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자유는 없다

이선민 / 2020-05-29 / 조회: 190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4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화폐가 되려면 교환의 매개, 회계 단위, 가치 저장, 그리고 지급의 기준으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 그중 제일 중요한 조건은 교환의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재화와 용역의 거래 시 시장 참여자들이 기꺼이 받아들어야 화폐로써 기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들이 화폐로 거래할 때 특화가 가능해져, 물물교환을 했을 때보다 거래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경제효율성을 높이는 금융상품들 - 화폐, 어음, 채권, 주식, 펀드 등 - 은 모두 신뢰를 기반으로 해 우리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준다. 당장은 자본이 없지만 기업가정신이 투철한 예비 농부가 은행이란 금융 중개인을 통해 대출로 경운기를 사 농사를 지어서 이자를 포함해 상환을 하면, 은행은 그 돈으로 예금자들에게 이자를 준다. 위와 같은 크레디트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경제가 성장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대 자본주의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에 제동을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WHO 73차 세계 보건총회 초청 연설에서 강조한 '모두를 위한 자유'는 개개인의 자유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억압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권위적인 중앙집권적 정책들의 특징은 개개인 간의 신의가 없는 상태를 가정해, 행동과 사상을 통제한다는 점이다. 통행의 자유가 제한되는 자가 격리와 확진자의 동선 공개, 소수 집단에 대한 비난이 일례에 해당한다. 마스크 배급과 재난지원금, 추경이 남발되는 확장 재정 기조 또한 마찬가지로 정부가 개인을 믿지 못해 비롯되는 권위주의적 정책이다. 정부에서 볼 때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사재기)나 자원 배분(기부)이 마땅치 못하다는 판단 하에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다.


문제는 계획 경제와 중앙집권적 규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유흥업소의 영업을 금지하면 불법으로 영업하는 업소들이 생겨나고, 핸드폰으로 시민들의 동선을 추적하면 핸드폰을 두고 외출하는 개인들이 생긴다.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지정된 업체에서만 쓸 수 있는 재난지원금을 살포하면, 상품권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현금화하는 소위 '현금 깡'이 자행된다. 이러한 행정 규제 위반 행위들을 형사 처분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물을 수 있다. 과잉 범죄화 및 범죄자 양산은 노동인구를 줄이고 경제 효율성을 저해한다. 미국 가난의 20%가 과잉 범죄화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법 집행 과정에서 공무원의 재량권이 있는 경우 부패가 늘어날 가능성 또한 있다.


결국 우리는 개인 간의 신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공기 중의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 특성상, 개개인의 위생 관념과 시민의식만이 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다. “시장 거래는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누구도 거래에 동의하지 않는 만큼 착취 관계가 지속될 수 없다”라고 얘기한 라스바드의 말처럼 정부발 규제와 통제가 아닌 개인의 신뢰와 자유를 기반으로 한 거래만이 윤리적이며, 효율성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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