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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환경을 살리는 시장경제

장윤영 / 2021-06-09 / 조회: 1,347

시장은 과연 환경의 적인가?


아토피로 몸을 긁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는 밤이 많았던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열렬한 자연수호자였다. 그리하여 환경과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섭렵하는 학창시절을 지나왔다. 고등학교 재학 중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존 벨라미 포스터의 '생태계 파괴자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대규모 환경 파괴의 원인이라는 작가의 주장에 읽는 내내 고개를 주억거렸다. 기업의 행동 동력은 윤리가 아니라 이윤추구, 즉 자본의 흐름이니만큼 자유에 기반한 시장경제와 자연 수호는 결코 공존할 수 없는 가치라 굳게 믿었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인류 전체를 위해서라면 자본주의는 기꺼이 양보해야 할 것이라는 독후감으로 교내에서 굵직한 상을 받기도 했다. 몇 년이 흘러 교사가 되고, 미세먼지에 야외활동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투덜거림을 온 몸으로 받아내면서 대기 질과 오염된 환경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지지하는 지성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내가 환경수호자로서의 나의 성장일대를 참으로 길게도 나열한 것은 뒤에서 말하고 싶은 충격적인 이야기 때문이다. 올해, '적어도 환경 측면에서는 자본주의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올해 부서졌고 이 과정은 서너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내가 십여 년간 만리장성처럼 쌓아온 '에코프렌들리’하고 '선한’사람이라는 자부심은 사실은 모래성이었던가? 그 첫 굴삭기 가동은 첫 주식투자 '테슬라’였다. 

 

“테슬라가 길에 아직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주가는 치솟네?”

“윤영아, 너 테슬라가 자동차 팔아서 돈 버는 것 같아?” 


남들 따라 얼결에 사버린 미국의 전기차 주식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그저 싱글벙글하는 나에게 남자친구가 말했다. 테슬라가 올해 첫 흑자를 기록한 이유는 다름 아닌 탄소배출권 때문이라고. 탄소배출권? 환경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도록 하면서 오히려 환경이 보호되고 있다니. 손으로는 검색을 하고 귀로는 듣던 그 대화의 충격은 가히 학창시절 환경오염으로 녹아가는 빙하며 죽어가는 북극곰 영상을 접했을 때의 충격에 비견했다. 만약 국가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배출권을 거래하기보다 업체별 배출량을 규제하였다면 소비자는 대형자동차를 선택할 당연한 권리를 박탈당하면서, 동시에 자동차 생산량의 전반적인 감소로 인한 차량가격의 상승으로 개인 가계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때에 자동차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첫째, 배출권 규제 하에서 제한된 수익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둘째,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것인인지. 전자는 미래가 없고 후자는 파산할 가능성이 크기에 기업은 합리적인 선택이 불가능해진다. 기업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 국가가 애초에 예상한 배기가스 감축 역시 실패할 것이 명약관화. 개인소비자의 피해와 기업의 실패가 국가의 후퇴 그리고 미래세대의 좌절로까지 악순환 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상상해보자. 만약 사회주의에서라면 어떨까? 국가가 계획적으로 환경을 관리한다면 자연이 잘 보존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는 사실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냉전 시절 소련의 바이칼 호수 오염이 명백한 반증일 것이다. 물론 발달이 더 이루어진 미국의 전체 환경 오염량은 소련에 비해 많았을 수 있으나 소련의 산업 활동이 자연을 '유린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더욱이 이런 사회에서는 빅브라더가 모든 것을 통제하기에 환경오염을 방지할 시장의 장려책 역시 전무하게 된다. 공평과 보호라는 명목 하에 비효율성이 일상이 될 것이며 성장하려는 인간 본능을 억제한 사회 속에서 개인 삶과 자연이 동시에 낙후된다. 다시 말하면 모든 부분에서 계획적이고 공평하게 후퇴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개개인이 자유의지를 가질 때에 큰 흐름이 생겨난다. 요즈음 소위 '힙한’ 문화로 대변되는 SNS 대세흐름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린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ESG (environmetal, social, governace) 기업이 흥하면서 생겨난 수많은 유행을 돌이켜본다. 내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할인혜택이 있다는 세계적인 모 커피회사의 로고 앞에서 '용기 내 챌린지’ 해쉬태그를 건 인플루언서들의 사진이 수백 장씩 업데이트 되고 있다. 당신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친환경 소재의 패키지를 활용한 기업을 소개하는 문장이 쉴새 없이 트윗 되고 있다. 합리적 소비의 주체들인 중장년층부터 과시욕구가 크고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이런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거나 향유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공존과 상생의 미래 역시 끌어당기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데에는 센 태풍이 아닌 따뜻한 햇살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세고 따뜻한 손길을 외면하는 개인은 없으리라. 인생의 반절 가량을 자유로운 시장은 환경의 적이라는 편견 속에서 살아온 환경수호자가 부끄러움 속에서 시장은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환경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임을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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