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의식, 경제성장 산물

최승노 / 2018-04-08 / 조회: 16,750       브릿지경제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에는 모두 다섯 단계가 있다고 한다. 이른바 '욕구단계 이론’이다. 


가장 먼저 발현되는 것이 의·식·주 충족을 바라는 '생리적 욕구'다. 물과 음식, 호흡, 배설, 수면, 성생활 등이 충족되지 못하면 인간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 다음으로 '안전의 욕구'가 발현된다. 안전의 욕구란 사고나 질병, 자연 재해, 전쟁과 같은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추구하는 인간의 근원적 바람이다. 환경오염도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므로 깨끗한 환경을 바라는 마음도 안전의 욕구에 포함될 것이다.

 

어느 사회나 먹고 살 만해지면 깨끗한 환경, 안전한 치안 등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분출되기 마련이다. 잘사는 나라, 잘사는 도시의 거리는 그래서 대개 깨끗하다. 같은 나라, 같은 도시에서도 부자들은 더 깨끗하고 안전한 구역에서 산다. 그 사회가 가진 부(富)의 수준이 그 사회가 누리는 환경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다. 


매슬로우의 안전의 욕구가 개인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발현되는 지역이 오늘날 유럽이라 할 수 있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전 세계에서 산업화가 가장 잘 진행된 부유한 곳이다. 1960~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유럽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경험했지만 두 차례 전쟁이 남긴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나 고도로 잘사는 사회를 이룩했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에게서 깨끗한 주거 환경, 도시 환경, 자연 환경에 대한 욕구도 점점 자라났다. 그린피스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설립된 해가 1971년이고. 독일에서 녹색당이 창당한 연도는 1979년이라는 점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의 예를 들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하다. 국내 최대의 환경 단체라는 환경운동연합 역시 한국의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결실을 이룬 1993년에야 출범했다.


오늘날 선진국 시민들이 누리는 깨끗한 환경과 생활공간은 환경주의자들이 벌인 환경 운동의 소산이 아니다. 선진국의 깨끗한 환경은 성공적인 경제성장의 산물이며, 놀랍게도 환경 운동 자체가 경제성장의 결과물이다. 환경 운동이 저개발국에선 보이지 않다가 선진국으로 성장한 뒤에야 비로소 활발해진다는 게 그 명확한 증거다. 


요즘 중국의 환경오염 물질이 넘어와 우리나라 대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최근 우리 대기오염 물질의 원인이 상당 부분 중국에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정도로 지금 우리는 여유롭지 않다. 우리 시민들이 느끼는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감은 크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베이징의 대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강력한 정치권력의 심장부라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만든 결과일 것이다. 중국의 해안 도시들도 경제성장의 성과를 반영하여 점차 깨끗한 도시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후진국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경제성장의 초기에는 환경오염 물질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산업화와 경제성장은 환경을 파괴하는 게 아니다. 길게 보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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