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의 연명, 가혹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시장의 원리

유소희 / 2020-06-11 / 조회: 1,297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기업들이 위기에 빠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잘나갔던 기업부터 원래 당장 내일을 확신할 수 없었던 기업까지. 


기업의 도산은 대규모 실업을 유발하고 이는 소득과 소비를 극도로 위축시켜 기업의 재무상태를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유발할 것이다. 정부는 이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례 없는 규모와 종류의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약 58조원 규모의 기업 대상 대출 보증 공급 정책과 41조원 규모의 금융 시장 안정정책을 세워 기업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기준 금리 인하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및 금중대 금리 인하 등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운용해 단기적 자금난에 처한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적 유동성 위기에 빠져 이 잠깐의 위기만 빠져나오면 원상 복귀할 수 있는 기업들만 지원대상인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기업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 코로나가 없어도 기업이 도산할 위기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대규모로 확대된 정부의 지원정책에 무임승차해 목숨을 연명한 한계 기업도 존재할 것이라는 거다. 


여기서 한계 기업이란 재무구조가 부실하여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칭하며 보통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미만이 되는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시장의 자정능력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효율적인 시장 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되지만 전례 없는 위기에 무차별한 지원정책으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시장의 구조조정, 즉 한계기업의 도산이 단기적으론 적지 않은 규모의 실업을 발생시킬 것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것이 지역 사회에 불러올 악영향에 대해선 부정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단기적 파장에 주목해 한계기업이 도산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봤을 때,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한계기업들이 목숨을 부지해 시장에 누증될 경우 전체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민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계기업은 자체 투자여력이 없음에도 해당 업종 내에 존재함으로써 여타 정상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저해하고 이윤율을 떨어트려 결과적으로는 해당 업종 전체의 투자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계기업이 많아질수록 경제적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더욱 운용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원 배분의 왜곡을 심화시켜 고용을 위축시키고 임금 상승을 억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장기적으론 한계기업의 연명이 더 국가와 국민들에게 큰 부정적 영향을 몰고올 것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위기가 끝나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이루어질 시점에, 상환능력이 존재하는 정상기업과 달리 한계기업은 위기가 끝나도 지원받은 금액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데다 높아진 금리로 인해 원리금 상환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만약 이로 인해 한계기업 관련 익스포져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대규모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이 위기가 금융기관에 전염되어 코로나라는 큰 파도가 끝나도 금융위기라는 제2의 파도가 몰려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계기업의 도산이 단기에 가져다주는 부정적인 영향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파장에도 주목해야할 것이다. 시장의 자정능력을 믿고 무차별한 지원정책보단 적재적소에 지원한다면 자원의 보다 효율적인 배분이 이루어져 장기적 고용과 임금 문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한계기업 관련 익스포져가 커지는 것을 막아 결과적으론 더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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