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는 자유의 랍비여라

이명재 / 2020-09-24 / 조회: 1,406

랍비Rabbi는 히브리어로 유대교의 현인을 가리키는 말로써 쉽게 ‘선생님’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인간에게 소유욕은 지극히 당연한 기본 욕구다. 소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팬이라도 하나 쥐어 주면 꽉 잡고 놓지를 않는다. 만일 아이에게서 팬을 빼앗으면 울음을 터트리기 십상이다. 가령 돌잔치에서 ‘물건 잡기(돌잡이)’ 시간에 아이가 한번 잡은 물건을 놓지 않아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를 보았을 테다. 이처럼 소유라고 하면 “가지고 있음”이라는 상태를 뜻하고 소유욕은 인간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 욕구'임을 알 수 있다.

 

- 소유를 따라 걷는 자유 -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초기의 인간 생명체, 즉 유년기 때는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세상과 나의 관계를 그저 나이브하게 보는 것이 최선(?)인 유년기에는 부양자이자 절대자인 부모가 하는 말은 다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나 어른의 뜻에 역행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라 느끼기 마련이다. 말인즉, 부()자유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던져진 인간에게도 불가침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기신체’이다. 현대 문명사회에서 보편인권의 개념으로써 "내가 나를 소유할 권리"가 있다. 때때로 인간은 부()자유할 수 있다. 하지만 소유를 빼았기면, 그대로 자유가 사라진다.


소유와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보장한다. 헌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12조 1항의 첫 문장에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가 등장한다(23조에 재산권 보장에 관한 내용도 있음). 이처럼 내가 나를 소유한다는 신체의 자유를 얻는다. 결국 골자는 ‘나’와 '내게 속한 재산'이 외부의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소유’를 인정해야 함이다. 그러므로 자유는 소유를 따라 걷는다. 간단히 개념정리하자면 소유란, “소유주가 배타적으로 자산을 이용하고 매매, 또는 처분할 수 있고 공식적으로 정부 당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권리”인데. 필자가 제목에서 “소유는 자유의 랍비(선생님)이다” 라고 한 이유, 즉 소유와 자유의 관계를 더 들여다보자.

 

- 20년 후를 내다보다 -


이 책은 소유(재산)에 관한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원시 수렵채집사회부터 농경사회, 봉건 유럽과 중세 도시를 지나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대립했던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소유의 방대한 역사를 다루고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특히 의회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발달한 영국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경험한 러시아의 역사 비교는 왜 소유가 중요했는지 명확히 일러준다. 사실 지금의 우리로써는 개인의 소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중요하다. 제5장 <20세기의 소유>에서 저자는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현대 문명사회가 어떻게 개인의 소유와 자유를 침해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등잔 밑을 밝힌다. 인간 소유의 논쟁은 정치, 경제, 윤리, 심리적 분야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대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플라톤은 인간의 사적 소유와 소유욕을 악한 것으로 보았고,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적 소유와 소유욕을 그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때부터 “사유재산과 소유는 악한 것이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주의 이념과 “정당하게 얻은 소유는 세상과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자유주의 이념이 대립을 이루었으리라.


하지만 우리는 공동체와 공동의 이익(?)을 앞세운 전체주의적 공산주의 국가가 패망하는 것을 보았다. 그 실패 원인을 관통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사유재산, 즉 사적 소유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침해하면, 이는 곧 자유의 파괴로 이어진다" 그리고 "국가라는 허상만 남게 되고 그곳의 구성원인 국민은 수단으로 전락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문명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것은 바로 "자유와 권리의 침해가 겉으로는 멀쩡한 민주적 방법과 공익을 위한다는 대의를 통해 우리 스스로 선택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의사결정에 참여했건 참여하지 않았건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국민청원, 떼법, 사회정의"에 의해 휩쓸리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우린 그저 현대 문명인으로써 불평등 척결(?)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싸웠던 것일 텐데 말이다. 현재 시의성에 맞추자면,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수 증원' 그리고 '다주택자를 악마화하는 부동산 정책'이 국민의 편익을 높이는 '사회정의'인지에 대한 숙의가 절실하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공산주의 독재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고 그곳이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20세기 말 1999년에 출판된 <소유와 자유>가 21세기 현대 문명사회 대한민국에서 다시 읽혀야 하는 이유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내 것”은 없고 “우리의 것”만 있는 세상에서 과연 인간은 행복할까? 소유가 자유의 랍비Rabbi이듯 책 <소유와 자유>도 우리에게 혜안을 줄 것이라 믿는다. "소유함으로써 자유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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