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애호가들 사이에서만 소위 '핫’하던 한정판 스니커즈는 현재 유행에 관심 많은 젊은 세대는 물론, 재테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니커즈와 재테크, 얼핏 보면 동떨어진 단어들 같지만 요즘에는 그렇지만도 않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한정판 신발에 유명 연예인이 신었다는 유명세까지 더해지면 20~30만원에 발매되었던 신발이 4~5배 증가한 가격에도 거래되곤 한다. 한정판 스니커즈는 수요량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웃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이를 구입하는 것이 지출보다 더 큰 만족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하는 애호가들은 몇 배나 높아진 가격에도 신발을 구매하곤 한다. 이런 한정 제품들은 보통 추첨이나 선착순 줄서기를 통해 당첨자를 선발하는 방식이기에 이러한 내용을 아는 일반인들은 추첨에 응모하거나 선착순 구입을 통해 스니커즈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신발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 당첨되어 구입한 후 공급이 부족하여 가격이 오르면 원하는 사람에게 비싸게 팔기 위함이었다. 당첨 후 리셀(resell)에 성공하면 투자액 대비 몇 배나 큰 수익을 큰 어려움 없이도 올릴 수 있었기에 참여자가 늘어나며 시장이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서 해외 시세와 개인간 거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거래 플랫폼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시세와 발매 정보, 거래의 편의성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외부인이 해당 시장에 접근하고 진입하는 것도 용이해졌다.
매니아들 사이에서 시작된 스니커즈 거래는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확장되었다. 하지만 모든 한정판 제품이 높은 리셀 가격이 매겨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발매가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시장경제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희소성을 지니고 다수가 원하는 물건은 더 높은 가격을 주고 구매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기에 초기 발매 가격에 비해 높은 수준에 시세가 형성되고,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 제품은 리셀과정에서 부가가치가 붙지 않는다. 더해서 한국 스니커 시장에는 수량이 가격을 조정한 대표적인 제품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일명 '범고래’라고 불리는 신발은 초기에 큰 관심을 받으며 상당히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차례 발매를 통해 물량이 풀리길 반복하자 공급량이 충분히 늘어나 희소성이 감소해 가격이 원가와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있는 신발 시장에서 각각의 제품들은 이처럼 재화의 공급량과 수요량에 따라 제품마다 천차만별의 가격이 형성된다. 게다가 동일한 물건에서도 사이즈에 따라 상당한 가격 차이를 보이는데, 여자 평균 발사이즈인 230~240mm와 남자 평균 발사이즈인 260~270mm가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같은 양이 공급될 때 비인기 사이즈에 비해 보통은 가격이 더 높은 양상을 보인다.
또한 스니커즈 시장이 성행하기 시작할 무렵 뛰어든 국내 플랫폼과 리셀러(reseller)들은 금전적 인센티브에 유인됨과 동시에 타자를 인센티브로 유인하고 있다. 리셀러들은 원가에 물건을 구입하고 희소성이라는 명목 하에 부가가치를 더해서 판매한 후 차액만큼의 이익을 얻는다. 플랫폼은 중개자인 동시에 일종의 보증인의 역할을 한다. 플랫폼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개인 간의 거래 특성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품질에 대한 불확실성과 낮은 신용도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체계적인 형태로 제시한다.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시장이 확대되던 초반에는 기존 시장의 주 고객이던 애호가들이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리셀러들에게 반감을 가지는 등 과열된 상황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러 플랫폼이 생긴 후에는 개인 간의 거래에서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바뀌며 시장참여자들은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지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사람들의 수요와 공급, 여기서 형성되는 가격에 인센티브를 느끼고 다시 변동하는 사람들의 수요와 공급, … 나는 이 순환이 반복되어 일어나고, 또 자연히 조정되는 것을 보았기에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결국에는 안정을 찾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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