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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변신

정윤영 / 2022-12-07 / 조회: 258

얼마 전 음료수를 사러 편의점에 간 적이 있다.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 코너를 구경하고 있는데 옆 코너에 익숙한 로고이면서 낯선 상품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캔맥주였다. 밀가루 회사의 맥주, 속옷 회사의 맥주, 그리고 골뱅이 회사의 맥주까지. 얼핏 보면 맥주를 주로 파는 기업의 맥주보다 다른 상품으로 유명한 기업의 맥주가 더 많아 보이기까지 했다. 화려한 맥주 코너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결국 음료수를 사러 갔다가 새로운 맥주를 양손에 들고 나오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은 맥주시장의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색 맥주들이 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것이다. 우리에게 밀가루 회사로 유명한 대한제0은 수제맥주 전문 기업인 세븐브로0와 콜라보한 맥주를 C0 편의점에 출시하였고 하루에 무려 15만 캔 가량 판매되기도 했다. 이는 수제 맥주로 유명한 하이0, 카0, 테0를 뛰어넘는 수치로, 대형 맥주 제조사를 제치고 편의점 맥주업계의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치약으로 유명한 기업에서는 치약의 상쾌함을 내세워 '쿨’맥주를 출시했는가 하면, 껌을 판매하는 한 회사는 껌의 달달한 원액을 그대로 담은 맥주를 출시하여 세븐일레0의 수제맥주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외에 비타민과 맥주, 웹툰과 맥주, 라면과 맥주 등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분야의 기업들이 맥주시장에 진입하여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업계 간 장벽이 낮아지면서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빅블러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빅블러 현상이란, '흐릿해지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blur’가 결합된 신조어로 변화가 빨라지면서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양상은 기본적으로 시장경제 시스템이 작용하고 있었기에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시장경제체제는 모든 기업이 제약 없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수행했고,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창조적인 상품을 개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맥주 시장에는 더욱 다양하고 품질 좋은 상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여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다면 어떠한 이점이 발생할까? 먼저, 범위의 경제가 작용한다. 범위의 경제는 기업이 여러 상품을 동시에 생산하여 비용상의 이점이 생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한 기업 당 하나씩의 상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여러 상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경우 생산비용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가령 다양한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유휴설비를 이용할 수도 있고, 처음부터 상품을 개발할 때와 대비하여 노동력을 절감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계속되는 맥주의 발전은 맥주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다양한 기업들의 끊임없는 경쟁은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상품의 질까지도 개선시킨다. 특히 평범한 것에서 벗어나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MZ세대들에게 선택의 폭이 확장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는 상상해보지 못한 맥주의 변신은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은 모두 시장경제체제 기반이기에 발생할 수 있었던 것들이다. 정부에서 기업 간의 협력을 제한한다거나, 기업이 제작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를 한정시켰더라면 다양한 형태의 맥주를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장경제는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효용 또한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궁극적으로 시장의 활성화의 큰 역할을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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