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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나라

강영환 / 2022-08-23 / 조회: 1,198       미래한국

윤석열 정부 100일 평가와 과제 / 지방균형발전 분야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일성이다. 대통령은 “모두가 보편적 가치인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고,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라 강조했다.


그런데. 세상은 자유로운가? 승자독식을 막아낼 만큼 정의로운가? 나는 자유가 구동되려면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시장주의 회복이 그 하나다. 불공정거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극,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립, 정부 규제 등 제반 왜곡과 갈등구조를 풀어야 한다.


또 하나는 지역 간 격차 극복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대립이 심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구조적 장애물이 높다. 지방은 아예 기회가 없다. 이를 바로잡아야 자유가 꽃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공정과 상식에 바탕한 자유의 나라를 제대로 그리며 실천하는 정부여야 한다. 가로막힌 자유의 한 축인 극심한 지역 간 격차는 지방의 박탈감과 소외감을 키웠다. 같은 사양의 아파트 자산가치가 서울이냐 지방이냐에 따라 천지 차이다.


성적이 우수한데도 지방이라는 이유로 취직이 안 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전혀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도를 넘어섰다. 그렇기에 지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토의 ‘공간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며 상식을 복원시키는 대역사다. 이는 여야의 문제,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은 소멸위기다. 저출산·고령화, 인구절벽, 수도권 인구 과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원인으로 많은 도시가 소멸위기에 있다. 82개 군 지역 중 84%인 69곳의 중소도시가 향후 30년 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면적 11.8%의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비수도권을 역전시켜 2021년 현재 50.4%로 앞서고, GRDP(지역내총생산)는 2015년 이후 계속 벌어져 2020년 현재 52.6%, 취업자 비중 역시 2017년 역전되며 2021년 현재 50.5%를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다.


그 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수도권은 과밀로 망가지고 비수도권은 황폐화로 망가진다. 대내적으로는 불균형에, 대외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지며 전체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발목 잡히고 있다. 지역 문제는 국가 전체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소멸은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


지역소멸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문제의 정점에 있는 것이 청년인구 유출이다. 이는 그 지역 인구의 감소와 직결되고 고령화를 불러온다. 지역의 활력은 떨어지고 남아 있던 다른 청년들마저 지역에의 매력도를 감퇴시켜 재차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결국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소멸을 막는 최선의 대안이다. 여기에 교육과 문화 등을 향유할 만한 정주 여건이 마련된다면 인구 유출의 악순환 고리가 인구 증가의 선순환 고리로 전환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나 자치분권위원회 같은 위원회 조직으론 안 된다. 수십 회 회의가 있는 동안 대통령이 상견례 때나 찾아오는 그런 구조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실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관계 장관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대통령이 힘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그리고 정부기관 이전만으로 문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가게끔 해야 한다. 법인세, 양도세, 상속세 등 세제혜택 인센티브는 필수적이고, 보다 과감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가 자체적 발전 방향을 디자인하고 중앙에 대해 규제철폐를 적극적으로 요청케 해야 한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핵심정책인 기회발전특구(Opportunity & Development Zone)다. 교육체계도 과감히 개편, 지방 학생들이 지방에서 일할 수 있게 하고 지역 대학과 산업이 연계되게 해야 한다. 특히나 지역사회에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성해야 한다.


지방시대라 명명했듯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다. 기회발전특구나 교육 자율성 확대 시범지구, 로컬 크리에이터, 자치분권 제도개혁 등 국정과제의 면면에는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자체와 지역사회 주도로, 관 중심에서 민간의 자율혁신체제 강화로 국가의 성장동력을 바꿔야 한다는 기제가 담겨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단계부터 최초로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병렬적 조직으로 구성했다. 특위의 노력을 발판으로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채택하고, 진정한 지역주도, 혁신성장으로 일자리 창출, 고유 특성 극대화 등 3개의 약속과 함께 10개의 국정과제를 선정했다. 그 방향타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고 투자를 하게 하는 실질적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회발전특구와 같이 전례 없는 세제 혜택과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줌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 클러스터가 형성·발전해 나가도록 하는 일이다.


둘째, 교육과 문화 등 생활 여건을 충족시켜 비수도권을 ‘머물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드는 일이다. 자녀교육 때문에 수도권을 떠날 수 없는 가족이 많다. 대안학교 등 수요자의 교육선택권을 높이는 교육자유특구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에 다양한 콘텐츠의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 공간을 넓혀가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수도권에 뺏기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결국은 양질의 일자리다. 4대 메가시티에 판교밸리와 같은 특구를 조성함으로써 수도권 인구 유입 유인을 약화시켜야 한다.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산학생태계를 만들고, 대학교 운영 권한을 지자체장에 대폭 이양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넷째, 지자체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기회발전특구는 특화지역 및 산업 결정, 인력양성계획과 정부 규제 해제 요청 등 기본구조에 대한 디자인을 지자체가 한다. 지자체의 기획력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지자체의 권한을 늘리고 재정력의 강화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권한에 따른 책임, 즉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자기책임성 확보 기제 또한 당연히 강화되어야 한다. 시작은 창대했다. 최초로 인수위 단계에서 지역 문제를 전담하는 특위를 설치하고 2주간 12개 지역을 순회하며 대국민 보고대회도 개최했다. 최초로 국정목표로 지역관련주제가 채택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인 지금도 이를 추진할 거버넌스체제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컨트롤 타워가 조속히 구축되어야 한다. 현행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두 조직이 지방시대위원회로 통폐합된다고 한다. 새 정부의 철학과 정책 방향에 맞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추진체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비전 및 과제 실천을 위한 후속 과업을 본격 준비해야 한다. 제5차 지역균형발전 5개년계획(2023~2027년)을 수립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역할 및 운영 방향 또한 새롭게 모색되어 규모 자체의 확대는 물론 지역자율계정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정부조직법, 지역균형발전특별법, 국가재정법 등 필요한 관련 법령 또한 개정 및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


균형은 무엇인가? 모든 지역의 발전 속도를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다. 발전을 향한 기회가 균등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느 곳에서나 동등한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강조했다. 정말 이뤄졌으면 좋겠다. 지방시대, 기회의 동등을 기대한다.


강영환 미래한국 편집위원·대전도시전략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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