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레이 라스바드와 ‘인간 경제 국가’

Gary North / 2019-12-19 / 조회: 9,382


cfe_해외칼럼_19-250.pdf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Gary North,

Rothbard's Man, Economy, and State: a Memoir

13 April, 2019


1962년 10월, 나는 머레이 라스바드가 막 발표한 '인간 경제 국가'의 사본을 손에 넣었고, 곧 평생을 빚지게 되었다. '인간 경제 국가'는 학문적으로, 수사적으로 그리고 설득력에 있어서 완벽한 걸작이다. 라스바드는 엄밀하고 체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엄청난 필력과 기억력의 소유자였다. 나는 라스바드가 너무나도 명확한 방식으로 저술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고 확신한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역시 뛰어난 작가였다. 그러나 '인간행동'은 현대 경제학의 방식으로 저술된 책이 아니다. 수요-공급 교차지점을 표시하는 그래프를 포함하여 어떤 그래프도 '인간행동'에 포함되지 않았다. 표현의 측면에서 볼 때 '인간 경제 국가'의 스타일이 미제스의 '인간행동'보다 훨씬 더 주류학계 친화적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주류학계와 완전히 달랐다. 1962년의 라스바드는 학문적 방랑자였고, 그 후에도 평생을 미제스와 함께 방랑자로 살았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문제라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1962년에 출판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토마스 쿤은 지식 패러다임의 주요 변화는 대개 기득권 학계에 반발하는 젊은 학자들을 통해서 제도권 밖에서 발생하거나, 아예 학문적 권위가 전무한 뛰어난 외부인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제스와 라스바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제스는 학계 밖에서 생계를 유지했다. 그가 뉴욕대학교에서 1969년에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사반세기를 뉴욕대에서 헌신했으나,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했다. 미제스의 급료는 그의 부유한 친구들, 경제교육재단, 윌리엄 볼커 재단에서 지급되었다. 라스바드 역시 1962년까지 어떤 대학이나 학계에 소속되지 않았다. 1964년에 들어서야 그는 브루클린 폴리테크닉의 비전임 강사 겸 최하위 연봉 서열로 교직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학교는 경제학에 관련된 어떤 부서도 없었고, 교양학과 교수인 라스바드의 학생은 젊은 공학도들뿐 이었다. 라스바드가 궁지에 몰렸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미제스와 라스바드는 외부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경제학계는 이 둘을 결코 통제할 수 없었다. 라스바드는 젊은 시절에 몇 편의 에세이를 주류 저널에 투고하곤 했지만, 1960년 이후 그런 시도를 포기했다. 이는 현명한 결정이었는데, 그럼으로써 라스바드는 편집자의 의도에 맞춰 글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작가를 평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설명의 명확성과 정확함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덕목은 설득력이라 할 수 있는데, 라스바드는 이 세 영역에서 모두 대단했다.


거듭 강조하지만, 경제학에 있어 라스바드는 명료함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헨리 해즐릿보다도 훨씬 더 명확하다. 해즐릿의 걸작 '경제학의 교훈'은 명료했지만 학술서적이 아니라 대중서적이었다. 유명한 하이에크 역시, 분명히 훌륭한 작가였지만, 체계적인 사상가는 아니었고 그의 책은 퍼즐처럼 구성되어 있다. 사실 하이에크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가장 유명한 오스트리아학파 학자임에도, 그가 경제학 학술서적을 쓴 적은 없다.


반면에, 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는, 명료하면서도,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학술서적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


1871년에 카를 멩거가 '국민경제학의 기본원리'를 출시하기 전까지, 경제학 이론을 조직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한 문헌은 없었다. 1890년에 영국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이 다시금 경제학 일반이론의 구성을 시도했지만, 영국 경제학 전통이 대체로 그렇듯 그 결과는 체계적이기보단 퍼즐조각 모음에 가까웠다. 영국의 지적 전통은 연역적 추론이 아니라 귀납적 추론에 있다. 이는 최초의 원칙으로부터 체계적인 정립을 시도하지 않는다.


미제스의 '인간행동'이 경제학에 있어 최초의 포괄적 일반이론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반론을 표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인간행동' 이전의 모든 경제학 서적은 기초가 결여되어 있다. 즉 행위자 개인을 간과하고, 단지 몇 가지 원칙에만 입각해 시장 과정을 설명하고자 했다. 하지만 미제스는 경제학이 공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라스바드 역시 미제스를 따라 인식론적 선험주의자였다.


'인간 경제 국가'의 각 장은 체계적으로 발전한다. 즉 제2장은 제1장의 연역적 연장의 결과이고, 제3장도 제2장의 발전이다. 선험주의 방법론은 공리로부터 출발하여 점층적인 발전을 도모한다. 라스바드는 이를 정말로 명확하게 표현했으며, 미제스가 했던 것 보다 경제학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미제스가 퍼즐의 조각을 조립했다면, 라스바드는 미제스가 완성한 퍼즐을 가지고 젊은 경제학자들에게 친화적인 방식으로 가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그래프를 사용했지만 다행히 방정식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라스바드는 '인간 경제 국가'가 결코 독창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미제스로부터 파생된 것에 불과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학 교과서 및 입문서로는 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가 미제스의 '인간행동'보다 더 유용하다. '인간 경제 국가'는 1962년까지 발표된 거의 모든 학술 논문의 내용을 담고 있다. 라스바드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사상의 기본을 소개하고 싶었고, 또 1960년까지의 경제사상을 완전히 조명하는 틀 안에서 그렇게 하길 원했다.


젊은 학자들이 보통 '인간행동'와 '인간 경제 국가' 중 어느 것을 먼저 읽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확실히 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를 읽기 전까지 미제스 경제학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누군가 경제학을 전혀 공부해본 적이 없고, 최고에서 시작하고 싶다면, 나는 '인간행동'을 먼저 읽을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만약 경제학 전공으로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아마 '인간 경제 국가'를 먼저 읽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한다. 두 책 모두 훌륭하다. 만약 당신이 그래프를 비롯한 경제학적 접근법에 익숙하다면 라스바드가 보다 수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제스를 먼저 읽는 게 좋다.


번역: 김경훈

출처: https://mises.org/power-market/rothbards-man-economy-and-state-mem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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