였다. 과외는 시장경제의 핵심에 있는 재화를 마련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시장경제를 왜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주고, 나아가 시장이라는 마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대학생에게 있어, 과외는 꽤 매력적인 시장이다. 학교를 다니며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중 가장 고소득의 노동인 것도 그렇지만 체력이 좋지 않았던 필자로서는 육체적 노동이 아니라 지식의 전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었다는 사실이 도전해보고 싶은 일로 다가왔다. 과외는 대우를 받는 일이기도 했다. 선생님이라는 이름하에 존중을 받을 수 있었고, 때로는 학생의 멘토로서 존경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가르친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받거나, 대학 합격을 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성취감이 생기고 큰 보람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많은 장점을 가진 직업이기에 대학생 입장에서 과외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시장 안에서의 전략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세울 필요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학생 과외는 충분히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문교습인력과 비교하여 대학생 과외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고, 학원과 달리 소비자가 원하는 과목에 대해 소비자의 수준에 따라 맞춤형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과외만의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최근에 입학한 ‘따끈따끈한’ 경험으로 대학진학을 고민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있다는 점은 대학생 과외가 갖는 매력이다.


그럼에도 대학생 과외는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분명 시장경제 체제하에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수요와 대학생이라는 노동자의 공급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과외의 특성상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아 공급자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대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수업의 질이나 컨텐츠 또한 천차만별이다. 설령 과외가 질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수업의 방식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면, 대학생 과외의 효용은 감소할 것이다. 더욱이 정량적인 지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특성도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린 과외 선생님의 정량적인 지표를 주되게 평가할 수 있는 요소는 소위 학벌이라 부르는 서열화된 대학간판이지만, 소속 대학과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외를 하고 싶은 대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시장경제 체제하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견하고 ‘특화’와 ‘교환’의 이익을 활용한 것이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특화하고 소비자의 요구와 교환을 하는 방식인데,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서로가 이득이 될 때 교환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비교우위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이를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점에 있었다. 이를 활용하여 수업을 특화하였는데, 수학은 역사와 수학의 공식이 활용될 수 있는 스토리를 가미하여 스토리 중심으로 수업을 만들었고, 영어는 철학적 지식을 곁들이고 논리적 추론 방식을 도입하여 심도깊은 토론수업을 병행하였다. 즉, 소비자가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넘어, 재미와 다양한 지식까지 함양할 수 있는 복합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고객감동을 목표로 계획을 짰다. 학생들은 낯설어 했지만 곧 호기심이 되었고, 재미가 되었고, 실질적인 지식 축적과 성적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그 대가가 공급자인 필자에게 재화로 돌아왔음은 물론이다. 만일 필자가 수업을 특화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특화된 내용을 어필하지 못했다면 소위 스카이 대학 선호의 과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공급자인 필자와 소비자인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라도 얻을 수 있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은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시장경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특화와 교환의 이익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결실이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형성의 조건이 만들어졌을 때 소비자와 공급자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고, 무한한 경쟁이 시작되지만 특화가 이루어지고 그 특화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소비자 감동으로까지 나아갈 때만이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어쩌면 시장경제는 마법과 빗대어질지도 모르겠다. 소비자가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혹자는 과외를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을 미리, 또는 다시 배울 수 있는 보충수업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고, 싸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공급자인 과외교사가 대학생 특유의 창의적인 도전 정신과 발랄한 문제의식으로 학교 수업 너머의 새롭고 깊이 있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과외는 보충 수업의 의미를 벗어나 새로운 공부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수업의 역할이 축소되고, 대학생 입장에서도 학비를 마련할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과외는 양쪽 모두가 윈윈하는 큰 마법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특화’와 ‘교환’을 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비교우위를 특화하고 학생에게 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선 겉으로 드러난 네임벨류에만 중심을 두기 보다는 과외교사의 어떤 장점에 재화를 교환할 것인지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소비자와 공급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이 일어날 때 대학생 과외는 좋은 대학 들어간 사람에게 맡기면 성공할 수 있다는 편협하고 근거도 약한 인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과외 시장의 규모가 작지 않고 앞으로도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 분명한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편한 수단이나 선행학습 보충학습 정도로 의미가 축소된다면 과외에 지불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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