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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

김경훈 / 2021-12-28 / 조회: 1,383

일부 유명인사가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악플을 대량 수집하여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를 사유로 고소를 하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한 행위를 자유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옹호한다. 그러나 위대한 자유주의자 라스바드는 명예훼손과 모욕이 자유주의 법체계에서 전적으로 합법일 것이라 주장했다. 그 이유는 사회적 평판에 대한 권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스바드의 자유주의 철학은 정당한 자연법에 근거한다. 정당한 자연법은 자명하여 그 자체로 사실이고 반박할 수가 없다. 대표적인 예시는 소유권과 불가침원칙이다. 개인은 자기 자신을 소유하고 자신의 노동을 자연에 섞어 자연물을 소유할 수 있다. 정당하게 소유된 것은 소유권자가 원하는 대로 처분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은 다른 사람을 선제 공격해서는 안되고 선제 공격을 당한 피해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기 위해 무력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원칙은 기본 공리로 작동하여 자유주의 법체계 전체를 발견하고 연역하는 근거가 된다.


사회적 평판은 순전히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주관적인 판단 또는 태도에 불과하다. A의 사회적 평판은 A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것이다. A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소유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사회적 평판을 소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A는 B가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한다고 해도 B를 고소할 수 없다. 설령 그러한 명예훼손과 모욕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욕설 또는 허위사실에 근거한다고 해도 말이다.


다시 말해, 사생활을 보호받거나 명예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생활에 대한 유일한 권리는 다른 사람에 의한 물리적 침해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보호할 권리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산을 활용하여 생각이나 의견을 정당하게 표출할 수 있는 자연적 권리를 가진다. 비록 B가 전혀 도둑이나 동성애자가 아니고 선량한 사람일지라고 해도 A는 자신의 인쇄기와 종이를 활용해 B가 도둑이라는 거짓 팜플렛을 대량 인쇄해 사람들에게 나눠주거나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소셜 미디어에 B가 동성애자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권리를 가진다. B는 자신이 도둑이나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다른 사람을 믿게 만들 권리가 없다.


명예훼손과 모욕을 금지하는 법은 정당한 사유재산 행사를 금지하는 법이다. 명예훼손 또는 모욕과 관련한 고소에서 범죄의 귀책이 있는 사람은 사실 소위 ‘악플러’가 아니라 자연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재산 행사에 해당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 국가의 악법을 악용하여 무고한 타인으로부터 합의금을 갈취하거나 전과기록을 부여하는 고소당사자인 것이다. 위대한 자유주의자 블락은 국가권력에 의한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을 진정한 자유사회에서 전원 범죄자로 규정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다소 원리적인 견해를 표한 바 있다. 만약 그의 기준을 받아들인다면 악플을 고소하는 일부 유명인사들은 자유사회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다.


다만 명예훼손과 모욕을 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볼 때 범죄 행위가 아니라고 해서 어디에서나 그렇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위 행위나 노출증을 비롯한 변태적 성행위가 자택 또는 은밀한 공간에서는 정당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도 길거리나 공원 한 가운데에서는 다소 부적절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웹사이트의 소유자는 운영약관을 통해서 명예훼손 또는 모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소위 악플의 작성을 금지할 수 있다. 예컨대 악플의 성지로 여겨지던 네이버 뉴스는 지난 2020년 8월에 스포츠 뉴스란의 댓글을 잠정 폐지했다. 타인의 명예나 사회적 평판에 대한 근거없는 폄하는 상식에 비추어볼 때 대체로 부적절한 것이고 따라서 철저하게 사유재산이 보호받는 자유사회에서는 오히려 현행 국가주의 사회에서보다 더 자발적이고 건전한 방식으로 자율 규제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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