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랜선경제] 제6강 - 개인은 한계에서 결정한다

안재욱 / 2020-05-14 / 조회: 5,114

자유기업원의 새로운 경제 강좌 시리즈!

[안재욱 랜선경제] 제5강 - 가치는 주관적이다


* 한계비용 - 재화 한 단위를 생산하는데 드는 추가적인 비용

* 한계이익 - 재화 한 단위를 더 팔아서 추가로 얻는 이익

* 의사결정은 총 가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 한계 가치를 비교하여 결정하는 것입니다

*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The law of diminishing marginal utility)





이 시간에는 경제학적 사고방식의 4번째인 “개인은 한계에서 결정한다”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경제학에서 한계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고 자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이해해야 합니다. 지난번에 사람들은 합리적 경제행위를 한다고 했죠. 다시 이야기하면 어떤 행위를 할 때 그것으로부터 얻는 편익과 비용을 비교해서 결정한다는 것이죠.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결정을 한계 결정, 혹은 ‘한계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죠.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 2,000원이고, 커피 한 잔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쿠키 하나에 500원일 때, 커피만 사서 마실지, 커피와 함께 쿠키를 사서 먹을지를 선택한다고 합시다. 이때 그는 자연히 두 대안을 비교하겠죠. 커피와 함께 먹으려는 쿠키에 500원이라는 비용이 추가로 들지만, 추가로 얻는 쿠키가 있죠. 여기서 추가로 얻는 쿠키가 바로 한계편익이고, 쿠키를 사 먹는 500원이 한계비용입니다. 한계 결정이란 바로 이 추가로 드는 500원과 쿠키를 먹음으로써 얻는 추가적 이익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한계란 쉬운 말로 하면 ‘추가적’이란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기업이 재화 한 단위를 더 생산하는데 드는 추가적인 비용을 한계비용이라고 하고, 재화 한 단위를 더 팔아서 추가로 얻는 이익을 한계이익이라고 하죠. 우리가 한계 결정에서 고려되는 하나의 단위는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공장 한 개, 새로운 볼펜 한 개, 단위는 하나지만 크기는 다르죠.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공장을 지어서 얻을 수 있는 한계이익, 즉 추가로 들어오는 판매수입과 그것을 건설하는데 드는 한계비용을 비교하여, 새로운 공장을 지을지를 결정합니다. 또, 하나의 볼펜을 새로 사는 한계비용과 그것으로부터 얻는 한계편익을 비교하여 볼펜 구매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이 있습니다. 한계편익과 총편익, 또는 한계비용과 총비용을 혼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을 혼동하면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사실 주변에서 이것을 혼동하여 오류를 저지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옷’을 입을 것인가, ‘밥’을 먹을 것인가 할 때, 우리는 입을 옷을 줄이고 더 많이 먹을 것인가, 혹은 먹을 것을 줄이고 더 많은 옷을 입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지, 옷을 입고 굶을 것인가, 벌거벗고 지내면서 먹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결정은 대부분 한계적 결정이지, ‘모 아니면 도식’의 결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먹을 것의 총 가치와 옷의 총 가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한계가치를 비교하여 결정한다는 것이죠.


경제학에서도 총 가치와 한계가치를 구분하지 못해, 한동안 재화의 가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죠. 그것이 바로 ‘다이아몬드와 물의 역설’입니다. 1870년대 한계효용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경제학자들과 많은 사람은 인간 생활에서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더 귀중한데도,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물의 가격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칼 멩거와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본스가 한계가치와 총 가치 간의 차이를 설명하며, 다이아몬드와 물의 역설을 풀었죠. 그들은 재화의 가격이란 그 재화의 모든 가치, 즉 총 가치가 아니라 사람들이 추가로 하나 더 소비하는 것에 부여하는 가치, 즉 한계가치를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없는 세상에서는 살아도 물 없는 세상에는 살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물의 총 가치는 분명히 다이아몬드의 총 가치보다 훨씬 더 크죠. 그러나 물은 매우 풍부하므로 사람들이 물 한 병에 지급하고자 하는 금액은 1,000원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다시 말하면 물의 한계가치가 낮은 것입니다. 반면에 다이아몬드는 매우 희귀해서 사람들은 1캐럿의 다이아몬드에 수천만 원을 지급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이아몬드의 한계가치가 매우 높은 것이죠.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사막에서 목이 말라 생사가 오고 가는 시점에서는 물 한 병이 다이아몬드 1캐럿보다 더 비쌀 수 있겠죠. 이 경우에는 물 한 병에 대한 한계가치가 다이아몬드 한 단위에 부여하는 한계가치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입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어떤 재화 한 단위를 더 소비하면 소비할수록 그로 인해 추가되는 만족은 감소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동차로 예를 들어보죠.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자동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첫 번째보다 약하겠죠. 세 번째, 네 번째로 갈수록 그 욕구가 점점 작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재화의 소비를 늘려갈수록 그로부터 얻어지는 추가적인 만족감이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3강에서 설명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선택행위, 즉 사람들은 선택할 때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선택한다는 기본행위에서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이 있을 때 그 자원을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선택하여 성취한다고 했죠. 그러면 추가로 자원이 생기면 그다음 우선순위의 것을 선택하는 데 사용할 것입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첫 번째 선택으로부터 얻는 만족감이 그다음에 선택한 것으로부터 얻는 만족감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한계효용은 체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통해 우리는 자원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우선순위가 낮은 것이 성취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달리 표현하면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필요한 재화가 여러 개 있을 경우 그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면 사람들은 가장 우선순위가 낮은 것을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또 이것은 어떤 재화가 계속 추가될 경우 그 재화의 가격이 하락해야만 구매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단팥빵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단팥빵 1개를 구매하여 먹는 만족감이 현재 1,000원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그는 적어도 그 만족감에 해당하는 가격을 치를 용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개를 더 사 먹는 것으로부터 추가로 얻는 만족감은 첫 번째보다는 낮으므로 1,000원을 주고는 다시는 단팥빵을 사 먹지 않고, 더 큰 효용을 주는 다른 것을 구매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격이 인하되지 않는 한 그는 추가로 단팥빵을 구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격이 하락해야 구매량이 증가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가격과 구매량 간에 역의 관계가 있다는 수요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으로 수요의 법칙을 설명할 수 있죠. 수요의 법칙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배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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