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 유통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형마트 규제

홍재인 / 2023-03-27 / 조회: 3,485       매일산업뉴스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한 구시대적 규제는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 규제는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도입됐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도 규제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필요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시장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현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더 이상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계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형마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벽배송 등 혁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휴무일에는 배송이 금지되고 있어 규제에 발목 잡힌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마트가 '상생 경제’를 위협한다는 비판이 있던 과거와 달리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공동운명체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가장 큰 문제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주변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소상공인의 매출이 상승한다는 명백한 인과관계가 없다. 통계청이 작성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 후 업태별 소매업 총매출 비율'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총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으로 대거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중소유통매체가 오롯이 가져가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규제 정책의 효과는 무엇인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과도한 대형마트 규제는 해외사례에 반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대형마트에 대해 가장 강력한 규제를 가하던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규제의 강도를 점차 완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형마트 규제가 더 이상 중소상인 보호 목적이 아닌 대형마트가 정주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도시계획 차원에서 간접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규제로 인한 인위적인 영업제한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 소비자는 가격, 품질,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구매장소를 선정한다. 따라서 영업제한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다면 소비자의 편익이 늘고 선택권도 확대될 것이다.


이커머스가 유통의 중심이 되면서 과거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기초한 규제는 하루 빨리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규제 혁파의 마중물이 된 대구의 사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홍재인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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