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에는 시장의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죠
'가격' 신호등 없으면 생산자·소비자 모두 혼란
■ 체크 포인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개개의 경제 주체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정보가 시장 안에 모이고 조합되며 가격에 반영될 수 있게 한다.
만약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정보 누락에 따른 시장 왜곡을 야기하고 나아가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가격을 모르면?
그리고 당신의 자동차 구매 예산에 맞춰 자동차의 가격대를 살피고, 최종적으로 가장 적당한 가격의 자동차를 선택할 것이다. 이때 가격은 자동차 구매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격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자동차만 해도 저마다 가격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자동차라고 해도 판매되는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쉽사리 가늠되지 않는 가격 결정의 기준이 무엇일지 생각할수록 자못 궁금하다.
가격을 결정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 자동차 판매량, 인기 차종, 해외 자동차 판매량, 철 가격의 변동, 운송비 변동, 고무 가격 변동, 소비자 수요 변화, 트렌드 변화, 재고 수량, 정부 정책, 기후 변화 등 수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없으며, 설사 갖고 있다고 해도 그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자동차 중개인도 모든 정보를 고려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단계별로 정보를 파악하고 분야별 가격을 알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기후 변화에 따라 고무의 생산량이 변하고 고무가격에 변동이 생기면 자동차의 생산단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가격은 이런 자동차 생산단가의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각각의 정보가 단계별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합리적 경제활동 이끈다
수도권 신도시, 서울 주택 부족해 1989년부터 짓기 시작…1기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사실 우리는 모든 단계의 정보를 알 수도 없거니와 알 필요도 없다. 자신이 원하는 물품 혹은 단계의 가격 추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모든 정보를 반영한 결과가 곧 가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는 자신들이 자동차를 만들 때 필요한 생산비용만 고려하면 되지, 굳이 철광석 산지나 고무 산지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소비자 역시 자동차 가격만 고려하면 된다. 최신 모델과 직전 모델의 가격 비교를 하는 것만으로도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하다.
비단 자동차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거나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때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격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다른 상품과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 의사를 결정하고, 대략적인 시세 파악이 가능하다. 이는 가격에 이미 시장의 수도 없이 많은 정보가 종합적으로 모이고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격만 놓고도 충분히 시장의 모든 정보를 꿰뚫으며 가장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통제는 시장왜곡
시장은 자율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가격을 결정한다. 앞서 가격은 우리가 일일이 알기 어려운 수많은 정보를 반영하며 결정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떤 원리로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점에서 형성될 수 있을까?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가격 형성의 주요 원리로 꼽았다. 보이지 않는 손이란 ‘자연스러운 시장의 질서’, 즉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격이 결정되는 원리’를 뜻한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수요’란 어떤 상품을 사려고 하는 욕구고, ‘공급’이란 어떤 상품을 팔고자 하는 의지나 계획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개개의 경제 주체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정보가 시장 안에 모이고 조합되며 가격에 반영될 수 있게 한다. 이는 결코 사람이 인위적으로 계산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정보 누락에 따른 시장 왜곡을 야기하고 나아가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놀랍지 않은가? 오로지 시장 가격만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최선인 결과를 이끌어냈으니 말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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