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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를 위한 나라는 없다: <노예의 길>

윤병헌 / 2022-02-25 / 조회: 521

인간은 무언가를 갈망한다. 갈망이 깊어지면 욕망이 되고 욕망이 뒤틀리면 야욕이 된다. 이 갈망, 욕망, 야욕 사이에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것을 인간성이라 부른다. 인간의 야욕은 통제 당한다. 이것은 정말 야욕을 통제하는 것인가? 인간성을 통제하는 것은 아닐까?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자가 후자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자유를 사회주의는 평등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슬로건은 알집에 가까워서 알집을 풀면 조금 다른 형태가 된다. 먼저 자유주의는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로 갈라진다. 전자는 ‘자유 안에서의 평등’이 되고 후자는 ‘평등 안에서의 자유’가 된다. 사회주의는 어떨까? ‘통제 안에서의 평등’이 된다. 결국 평등은 본질이 될 수 없다. 


앞 단락에서 언급한 부분을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보이는 듯하다. 그런데 여전히 왜 많은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속해있는 걸까? 하이에크는 이렇게 말한다.


“’적극적’(positive)운동을 통해 도달하려는 이상을 향한 진보는 실제에서 불가피하게 느릴 수밖에 없고, 자유주의는 즉각적 개선을 위해서도 자유가 가져올 부()의 점진적 증대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동시에 이런 느리면서도 자유에 의해 이루어질 진보를 위협하는 위험한 제안들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자유주의는 진보를 만들고 사회주의는 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진보는 아래에서 위를 향하며 통제는 위에서 아래를 향한다. 통제의 경우, 프레스의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상자가 상태변화를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는 서서히 체득되는 형태로 나아가기 때문에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치고 종내에는 자유와 진보를 분리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익숙함의 포로일지도 모른다. 자유주의의 가치를 볼 수 없기에 인간은 새로운 가치로 눈을 돌린다. 이때 웅크리고 있던 사회주의가 인간을 잠식하게 된다.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주의는 계획경제를 말한다. 계획경제는 포장이 너무 잘 돼있어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모두가 모를까? 누군가는 알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권력이라고 부른다. 권력의 파이는 점점 커지며 우리는 이것을 독재라고 부른다.   


이제 현실로 넘어와 결과를 보자.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수많은 나라들은 신자유주의 체제를 선택했다. 이념의 문제에서 절대적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 끊임없는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선택은 결과를 낳고 결과는 자료를 낳는다. 경제를 분리하고 이념을 말할 수 없기에, 모든 사람이 자유경제를 선택하는 것 또한 모순이다. 사회주의 복지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상처가 난 부위에 덜컥 반창고만 붙인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까? 반창고를 뗄 때 우리는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상황에도 대입할 수 있다. 하이에크 시대에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이 있었듯(이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우리는 팬데믹 시대 안에서 살고 있다. 백신 패스와 관련해 논쟁이 뜨겁다. 공공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해할 수 있다. 초기에는 백신이 재난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잠식은커녕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이 과정에서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했다. 백신이 종식으로 가는 길이 아니게 된 순간부터 국가는 개인에게 강요할 수 없다. 현실은 어떤가? 여전히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하고 백신 패스가 없으면 입장이 불가하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회주의를 거대한 체계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현실을 파악하고 현실 안에서 대응해야 한다. 혼란에서 벗어나려면 혼란을 이해해야 한다. 누군가를 기다릴 게 아니라.


20세기에 쓰인 책이 21세기를 관통하고 있다. 과연 22세기라고, 23세기라고 달라질까? 외면해서는 안 된다. 외면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줄 하나에 꿰인 만국기처럼 시대도 그렇게 전시될 것이다. 더 나은 전시회를 위해 우리는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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