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를 가할수록,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시장원리

김영석 / 2021-06-09 / 조회: 1,087

1919년 1월에 비준된 미국 수정헌법 제18조에는 매우 특별한 조치가 들어가 있었다. 바로 전국 ‘금주법’ 시행 조치였다. 미국 영토 내에서 알코올 음료를 양조·판매·운반·수출입을 금지하도록 한 법률안이 발효된 것이었다. 해당 법안은 맥주를 만드는 독일에 대한 반감, 전시의 식량절약, 종교 근본주의가 한데 뭉쳐 생겨난 작품이었다. 그러나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금주법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는 굉장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금주법이 시행되었던 1920년대에는 이른바 무법의 10년, 광란의 20년대라고 불렸는데 이 짧은 기간 동안 술을 밀수·밀매하는 갱단이 활개를 쳤다. 가장 유명한 밀수업자는 여러분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마피아 ‘알 카포네’이다. 술값은 이들이 부르는 값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리고 천정부지로 그 가격은 뛰었다. 또한 금주법의 법망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와 대도시에서 무허가 술집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금주법으로 인한 범죄가 급증하고, 그에 맞물려 1929년 대공황이 미국을 덮치면서, 금주법은 완전히 그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왜 금주법이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매우 쉽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0에 수렴했기 때문이다. 단지 기존 소비자들의 욕망을 더욱 자극하여 암암리에라도 술을 구매하고 싶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세계사 교과서에나 실릴 법한 이 같은 과거사례는 오늘날 한국의 경제규제와도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현재는 코로나19상황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완벽히 새 판 위에 놓이게 되었다. 전 세계 각국의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유동성을 확대하고 금리인하책을 연달아 내놓으며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실시했다. 문제는 이렇게 확대된 유동성의 상당부분은 금융당국이 기획하는 곳에 흘러들어가고 있지 않았다. 바로 부동산으로 금융자산이 러시(Rush)하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현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하기 어려운 대다수의 소시민들에게는 ‘빚투’해서 부자가 되는 길이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는 매일 같이 부동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각종 포지티브 규제를 통해 위와 같은 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부동산의 경우 양도소득세법, 종합부동산세법을 개정하여 세금 부담을 증가시키고, 거래허가제를 통해 거래 매물의 감소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번거로운 절차 및 세금 부담의 증가로 인해 공급되는 매물은 0에 수렴하지만, 부동산 구매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집값은 이제 천정부지로 뛰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인 투자자들과 해외 투자신탁은 서울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면서 ‘큰 손’으로 굴림하고 있다. 청년 개미들은 뛰는 놈, 외인투자자들은 법률의 사각지대에서 나는 놈이 되었다. 과열된 주택 가격인상을 막아 중산서민층의 주거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책은 도리어 가격폭등을 유발시켰다. 부동산이 없는 2030세대에게 도리어 ‘빚투’ 심리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뿐이었다. 


오늘날 한국경제는 마치 금주법이 시행되던 광란의 20년을 연상시킨다. 그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규제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외인들과 투신들이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은 이를 연상시키기 충분하다. 금주법과 부동산규제, 이 둘은 구체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인간의 욕망은 규제를 가할수록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내버려두는 것이 어찌 보면 더 현명한 선택이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손의 자정작용에 맡길 수밖에 없다.” 

  

오늘도 필자는 주택 규제에 관한 열띤 토론을 하는 라디오방송을 청취하면서 집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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