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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손`

안현성 / 2022-12-07 / 조회: 365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배달 문화는 우리 생활에 더더욱 침투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에 입학하고 조리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배달 음식으로 식사를 챙기는 일이 많았고 배달대행료를 내는 일도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배달 플랫폼 속 한 디저트 가게의 최소 주문 금액이 5900원인데 배달대행료가 4000원인 것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배달대행료가 메뉴의 가격과 거의 동일한 수준인 것이다. 위와 더불어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일정 시간, 즉, 배달 음식의 수요가 증가하는 공휴일, 명절, 새벽 시간대에 따라, 또, 기후의 변화에 따라서 배달대행료가 가변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배달대행료 가격에 대한 지각을 하고 난 뒤에는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것이 전에 비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말도 안 되는 배달대행료를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가 기숙사생에게 최적화된 공용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배달 앱은 타 배달 플랫폼과는 다르게 최소 주문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고, 배달대행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대부분 1인분씩 시키는 기숙사생들에게는 끼니 해결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앱이다. 


어떻게 최소 주문 금액 없이 주문이 가능한 것일까? 앱 내에서 주문 가능한 시간이 일정 시간대로 정해지고 이 시간에 맞춰서 가게들이 열린다. 한 가게에서 주문하고자 하는 사람이 일정 수 이상 채워지면 자동적으로 주문이 접수되는 시스템이다. 동일한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대에 존재하고, 그 사람들은 똑같은 주소인 교내 기숙사로 배달 받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여러 명이 모여 자연스럽게 최소 주문 금액이 충족되어 따로 최소 주문 금액을 정하지 않더라도 주문이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배달대행료는 누가 내는 것일까? 배달 앱을 다운받아서 꾸준하게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있고, 그 사용자 개인의 휴대전화에 표시되는 앱 속 광고로 수익을 창출해서 소비자들은 배달대행료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얻는 수익이 쌓여서 한 가게에서 한 명만 주문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최대 15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주문이 접수될 수 있다.


이익을 얻는 것은 기숙사 학생들과 배달 앱뿐일까? 기숙사생들이 있는 한 배달 앱에 입점한 가게에는 어느 수준의 고정적인 주문이 있을 것이고, 이러한 주문이 존재하기 때문에 배달대행업체에도 고정적이 배달 물량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앱에 관여하는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대행료가 있는 기존의 배달 플랫폼 내 가게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가게의 사업자들은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대행료가 있는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신, 그 플랫폼에서 잘 되어있는 리뷰 시스템을 이용한다. '리뷰 이벤트’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말 그대로 주문을 하는 소비자가 리뷰를 작성한다는 보장을 요청사항에 남기면 가게에 따라서 음료수, 간단한 사이드 메뉴, 공깃밥 등을 주는 서비스이다. 소비자는 최소 주문 금액의 제약을 받고 배달대행료를 내는 대신 리뷰 이벤트를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리뷰를 제공받음으로써 맛에 대한 보장이 될 수 있는 평가를 얻는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득이 아니겠는가.


이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이기심, 탐욕에 한정되지 않는 본성인 자기이익을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일하고, 이 과정에서 분업화, 전문화가 일어난다. 결과적으로는 의도하지 않은 목적, 즉, 사회 전체의 이익을 불러온다. 주제에 맞게 비유하자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배달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한식, 양식, 중식, 일식, 패스트 푸드 등의 분야로 음식점의 종류가 분화되고, 배달 음식에 관여하는 시장이 배달 앱, 음식점, 배달업체에 따라 나뉘면서 분업과 전문화가 발생한다. 이 과정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일이라는 것이다.


배달 플랫폼끼리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이 개발되고 기존의 시스템에 도입되어 여러 사람이 이익을 얻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의 원리는 결국 시장경제가 아닐까? 


서로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지금의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 건강한 경쟁을 이루어 나간다면 위에서 소개한 배달 앱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의 발전이 기대된다. 결국에는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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