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

옥성빈 / 2020-06-11 / 조회: 1,891

21세기는 자유로운 경쟁이 이루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이득을 얻는 사람도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 경쟁에서 이득을 얻는 쪽이 되기 위해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우리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에 따라 각자 다른 정도의 합리적인 보상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려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현재 대한민국은 이러한 ‘노력의 기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충분히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의무교육으로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또한 2021년부터는 일부 학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고등학교에서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해가 지나갈수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강화되었고 초등학교조차 수업료를 받던 수십년 전에 비해 교육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 예고, 마이스터고, 공고 등 고등학교의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의 종류도 많아져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블라인드 제도의 시행으로 대학교에 상관없이 실력만 있다면 어떠한 회사던 들어갈 수 있는 제도까지 등장했다. 곧, 모든 사람에게 기회 자체는 이미 거의 평등하게 주어져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잡지 않고,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았던 본인들의 과거와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의 불합리함과 ‘결과의 평등’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게임하고 TV를 보며 깔깔거릴 때 누군가가 코피를 쏟으며 공부해 얻은 대학 학위와 대학의 선후배 인맥을 소위 ‘학벌’이라 부르며 취업할 때에 본인들이 학벌에 의해 차별받는다고 주장한다. 노력을 통해 많은 재산과 높은 사회적 위치를 얻은 가진 사람들을 기득권이라고 용어를 통해 폄하하고 단순 생산직 노동자와 전문 학위와 지식을 갖춘 기술직, 사무직이 같은 임금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들이 불평하고, 사회를 비난할 때에 항상 그들보다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은 결국 피해를 받게 된다.


내 학창시절의 경험을 하나 소개하겠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전 학년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시골에 위치하여 급식실에서 주는 급식과 주위에 있는 몇몇 식당의 요리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들이었다. 때문에 급식의 맛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기존 영양교사가 있었을 때 점점 급식의 맛이 떨어지고 한 가지의 재료를 몇일 동안 반복한 지루한 식단에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마침 그때 영양교사가 교체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정부 정책에 의해 계약직이던 급식실 조리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새로 온 영양교사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급식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간식시간이 따로 없는 학생들을 위해 퇴근 시간 이후에도 남아 간식을 만들어 줄 만큼 열정적이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새로 온 영양교사를 기존의 조리사들은 매우 달갑지 않게 여겼다. 새로 온 영양교사가 기존보다 많은 종류의 반찬을 만들게 하고 조리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 일거리가 늘어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영양교사와 조리사들의 갈등은 매우 심화되어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배식을 받는 와중에도 언쟁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해졌다. 그 결과 조리사중 일부는 그들이 정규직이라 해고 당하지 않는 것을 이용하여 배째라 라는 듯이 급식의 조리와 배식에 참여하지 않아 영양교사가 직접 조리와 배식을 다 하기도 했다. 그 후로도 이는 더욱 심해져 어떤 때에는 조리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해서 전교생이 도시락을 구입해 먹어야 했을 뻔한 적도 있었다. 심지어 조리사들은 어떠한 명목인지는 모르겠으나 영양교사를 교육청에 신고하여 영양교사에 대해 감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그리고 감사를 실시한 그 날 오후에 나는 체육수업이 끝나고 물을 마시러 급식실에 들렀다가 영양교사가 홀로 불꺼진 급식실 의자에 앉아 우는 것을 보았다.


왜 성실히 일하고 노력하는 누군가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혼자 눈물을 흘리고, 불성실한 누군가는 오히려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일까. 파업을 연례행사로 진행하고 근무시간에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현대 자동차의 노동조합은 왜 끊임없이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일까. 그들은 ‘결과의 평등’을 요구한다.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아무리 노력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낸 사람과 별다른 노력없이 살아온 사람이 같은 결과값을 얻는 그런 사회를 바라는 것이 변질된 노동조합과 복지의 현재이다. 이러한 형태가 지속된다면 그 누구도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게 될 것이다. 공산주의 진영의 생산력이 극도로 낮았던, 경제가 패망하였던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개개인의 노력이 인정받지 않고 결과가 평등한 사회에서는 그 어떤 경쟁도 없으며, 경쟁이 없으면 사회와 경제의 발전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회사의 이익, 혹은 국가적인 이익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빠져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현 정권이 이러한 노동조합과 각종 단체의 ‘결과의 평등’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고, 오히려 기업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성과 논리가 아닌, 오로지 감성과 호소에 의해 정책을 펼치고, 법을 제정한다.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명목 하에 자유로운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원리를 무시하며 묵묵히 자신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마땅히 얻어야 할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 정부가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기회의 평등이 주어졌을 때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노력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평한 분배’와 ‘공정한 분배’는 다른 것이다. 기회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결과의 평등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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