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곳, 시장

윤선제 / 2020-05-29 / 조회: 1,097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에서는 국가의 부는 축적된 금과 은의 양이 아니라 효율적인 사회 시스템, 구성원의 자질, 법 등 '자본’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자본이 부를 만든다는 의미인데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과연 해답은 무엇일까?  


힌트는 시장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에 있다. 시장은 단순히 물건교환의 장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의 장’이다. 어떤 사람도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없기에 시장참여자는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누군가 물건을 구매한다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고가의 무선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의 진공청소기의 발명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다. 당시 후버 사에서 나온 청소기는 먼지봉투와 필터가 자주 막혔고 소모품인 먼지봉투가 많이 필요했다. 이런 점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다이슨은 원심력을 활용해 먼지가 작을수록 먼지통 바닥에 모일 수 있도록 먼지봉투가 필요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시간이 지나 다이슨의 성공을 본 가전제품회사들이 시장에 진입했고 비슷한 제품이 출시된 현재 먼지봉투가 있는 청소기는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물건을 구매하면서 소비자가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기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충족시키려 노력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구매(혹은 불편함을 느끼는 등)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어필한다. 여기에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 그저 마음을 표현할 뿐이다. 시장은 부를 쌓을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광장이다. 기업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익이 될법한 정보를 추출해 공급하여 수요자를 만족시킨다.   


재화의 판매와 상관없어 보이는 영역에서도 시장은 기능한다. 연애할 때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물을 준비한 적이 있는가? 당신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요자가 되어 반지를 구한다. 뛰어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생산수단이 있는 장인(혹은 기업)을 독촉한다. 기업은 당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동화 공장을 차려 규모의경제로 가격 하락을 추구할 수 있고 현재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기법으로 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 수도 있다. 수많은 반지공급자들이 경쟁하며 더 좋고 더 싼 반지를 준비하며 당신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100년 전에는 구경조차 못했던 반지를 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장의 축복이 가능한 이유는 사람들의 수요는 마음속에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즉, 무언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있는 한 시장에서 재화를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에 시장은 항상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도 시장은 부를 쌓기 위한 마음의 장이다. 현재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익은 언제나 창출된다. 하지만 공급자가 많을수록 경쟁은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더 나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연구개발, 비용절감, 차별화, 마케팅 등 기업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하기도 하며 공장을 늘리고 고용을 하는 등 치열하게 노력한다. 이 모든 기업의 노력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 정신의 1차적인 목표는 이익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도록 기능한다. 공급자 입장에서 시장은 부의 가능성의 장이기도 하지만 자신들 또한 시장에 의해 더 노력하고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일깨우는 마음의 장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시장이 사회를 어떻게 이롭게 하는가?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물에 잉크를 타면 시간이 갈수록 퍼져가듯이 당신의 마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까지 연결되고 교환이 이루어질 때마다 서로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해 준다. 또다시 공급자는 수요자가 되어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사회를 이롭게 한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되고 축적되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정한 의미의 낙수효과는 경험으로 축적된 시스템이자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연결하고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환경이다. 수요자와 공급자의 마음이 잘 일치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국가의 역할 또한 필요하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잘 만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기업이 처리하기 힘든 장애물을 처리해야 한다. 기업, 소비자, 국가가 정확히 시장원리와 메커니즘을 인식하여 나아간다면 당신은 로마 황제가 가진 권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하게도 그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한 시장에서는 언제나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그리고 그 답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지금 당신 또한 시장에 나왔었던 무수히 많은 마음들과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고 현재에도 마음들을 연결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소중히 여긴다면 서로가 서로를 이롭게 할 것이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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