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성의 비극과 자유무역의 필요성

김경훈 / 2020-11-26 / 조회: 312

지난 2020년 9월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의 축구선수 한광성이 카타르 소속팀 "알 두하일"에서 방출되었다고 보도하였다. 한광성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최고명문클럽 유벤투스 소속으로 세계 축구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던 유망주였으나, 그의 연봉을 갈취하여 경제난을 해소하고자 하는 북한당국의 요구 때문에 높은 연봉을 주는 카타르 축구리그로 지난 2020년 1월 8일에 이적한 바 있다.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소속팀에서 방출당한 것인데, 그 원인으로 대북제재가 지적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하는 결의 2397호를 채택해 각 유엔 회원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추방토록 명시함에 따라 한광성도 해외 축구선수 활동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SKN 장크트푈텐에서 활약하던 박광룡 선수 역시 지난 8월에 방출당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의 노동자들의 연봉은 대체로 북한당국이 거의 전액을 앗아간다고 알려져 있다. 한광성 역시 알 두하일에서의 연봉은 10억원에 달하였으나 실제로 그에게 매달 돌아가는 금액은 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추정되는 상황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에 의한 대북제재는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격리하여 핵무기 개발과 공세적 외교정책을 철회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대북제재가 북한의 경제상황을 (그 의도대로) 심각하게 악화시키며 북한 인민들의 경제적 빈곤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에 있다.


초기의 대북제재는 대체로 북한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북한당국이 통제하는 것으로 확실시되는 금융회사들과의 거래 금지, 그리고 김정일 일가 등 최상류층의 항략을 막기위한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 들어서 제정되는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경제 자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수준이다. 예컨대, 석탄, 석유, 철광석, 금, 티타늄, 희토류 등 북한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나 경제와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자원의 대북수출, 북한 출신 노동자의 고용,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북한과의 신규합작사업 등은 전부 금지된다.


이러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을 어느정도 저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관건은 그런 목적을 위해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추가비용에 있다.


우리 모두는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님을 안다. 북한당국은 아무리 자원이 부족하고 가난에 고통받는다고 해도 우선순위로 결코 그들의 인민을 상정하지 않는다. 북한의 우선순위는 군대와 핵무기 개발에 있다. 이는 북한당국이 외부로부터 취득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해질 수록 그들의 인민에 대한 착취가 더욱 심화될 확률이 지극히 높아진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만약 북한당국이 군대에 사용할 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 없게 된다면, 그들은 인민이 겨울철에 난방을 위해 필요한 연료를 빼앗아 군대에 보급할 것이다. 그러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 북한 인민들은 추위에 고통받게 된다. 물론 북한당국이 선군정치를 통해 인민을 굶주리게 하는 것은 분명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대북제재는 비단 북한 인민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이는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해외의 기업가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사기와 공갈을 일삼는 불량국가이기에 그들과 거래하는 것은 큰 리스크를 수반한다. 그러나 그러한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은 기업가 자신의 몫이며, 북한과의 성공적인 교류를 달성함으로써 자신도 큰 이익을 남기는 동시에 북한 인민의 빈곤 완화에 기여하는 잠재적인 기업가의 발생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미국의 리버테리언들은 "쿠바에 대한 더 많은 경제제재는 그만큼 미국이 더 가난해지는 것"이라며 미국의 쿠바제재에 반대하곤 한다. 같은 논리가 정확하게 대북제재 문제에도 적용된다. 북한처럼 경제적으로 볼품없는 나라일지라도, 자유무역의 금지는 언제나 그만큼 더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무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카르멘 엘레나 도로바트(Carmen Elena Dorobăț)는 일방적인 자유무역조차도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였다. 즉, 상대국가가 관세를 부과하고, 우리나라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시 말해 우리가 수출할 때에는 관세를 물어야 하지만 수입할 때에는 일방적으로 관세를 매기지 않는 경우에도, 양 당사국이 모두 관세를 매길 때에 비해서는 낫다는 것이다. 설령 북한이 자유로운 경제교류를 거부한다고 할지라도,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북한에 대한 문호개방은 언제나 그렇지 않을 때보다 이익을 가져다준다. 북한당국이 우리와의 교류를 거부하고 제한무역을 고수할 수는 있어도, 우리마저도 똑같이 무역장벽을 세울 필요는 전혀 없다. 북한에 물품을 수출할 수 없게 하는 제재는 북한 내부에서의 착취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효용을 차단한다.


그 외에도,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한광성의 사례처럼, 대북제재는 북한인들이 해외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가능성을 차단한다. 한광성이 아무리 북한당국의 통제를 받으며 비슷한 기량을 가진 타국의 축구선수보다 비참한 커리어를 이어간다고 해도, 그것은 북한 내부에서 한광성이 축구선수로 활약하거나 다른 직종에 종사할 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기회이다. 비록 한광성이 자신의 꿈에 따라 유럽에 머물지 못하고 카타르에서 선수생활을 한다고 한들, 명목상의 연봉인 10억을 온전히 수령하지 못하고 고작 월 200만원의 생활비만 타서 생활한다고 한들, 그것은 세계 최악의 빈곤국가이자 통제국가인 북한에서의 삶과는 비교도 안되는 것이다. 


위대한 리버테리언 정치인 론 폴은 북한 문제의 해법은 북한에 대한 더 많은 제재와 억압이 아니라 외교의 정상화라고 오랜 세월동안 강조해왔다. 리버테리어니즘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그것의 어젠다가 특정 국가와 특정 시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의 조건을 초월하여 언제나 보편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 만약 남한과 미국 사이의 자유무역이 좋은 것이라면 남한과 북한 사이의 자유무역도 좋은 것이어야 한다. 북한 인민들의 빈곤을 해소하고, 우리의 안보위기를 해결하며,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북한과의 민간교류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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